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토종견 4호 '댕견'이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시점에 대전 보문산 자락에서 이선익(60) 씨에 의해 명맥을 잇고 있다. |
중구 석교동 범골 이 씨가 동네 입구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댕견 '랑'이가 짖는다. 그러면 집에 있는 식구들은 한결같이 아빠가 들어온다고 대문 밖으로 마중을 나간다. 이 씨가 랑이를 처음 만난 것은 2009년 10월이었다. 큰 딸 이미희(31)씨가 직장에 다니던 동료상사가 키우던 댕견 새끼를 분양받아 오면서다.
댕견은 세계적 희귀종으로 일반 개와 달리 태어날 때부터 척추 하단부에 이등변 삼각형 모양의 뼈(천골)가 형성되지 않아 꼬리가 아예 없거나 5㎝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옛날에는 '꼬리가 없어 재수가 없다'는 이유로 매년 다른 개들보다 먼저 삼복 더위를 전후해 서민들의 식탁에 오르는 재물이 되곤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댕견은 꼬리가 없다는 것 이외에 뒷 발의 발가락이 6개라는 뚜렷한 특징이 있고 어떤 개보다 영리하다.
이 씨는 “댕견은 사냥 능력도 탁월하지만 성격이 온순하고 주인에게는 유달리 충성심이 강하다”고 말한다.
얼마전 이 씨는 보문산 자락의 야생화를 탐방하러 랑이와 함께 범골 계곡 속에 갔었다. 갑자기 평소 아팠던 허리병이 심하게 도져서 꼼짝을 못하고 있을 때, 집에 있는 큰 딸을 데리고 와서 화를 면한적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댕견은 지난해 10월 한국애견협회가 주관한 전국 한국애견협회 경주 BIS 도그쇼 및 경주개 특별전에서 한국견 심사위원들로부터 한국 견정우로 인정받았다. 이로써 댕견은 진돗개, 풍산개, 삽살개에 이어 한국 견종 제4호로 지정됐다.
/김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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