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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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가파른 수출증가율을 감안하면 3년 안에 영국, 프랑스 등을 제치고 세계 5대 무역국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은 유럽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같은 대외변수에 불안해 하고 있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불황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청년고용을 위한 일자리마련도 더딘 건 우리 경제가 지나치게 대기업수출에 의존하고 있고 대기업 수출증대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의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중 수출비중(2009년 통계기준)은 43.4%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0개 나라 중 으뜸이다.
2위인 독일보다 10여%, 일본과 미국보다는 30여%가 높다. 전체수출 중 중소기업이 차지는 수출비율은 2003년 42.2%에서 2008년 30.9%까지 뚝 떨어졌다.
1인당 연간국민소득은 지난 10년간 2만 달러 아래로 맴돌다 지난해 겨우 넘어섰다.
세계시장 1위인 우리의 반도체메모리와 디스플레이패널생산 산업은 대규모 설비에 대한 초기투자를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대기업의 장치산업이다.
미래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전지와 LED(발광소자) 생산을 위한 산업 또한 기본이 대기업용이다.
반도체메모리 1개 라인을 놓는 데 드는 생산설비비용은 2조~3조원이 들어간다.
투자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S사, H사 반도체핵심공정 생산 장비 중 국내장비는 20% 안팎(한국반도체산업협회 2010년 자료)에 머문다.
대기업 장치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생산 장비와 부품 및 재료의 상당부분을 미국, 일본, 독일 등지에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장비산업은 대기업의 생산라인 신규설치에 기대고 있다.
그러나 장비의 핵심부품과 재료는 공정라인의 유지보수와 관련돼있어 강한 중소기업이 매출을 꾸준히 올릴 수 있는 품목이다.
대기업들의 수출은 늘고 있으나 국내 관련 장비 및 부품산업이 취약해 강한 전문중소기업이 생기지 못하는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세계적인 대기업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듯이 강한 전문중소기업 또한 쉽게 생길 수 없다.
지난 수 십 년간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핵심 축은 대기업 중심이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또한 대기업의 2차·3차 공급자로서 규모를 키워왔을 뿐이다.
치열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은 오늘의 대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외 핵심장비, 부품 및 재료에 관계없이 사들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으로 본다.
국내의 2차·3차 공급자는 기술적 난이도와 공정에서 중요도가 다소 떨어지는 분야를 맡아왔다.
독자연구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창출을 위한 활동은 특히 영업이익과 우수인력부족으로 제한돼왔다.
국가경제발전의 핵심 축을 이젠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지원으로 옮겨 세계적인 대기업들처럼 국제무대에서 고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강한 전문중소 및 중견기업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강한 중소기업에 의한 내수시장 확대와 수출비중을 늘림으로써 대외경제상황변화에 견딜 수 있고 고용증가 없는 성장의 한계도 뛰어넘을 수 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자본, 인력, 자원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하다. 기업수의 99%를 차지하고 88%의 고용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산업이 매우 다양하고 축적기술 수준 또한 갖가지다.
대기업에 소위 일류대 졸업생들이 처음부터 몰리고 중소기업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우수 엔지니어는 기회만 있으면 대기업으로 옮겨 신분상승을 꾀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사)한국산학연협회가 갖추고 있는 '밑에서 위로'의 보텀 업(Bottom Up)방식의 개방형 산학연협력시스템은 고급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중소기업이 강한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아주 효율적인 지원시스템이다.
여기엔 ▲중소기업청의 11개 지방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250개 대학의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 ▲25개 국책연구소의 중소기업산연지원센터가 하나가 돼 중소기업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국내 유일하다.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모범이 되고 있다.
기업의 연구원, 대학 교수, 연구소 연구원 등 산학연협력의 실무담당자들이 모여 중소기업이 부족한 인력과 고가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미래과제를 이끌어낸다.
이들 과제는 '풀뿌리 산학연협력시스템'을 통해 제안되고 개방형 혁신체제에 따라 공정하게 경쟁하고 평가된다.
'보텀 업'방식의 개방형 풀뿌리 산학연협력시스템의 강화와 확대로 연구과제에 참여한 우수학생연구원이 졸업 뒤 중소기업에 들어가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김광선 한국산학연협회장(한국기술교육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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