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 원자력法 개정안 봇물

日 후쿠시마 원전폭발… 국회 안전대책 분주 방사능 대책·손해배상법 등 2개월새 4건 제출

지난 3월 11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인한 국내 원전 안전에 대한 목소리가 컸다. 특히 국회에서는 원자력 관련법 개정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일본 원전 사태이후인 3월 중순부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계류 중인 원자력 관련법 개정안은 모두 4건이다. 제출된 법안 4건의 대표발의자가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

지식경제위원회 조경태 의원(민주당)은 지난주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제출했다. 조 의원의 지역구는 고리 원전이 있는 부산이다.

개정안은 원전 주변 지역의 방사능 방호약품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약품은 갑상선 보호용 요오드제(KI·요오드화칼륨)를 가리킨다. 조 의원은 “방사능 재난에서 주민을 보호하는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비축량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윤석 의원(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원전 안전성평가보고서를 국회에 의무 보고하도록 한 원자력법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안전성평가보고서는 수명이 지난 노후 원전에 관한 보고서다. 이 보고서에 따라 수명연장 여부가 결정된다. 지난 2일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1호기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현재는 한수원이 교과부에 계속운전에 관한 '심사'를 의뢰하면, 교과부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심사 용역을 맡긴다. 이때 나오는 결과물이 안전성평가보고서다.

이후 교과부 산하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가 '심의'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계속운전 여부를 '의결'해 최종 확정한다.

지경위 소속 김재균 의원은 3월 23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위상 강화 방안을 담은 '원자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김 의원실은 “원자력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국내 원자력 이용과 안전에 관한 심의·의결 권한을 갖는 기구이지만, 모두 정부 추천 인사로 채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에는 위원회 소속 의원(위원장 포함 7~9명)의 3분의 1을 국회 추천 인사로 채운다는 내용으로 수정했다. 원자력 정책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원활히 수행해야 한다는 명분이다.

또한 김 의원실은 같은 날 '원자력손해배상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원자력사업자(한국수력원자력)가 피해 지역 주민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 상한선을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원전사고 한 건당 약 5700억원까지 배상할 수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민간 손해배상액을 50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의원실은 “일본 사례를 보더라도 배상 금액 상한선은 현실성이 없어 폐지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