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사 자격증 불법대여 근절 나서

국토부, 적발땐 설립인가 취소·업무정지 등 처벌 강화

국토해양부가 감정평가사의 불법 자격대여 행위에 칼을 빼 들었다.

국토부는 최근 자격증 대여 혐의자 170명을 조사한 결과, 70여 명이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감사원이 진행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추진실태 점검 결과에 따라 통보된 혐의자를 집중 조사한 결과다.

일부 혐의자들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를 통해 자격등록 취소(2명)와 업무정지 1~2년(2명) 조치를 의결했다.

적발된 이들은 주로 은행과 공기업 등에 전일제로 상근해 감정평가법인 근무가 불가능함에도, 감정평가법인에 근무하는 것처럼 속여 자격증을 불법 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업무실적없이 월 200여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수차례 감정평가법인 옮겨 다니며 자격증을 빌려줬다.

나머지 100여 명은 감정평가사 외 다른 직을 겸하고 있지만, 관계 법령상 겸직 가능과 실제 감정평가 또는 법인 경영에 참여한 점이 인정돼 법령위반에 해당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감정평가법인은 법인 설립 또는 주·분사무소 개설 등에 필요한 평가사 인원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이 같은 불법행위를 묵인했다. 또 평가사 수에 따라 배정되는 부동산 가격공시 조사물량을 과다 배정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생 중·소형 법인이 주로 이 같은 행위에 가담했다.

국토부는 법인에 대해서는 설립인가 취소와 업무정지 등의 처분을 하고, 과다 배정받는 공시물량은 내년도 배정 시 차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격증 대여를 근본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감정평가업계 지도 및 감독 강화, 관련 지침 개정 등 제도개선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평가업계 선진화 방안을 담은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할 계획”이라며 “이번 조사를 토대로 감정평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높이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희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