최근 금융권에서 신용카드 1만원 이하 소액 결제 허용 추진을 놓고 논란이 일었다. 말 그대로, 1만원 이하를 결제할 때 해당 영업장에서 거부하고, 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 만에 일단락됐다. 소비자는 물론, 자영업자 모두 금융당국의 소액 결제 허용 방침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소액 결제 허용이 아니라, 신용카드사의 수수료 인하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제기했다. 갈등의 불을 지핀 신용카드사의 수수료가 얼마나 되는지,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 전통시장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를 점검해봤다. <편집자 주>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영세 가맹점 수수료 최고=롯데카드와 현대카드의 영세가맹점 수수료가 국내 카드사 중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자료에 따르면, 롯데카드와 현대카드가 영세가맹점에 받는 수수료율은 2.10%로 국내 카드사 중에서 가장 높았다. 영세가맹점은 국세청이 제공한 간이과세사업자를 기준으로 영업기간 등을 감안해 선정한 곳이다.
전통시장 가맹점 외에 연매출이 1억2000만원 미만인 중소가맹점 수수료율은 롯데카드와 현대카드, 하나SK카드, 광주은행이 2.10%로 가장 높았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2.05%, 삼성카드 2.00~2.05%, 비씨카드와 농협중앙회 (2.00%)도 2%를 넘었다.
전통시장 내 연매출이 1억2000만원 미만인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모든 카드사가 2% 미만이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가 수수료율이 1.80%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 비씨카드, 농협중앙회 등은 1.60%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의 요구(1.5%)보다는 모두 높았다.
▲신용카드사 최대 수익=신용카드사의 올해 수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카드사들은 상반기 701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8617억원)보다 18.6% 줄어든 수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상향조정되면서 지난해 상반기 2000억원이던 카드사 대손비용이 올해 상반기 5000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실제 순익은 14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올해 순이익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사의 수익 중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60~70%에 달한다. 가맹점수수료는 2008년 5조5847억원에서 2009년 6조1296억원, 2010년 7조1949억원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는 4조956억원으로 나타났다.
▲수수료 인하 검토, 하지만=결국, 신용카드사들이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소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이 검토 중인 방안은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2%포인트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음식업중앙회가 바라는 1.5% 수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인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현재 전체 가맹점의 58%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맹점 기준을 2억원으로 상향조정하면 상당히 많은 가맹점이 추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카드업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여전히 영세가맹점의 반발은 만만치않다.
한국음식업중앙회는 “골프장과 백화점, 주유소의 카드 수수료율이 1.5%대이지만, 영세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은 2%가 넘는다”며 18일 범 외식인 10만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한동안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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