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묵은 최대현안… 선진 노사문화 구축 전환점

13년 묵은 최대현안… 선진 노사문화 구축 전환점

근로자 단결권 보장·'1사 1교섭' 원칙 '소수노조 보호' 제도적 장치 갖춰

  • 승인 2011-07-03 13:12
  • 신문게재 2011-07-04 9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복수노조 제도란

하나의 사업장에서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설립하거나 선택할 수 있는 제도다. 우리나라의 복수노조제도는 1997년 여야합의로 도입되었으나, 노동계 및 경영계의 반대 등으로 그 시행이 13년간 유예돼 오다 2010년 1월 1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개정으로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복수노조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선진적인 제도를 갖추게 되었다. 그러나 노동계 및 경영계 등은 시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계는 노동3권 중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제약받을 수 있다며 법률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며, 경영계에서는 노동조합의 난립으로 산업평화의 위협 요인이 되고 1년 내내 교섭을 해야 하는 등 교섭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부의 부작용과 혼선은 있겠으나 복수노조의 허용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많다고 본다. 그간 복수노조 금지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노동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받았으며, 복수노조 금지로 기존 노조의 독점적 지위가 보장됨에 따라 노동조합이 근로자들의 이익보호에 소홀하였던 측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복수노조의 허용으로 국제사회의 불명예를 씻게 되었고 사업장 내 근로자들의 다양한 이익을 대변하는 복수 노동조합의 존재로 근로자의 권익이 한층 신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교섭비용의 증가라던가 노동조합간의 선명성 경쟁으로 인한 노사분규가 증가할 것이라는 경영계의 우려는 노동조합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창구인 교섭창구 단일화절차를 통하여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결정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교섭대표 노동조합과만 교섭하면 되므로 교섭비용 등의 증가는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오히려 다양한 노동조합의 의견 수렴과정을 통한 경영개선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노동조합이 사용자와의 단체교섭 등을 하기 위해서는 교섭창구를 단일화해야 된다. 이는 하나의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있을 경우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한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결정하여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단체협약이 적용되도록 함으로써 중복 교섭 및 이로 인한 근로조건의 차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대한 예외로 노사 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각 노동조합의 요구와 사용자의 동의를 통한 개별교섭을 할 수 있으며, 노동조합간의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교용형태 및 교섭관행 등이 있을 경우 노사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노동위원회의 결정으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수 있다.

교섭대표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절차에 참여한 소수 노동조합이나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지 못하도록 공정대표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이는 소수 노동조합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있을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교섭대표 노동조합이나 사용자에게 부과하여 소수 노동조합을 보호하고자 하는 제도적 장치라 하겠다. 이런 장치를 통하여 소수노조도 사용자나 교섭대표노조로부터 공정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며, 노력 여하에 따라서는 다음 창구단일화 과정에서 교섭대표노조로 결정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김성규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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