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기업 사로잡는 '특별한 매력' 갖춘 도시로

사람·기업 사로잡는 '특별한 매력' 갖춘 도시로

수정안 논란 이후 세부방안 논의 '지지부진' 초기단계 기관이전 차질없이… 첫단추 잘꿰야

  • 승인 2011-08-22 16:17
  • 신문게재 2011-09-01 39면
  • 백운석 기자백운석 기자
●세종시 성패 자족성에 달렸다

▲ 금강을 중심으로 한 세종시 조감도.
▲ 금강을 중심으로 한 세종시 조감도.

중앙행정-첨단지식기반-의료복지-대학·연구-도시행정-문화국제교류 등 6개 자족기능을 도시의 큰 고리로 배치, 세종시를 자족성이 강한 세계적 명품도시로 건설한다.

목표 인구는 올해까지 2만명, 2015년(초기 활력단계) 15만명, 2020년(성숙단계) 30만명, 2030년(완성단계) 50만명. 이 가운데 30만명은 수도권에서, 10만명은 충청권, 10만명은 그 외 지역에서 끌어 들인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초기 활력단계인 2015년까지 15만명은 이전대상 행정부처 종사자와 가족 등 직접 인구유입 2만425명과 연관산업 종사자 5만8719명, 건설인력 9551명 등이 포함됐다.

2020년까지는 1차 이주자 잔여 가족 7942명과 연관산업 종사자의 잔여 가족 1만7870명, 대학·문화인구 외부 유입 1만명 등 3만명, 인근 월산공단에 고용된 종사자와 가족, 관련산업 종사자 등 6만명이 이주 예정이다.

완성단계인 2030년까지는 내부 고용에 따른 자족기능 종사자와 가족, 관련기업 종사자 등 12만여명, 행정도시 이외의 충청권 산업 종사자와 주택 단순 입주자 등 8만여 명이 추가 이주할 계획이다.

2006년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에 의뢰해 수립한 '행정중심복합도시 자족성 확보방안'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행정도시의 자족성 확보를 위해 서울대 제2캠퍼스를 옮기거나 기존 국립대학을 이전 또는 신설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병원 2곳과 고령자 의료시설 1곳, 실버복합단지 2곳, 의료산업단지 1곳을 조성하고 이를 오송생명과학단지와 연계하는 방안도 담겼다. 특히 대학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인 삼성의료원이나 아산병원 규모로 추진하기로 했다.

문화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계획도 수립됐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과 예술의 전당과 비슷한 25만~52만㎡ 규모의 중대형 박물관 4곳, 대형 공연장 1곳, 대형 전시관 1곳 등을 건립하는 방안을 세웠다. 국제교류 기능으로 호텔과 백화점, 쇼핑몰, 전시장 등을 갖춘 10만㎡ 규모의 복합컨벤션센터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 보고서는 행정도시가 이런 자족기능을 쉽게 갖출 수 있도록 ▲주택분양제도에 특례 규정 마련 ▲금융 및 세금 지원제도 도입 ▲상업·산업 시설의 최초 피분양자에 5년간 전매 제한 ▲주택 구입 자금 융자시 이자 지원 등 제도적 지원책도 마련키로 했다.

▲ 예산 삭감 등 여러가지 논란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세종시 건설현장.
▲ 예산 삭감 등 여러가지 논란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세종시 건설현장.

하지만, 이 같은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방안은 2010년 1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와 같은 해 6월 29일 국회의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수면에 잠겼다. 여기에 연기와 공주, 청원 일부지역의 세종시 예정지역 편입으로 자족기능 확충 방안에 대한 대폭적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족(自足)도시란 말 그대로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를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이 모이고 머무를 수 있도록 도시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세종시의 경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자족기능 확보 일환으로 외국 대학과 기업의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외국대학 설립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내년 7월 1일 자로 정부 직할 특별자치시로 출범하는 법적 지위를 갖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9부 2처 2청을 포함 36개 행정 및 소속기관과 1만여명의 공무원이 2014년까지 3단계로 나눠 이전한다.

'첫 단추를 잘 꿰야 마지막단추도 잘 꿸 수 있다'는 옛 속담이 있다. 아직은 세종시 건설이 초기단계다. 그런 만큼 초창기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세부 법안 마련은 매우 중요하다.

실례로, 세종시 자족기능 보강의 핵심인 기업이나 대학 등의 유치를 위해서는 자족 용지 비율을 20%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의 유인책이 필요하다. 물론 세종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은 있다.

하지만 현행법상 원형지 개발자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 한정돼 있어 민간투자 유치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공유 재산의 사용료 감면 등에 대한 유인책 역시 부족해 대기업 유치 등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권선택(선진당)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 11명은 이를 감안, 지난 6월 세종시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충을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세종시의 자족기능 확보를 위해서는 다음달에 열릴 정기국회에서의 개정안 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앙행정기관의 차질없는 이전과 관공서 중심의 행정도시 탈피를 위한 우수교육기관 유치, 고품격 문화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와 연계한 산·학·연 유치, 국제교류의 장이 될 수 있는 컨벤션산업의 접목 등도 세종시의 자족성 확보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문가들은 또 세종시가 세계적 명품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세종시만의 특별함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세종시의 자족성 확보방안은 정부가 풀어야 할 당면 과제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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