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의 기적, 도시브랜드 가치 높인다

대덕의 기적, 도시브랜드 가치 높인다

유성구 신동·둔곡 중심으로 비즈니스 환경 구축 등 5개분야 추진 과학벨트 거점지구 선정… 건설·부동산경기 활기 후광효과 톡톡

  • 승인 2011-09-25 14:31
  • 신문게재 2011-09-26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과학강국 대한민국 심장 과학벨트, 성공의 길을 묻다] 2.대덕, 과학벨트로 제2의 도약을 꿈꾼다

지난해 10월 대전발전연구원이 한국경제경영연구원과 공동으로 전국 2000명을 대상으로 '대전의 도시 이미지와 대한민국 신중심도시 대전에 관한 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이 대전을 떠올릴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도시 이미지는 '과학기술도시'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의 도시이미지는 과학기술도시가 58.8%로 가장 많았고 행정도시 10.6%, 교통도시 10.5%, 문화예술 도시 10.4%, 교육도시 5.4% 순이었다. 대전이 과학기술도시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은 지난 40여 년 동안 대덕연구개발특구(옛 대덕연구단지)에서 수많은 첨단 신기술을 개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밑거름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대전은 지난 5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선정돼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국가로 진입시킬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 주>


▲ 제어코일 설치후 진공용기.
▲ 제어코일 설치후 진공용기.
▲미래 성장동력, 대덕=과학벨트가 대덕특구에 설치됨으로써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덕특구는 29개 정부 출연연구소를 비롯해 민간 연구기관, 대학, 기업체 등 모두 1089개 기관이 입주해 끈끈한 과학기술 연구·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곳. 하나로 원자로, 핵융합시설, 슈퍼컴퓨터 등 세계적인 거대 연구장비도 이곳에 위치해 있는 등 대덕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허브'이기 때문이다.

대덕특구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의 필요성에 의해 조성됐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넘어 국가혁신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혁신체제의 모범사례로 대덕특구가 출범한 것이다.

세계적인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로의 도약을 꿈꾸는 대덕특구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연구환경 구축이라는 사명을 지닌 과학벨트가 만나 최적의 시너지를 예고하고 있다.

▲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주장치.
▲ 국가핵융합연구소 KSTAR 주장치.
▲핵심사업 '기초과학연구원·중이온가속기'란=거점지구인 대덕특구에는 과학벨트의 핵심 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게 된다. 중이온가속기는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이온(중이온)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구동한 뒤 충돌시켜 변화를 관찰하는 기초과학분야의 핵심장비다.

이 가속기는 첫번째 가속으로 만들어진 초단수명 동위원소 빔을 다시 가속해 매우 희귀한 동위원소(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가 다른 원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 가속기는 특히 다른 중이온가속기보다 새로운 원자핵을 합성해낼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기술은 미국 등이 보유하고 있는 가속기보다 한 차원 앞선 것이다.

이 가속기는 또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에서 건설 중이거나 운영 중인 중이온가속기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빔 세기를 근간으로 건설된다. 이 시설에는 약 500여 명의 연구원이 상주하게 된다. 정부는 2018년까지 4600억원을 투입해 경쟁력 있는 중이온가속기를 만들 예정이다.

기초과학연구원에서는 대학이나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대전이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지정된 주된 이유는 이 일대가 주요 정부 출연 연구소와 기업 연구소들이 밀집한 대덕특구를 바탕으로 탄탄한 연구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과학벨트 거점지구인 대덕특구 일대에서는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이 모여 기초·순수 과학을 연구하게 된다. 대덕특구는 이를 바탕으로 우수한 과학 인재를 길러 내는 인큐베이터 역할도 하게 된다.

▲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
▲ 한국원자력연구원 하나로
▲과학벨트 거점지구 선정, 후광효과 톡톡=지역발전에 대한 기대도 매우 크다. 과학벨트 조성은 대전에 있어 경부선·호남선 철도 분기 이후 최대의 발전 계기가 되리라는 전망이다. 충남·북 주민들은 과학선진국의 꿈이 충청에서 무르익는다는 자부심과 기대감에 들떠 있다. 대전과 충남·북 등 충청권 3개 시·도는 과학벨트 효과를 지역발전에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공조 강화를 다짐하고 있다.

침체됐던 건설·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는 등 과학벨트 효과는 부분적으로 벌써 나타나고 있다. 과학벨트가 순조롭게 추진되면 첨단산업단지 조성, 기업유치 등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선정되면서 독일, 일본, 중국 등 외국계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의사를 밝히고 있다. 투자 대상은 주로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기지 등으로 대전이 과학벨트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대전 3·4산업단지 입주 업체인 독일계 B기업이 생산라인 신·증설(3년간 668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디젤자동차의 핵심부품인 연료펌프(CRDI)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독일, 체코, 중국 등지와 대전을 놓고 투자를 저울질하다. 지난 5월 과학벨트 확정발표 이후 대전시를 가장 유력한 투자대상으로 삼고 최종 협상을 급진전시키고 있다.

같은 산업단지 입주 업체인 일본계 공압부품 제조 및 산업자동화 전문업체인 한국SMC공압㈜도 제3공장(265억원)과 아시아기술센터(1000억원·연구직 400명) 신축을 계획중이다. 이 업체는 대전 1·2공장을 가동중인데 이어 3공장과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대전에 지어 아시아 전진기지화하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항공 고압탱크, 항공기 복합소재 제조업체인 독일 MT 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기업과 합작, 대전에 자회사(R&D·생산공장)를 설립한다. 현재 대전 입지가 확정됐고 투자규모를 협의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소재 부품 생산업체로 일본과 국내 합작회사인 NDK KOREA㈜도 대전에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선전시 정부는 대전에 '선전 R&D기지'를 설립키로 했다.

1단계로 3~4개사가 다음달 대덕테크노밸리에 있는 '대전시 글로벌R&D센터'에 입주한다. 대전시가 지난 6월 선전 등 3개 도시에서 연 순회 투자유치 설명회에도 193개 중국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 대덕특구 전경.
▲ 대덕특구 전경.
▲과학벨트, '대덕의 기적' 되나=대전시는 지난 6월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선정된 유성 신동·둔곡지구를 중심으로 '대덕의 기적'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거점지구 개발, 국제적 생활환경 조성, 비즈니스 환경 구축, 기초과학 연구거점 구축, 유발효과 구체화 등 크게 5개 분야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 거점지구인 신동·둔곡지구에 대해 개발계획을 수립해 부지조성에 착수하는 한편 지역주민을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외국인 교육기관을 확충하고 골프장 등 휴양시설, 외국인 전문병원, 청주공항까지 교통시설 등의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국제적 생활환경을 조성해 우수한 외국인 과학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정주여건을 만들 계획이다. 또 산업시설 용지를 확보하는 한편 연구성과의 사업화를 지원하고 다국적기업을 유치하는 등 비즈니스 환경을 구축해 나가게 된다.

특히 과학벨트를 기초과학 연구의 거점으로 만들어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그동안 순수·기초과학 분야의 연구가 개별적인 차원에 그쳐 규모의 효과를 낼 수 없었다고 판단, 대덕에 있는 출연연과 카이스트(KAIST) 등과 연계해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의 성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회의·관광산업인 MICE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 사업, 테크노밸리 내 호텔 건립 등을 통해 대덕특구를 일본의 스쿠바나 미국의 실리콘밸리처럼 세계적인 과학관광의 도시로 만든다는 방안이다.

시 관계자는 “과학벨트 조성은 충청권 지자체 차원에서도 도시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개발시기를 앞당기고 연구자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전시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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