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 가속기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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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 가속기 표절 논란

“美설계 베껴”… 교과부 “공개된 자료 문제없다” 해명

  • 승인 2011-05-19 17:54
  • 신문게재 2011-05-20 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기초과학연구원과 함께 국제과학비즈니스(과학벨트)의 핵심 요소인 중이온가속기가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말썽을 빚고 있다. 중이온 가속기의 개념 설계가 미국의 실험장비를 거의 그대로 베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19일 올해초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된 한국형 중이온가속기(KoRIA)의 개념설계 보고서를 미국 미시간주립대의 최신 중이온가속기 '에프립(FRIB)' 설계와 비교한 결과, KoRIA의 선형가속기에 사용되는 가속관 4종류 가운데 3종류가 FRIB의 가속관과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KoRIA 개념설계 보고서에는 수치를 어떤 근거로 얻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표절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기초과학 부문은 정보 공유가 잘 이뤄지는 편인데, 미시간주립대 에프립의 설계도 등도 모두 공개된 것”이라며 “이를 문제삼아 미국 등에서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KoRIA 개념 설계 과정에서 일부 국내외 학자들은 “미국 에프립과 KoRIA의 완공 예정 시점이 비슷하니 공동 설계 등으로 비용을 줄이자”는 아이디어까지 제시했다는 게 정부 측 전언이다.

KoRIA의 '독창성' 부문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KoRIA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형 및 원형 가속기를 연결한 것으로 이 부분의 독창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답했다.

다만 정부는 연구자의 도덕성 관점에서 보고서에 출처 인용 등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 등은 자문을 거쳐 다시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중이온가속기에는 앞으로 6년간 총 4600억원이 투입된다. 지하 10m 깊이에 설치되는 대형 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는 중이온을 빠른 속도로 다른 물질과 충돌시켜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원소를 만들어내는 장치다. 새로운 원소 외에 다양한 과학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다수의 기초과학연구의 핵심시설로 불린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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