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길이의 단위를 쓰면서 한글로 '미터'라고 한다.
이 말은 영어의 'meter'를 우리 발음으로 바꾼 것이다. 미터를 부르는 말은 나라마다 다를 수 있다. 영어식 표현을 자신들의 문자로 잘 변용해 표현하는 중국은 '米' 즉 '미'라고 한다. 이렇게 한글로 '미터'라고 하든, '米'라고 한자를 쓰든 그건 각 나라가 알아서 할 일이다.
하지만 단위의 기호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기본단위 7가지를 기호로 표현하면 미터는 m, 킬로그램은 kg, 초는 s, 암페어는 A, 켈빈은 K, 칸델라는 cd, 몰은 mol이 된다.
나라는 달라도 이 기호는 달라질 수 없는 것이다. 기본단위만이 아니라 유도단위도 모두 기호가 있다. 힘의 단위 뉴턴은 N, 주파수의 단위 헤르츠는 Hz, 압력의 단위 파스칼은 Pa로 표기한다. 이런 기호를 사용할 때는 국제단위계의 엄격한 기준을 따라야 한다. 미터를 대문자 M이라고 해서는 안되고, 암페어를 소문자를 써도 안된다.
만일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에 가서 '百米'라는 한자어를 보면 어떻게 해석할까? 중국에서는 100m를 표현한 것이지만 우리는 아마도 100개의 쌀알쯤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같은 미터를 써도 언어가 다르면 단위의 만국공용어인 국제단위계를 쓴다 한들 서로 알아볼 수 없다. 그러나 통일된 단위 기호를 사용하면 언어가 달라도 양과 단위에 관한 정보가 원활하게 오해 없이 전달될 수 있다. 단위의 기호는 마치 측정세계의 만국어인 셈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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