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고, 심고, 분석하고~ 산림과학기술이 진화한다

계산하고, 심고, 분석하고~ 산림과학기술이 진화한다

산림과학원 '탄소나무계산기+' 앱 자체개발, 교육적 효과 커 동양 최대 '기후타임머신' 6대 가동… 50년후 숲의 미래예측

  • 승인 2011-07-31 13:19
  • 신문게재 2011-08-01 9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녹색사업단 기후변화를 이겨내는 산림바이오매스] 8.산림과학기술개발

지난 주 결혼식을 올린 진그린씨는 'CO2제로'를 위해 소나무 80그루를 심기로 했다. 진씨 부부는 지난 주말 한 예식장에서 340명의 하객을 모시고 결혼식을 치른 후 인도네시아 발리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평균적으로 치른 결혼식으로 배출된 CO2는 8.9t. 예식장 29㎏, 하객이동 5612㎏, 웨딩카 39㎏, 신혼여행 3224㎏ 등이다.
1t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9그루의 나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흡수하려면 80그루의 나무가 필요하다.
이 같은 계산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일반 시민들이 나무심기를 통한 탄소중립행사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발한 '탄소나무계산기+' 때문에 가능하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탄소나무계산기+' '프로그램 이외에도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성장관련 주요 정책, 연구 등을 내놓고 있다. <편집자 주>

▲탄소나무계산기 애플리케이션 '웹어워드 코리아 2010' 대상 수상=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은 자체 개발한 탄소나무계산기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이 '웹 어워드 코리아 2010'에서 모바일 웹 부문 공공ㆍ교육분야 대상을 수상했다. 웹 어워드 코리아는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가 주최하는 행사로, 한 해동안 새로 구축됐거나 개편된 웹 사이트 중 혁신적이고 우수한 웹 사이트를 선정, 시상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탄소나무계산기 프로그램'앱은 생활 속에서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을 계산해 얼마만큼의 나무를 대신 심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는 솔루션이다. 탄소배출을 소재로 보다 쉽고 흥미롭게 탄소배출을 계산할 수 있도록 상황별로 구성, 교육적 요소가 크다는 평가를 받아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주로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인 지하철과 시내버스 이용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산정기능을 추가해 활용성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예를 들어, 돌잔치를 위해 100㎡규모의 이벤트홀을 빌려 하객 60명을 초청, 3시간 가량 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를 탄소나무 계산기에 입력하면 327㎏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에 따라 돌잔치를 통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위해 세 그루의 어린 소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내용도 알려준다. 또 국제 가이드라인과 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수종별 CO2흡수계수를 이용, 배출한 CO2를 흡수하기 위해 몇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도 계산해 준다.

일반 시민들이 정부기관·단체나 지자체의 나무심기운동 등 탄소중립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탄소나무계산기+를 이용하려면 산림청 홈페이지(www.forest.go.kr)의 '기후변화와 산림' 코너 또는 산림과학원 홈페이지(www.kfri.go.kr)를 이용하면 된다. 인터넷주소(http://carbon.kfri.go.kr/carbontreeplus.aspx)를 직접 입력, 탄소나무계산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기후타임머신 가동'=2009년 8월 국립산림과학원은 지구 온난화에 따라 진행될 50년 후 우리 숲의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기후타임머신'을 가동시켰다.

산림과학원 산림자원육성부에 설치될 기후타임머신(6대)은 자연상태와 유사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장치로 지름 10m, 높이 6.5m, 80㎡ 규모의 상부 개방형 체임버(OCT)로 동양에서 최대 규모다.

송풍기를 이용해 OCT 안으로 이산화탄소 가스를 주입해 농도를 조절하고 바닥에서 들어온 가스는 지붕을 통해 빠져 나간다. OCT 내부 온도는 외부와 1℃ 미만 차이를 유지하며 상대습도는 외부보다 높다. 산림과학원은 체임버 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2050년 수준인 700까지 높인 상태에서 우리나라 대표 수종인 소나무 등을 중심으로 숲의 생장 반응과 적응 능력을 분석하고 토양환경 및 병해충 등 환경 변화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또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는데 필요한 탄소 흡수 능력이 높은 수종 개발 등에도 나서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체임버를 이용한 연구는 처음으로 기후 및 환경 변화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최초 산불진화 종합시스템 개발=2009년 1월 산불발생 위치확인에서부터 진화 및 잔불감지까지 일괄적으로 할 수 있는 '산불진화 종합시스템'을 세계 처음 개발했다. 우리의 독보적인 IT(정보통신)기술을 이용, 첨단화한 이 시스템은 산불현장과 산불상황실 사이에 실시간 현장상황을 전하고 산불진화대원과의 의사소통까지 할 수 있는 장치다.

산림청은 2009년 봄부터 국내 산불진화현장에서부터 시범 적용, 정확한 산불발생 위치를 진화대원에게 전하고 진화대원 안전을 위한 위치 확인시스템과 산불현장 효과적 대응, 정확한 진화전략 수립과 진화대원 지휘를 실현시켰다. 특히 모바일(Mobile) GIS시스템을 통해 산불현장을 생생하게 전송, 상황실에서 산불규모와 확산을 판단하게 하는 영상전송시스템 등도 가동돼 빠르고 효율적으로 불을 끌 수 있다.

이 시스템은 2005년 강원도 양양 산불처럼 잔불에 따른 재발화가 잦은 가운데 현장에서 잔불을 감지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캐나다, 호주 등 산불연구 선진국들에서도 인공위성, 영상사진, 에어본 스캐너, GPS장비, IR영상카메라 등과 같은 첨단장비를 활용해 산불진화시스템을 개발·운영하는 사례는 있으나 우리 실정에 맞는 첨단장비를 종합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순수국내기술로 개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시스템은 이번이 처음이다.

▲ 산림청 홈페이지의 '탄소나무계산기+' 사용 안내문.
▲ 산림청 홈페이지의 '탄소나무계산기+' 사용 안내문.
▲저탄소사회 구현 및 정책 개발 브레인 '기후변화연구센터'=국립산림과학원은 2008년 9월 '저탄소 녹색성장'을 지원할 '기후변화연구센터'를 신설, 발족식을 가졌다. '기후변화연구센터'는 기후변화의 주범인 CO 2의 유일한 흡수원으로 밝혀진 산림과 목재를 기반으로 저탄소사회 구현 기술 및 정책개발을 통해 새 정부의 신성장동력 육성과 국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기후변화대응 종합기본계획'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대응 종합기본계획'은 정부가 범지구적 기후변화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저탄소 경제·사회 시스템 구축을 통한 녹색성장 실현을 위해 수립한 바 있다. '기후변화연구센터'는 또 2013년 이후(Post-2012) 온실가스 의무감축부담 협상에 국익과 환경편익을 최적화하는 협상 대안도 마련하게 된다.

기후변화연구센터는 2008년 12월 국내 숲에 저장된 이산화탄소가 2007년 기준으로 23억5000만 t에 달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2005년 국내 이산화탄소 총배출량 5억9000만 t의 4배나 되는 양이다. 숲의 지역별, 수종별 탄소 함량을 밝혀 산림 전체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을 추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추정 결과를 IPCC 전문가가 검증해 오차가 9% 이내로 확인되면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2007년 숲에 저장된 이산화탄소 23억5000만 t 가운데 약 10억 t은 나무에, 약 13억5000만 t은 토양에 저장된 것으로 산림과학원은 추산했다. 숲에 있는 나무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1952년 6000만 t의 16배, 산림 토양의 이산화탄소 저장량은 1970년 6억2000만 t의 2배가량으로 증가한 수치다.

또 산림과학원은 자라나는 숲의 연간 총량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지침에 의한 이산화탄소 순흡수량으로 전환한 뒤 CCS(탄소포획저장ㆍCarbon Capture and Storage) 비용을 근거로 한 대체비용법으로 평가한 결과, 우리나라 숲이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경제적 효과는 연간 2조3000억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산림과학원은 전국 숲을 대상으로 산림조사를 실시해 얻은 연간 바이오매스변화량(2007년 기준 2300만㎥)을 수종에 따라 차별화한 전환계수로 적용해 추정한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4100만t이다.

이를 이산화탄소 1t당 CCS 처리비용 50달러(IPCC 2005년 지침)를 적용해 산출하면 약 2조3000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국토녹화로 비옥해진 땅에 백합나무와 같이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우수한 나무를 심고 잘 가꿔 나간다면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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