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정 교수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
우리나라 여름에는 상대습도가 80%까지 올라가서 대부분의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게 되고, 겨울에는 50%까지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건조해진다.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피부 미생물의 숫자가 증가할 수 있으며, 특히 진균의 피부투과속도가 빨라져 감염이 증가하게 되며, 다습한 환경에서는 그람음성균의 증식이 활발해진다.
반대로 건조한 환경에서는 각질층의 수분을 감소시켜 미세한 주름이 증가할 수 있으며, 피부의 장벽기능의 저하로 미세입자의 피부 침투가 많아져 접촉피부염이나 아토피피부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의 유병률을 높힐 뿐 아니라 건조한 환경이 직접 피부의 비만세포과 히스타민의 분비를 증가시켜 기존의 피부질환을 악화시킨다.
또한 계절에 따라 피지분비도 차이를 보인다. 2006년도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성에서 여름에는 복합성 피부가 72%로 가장 많고, 봄과 가을에는 건성이 각각 48%, 61%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복합성이 35%, 25%. 겨울에는 건성이 48%, 복합성이 41% 으로 분포되어 계절에 따라 피부타입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여름에는 피지분비가 활발하고, 감염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여드름 등의 트러블성 피부질환을 관리해야 한다. 건성의 피부타입에서도 자신의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피부성질 변화를 알고, 그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등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여름에는 자외선이 강하고, 노출이 많아지기 때문에 주근깨, 기미 등으로 색소질환을 일으키고 피부탄력을 저하시켜 잔주름을 일으킨다.
보통 여름철 땀으로 인해 피부가 촉촉한 듯 싶지만, 사실은 땀과 함께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천연보습인자가 빠져나가 오히려 수분손실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에는 실내에서의 에어컨 사용으로 낮은 습도에 노출되는 시간도 점점 늘어나 여름에는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피부에 적이 늘어났다.
한의학에서 여름을 오행의 불(火)과 관련된 계절로 보고 이 시기에는 염증성 질환이 잘 발생하거나 악화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실증하듯 여름철 유독 햇빛만 쐬면 피부에 발진이 생기고 소양감(가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바로 '햇빛알레르기' 환자들이다. 햇빛알레르기란 햇빛에 포함된 자외선에 피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상을 말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한 피부를 만드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햇빛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주로 약물요법을 활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약물은 대부분 열을 내리고 몸의 기운을 시원하게 해주면서 항알레르기 작용이 있는 약재들로 구성한다. 불볕더위의 여름, 우리 몸도 원기회복을 위한 보양식이 필요하듯 피부도 보양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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