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담배 업체가 갑작스럽게 담뱃값을 인상해서 서민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2위인 외국담배 국내 공급업체, BAT 코리아가 지난달 28일 던힐과 보그, 켄트 등 일부 담배 가격을 8% 전격 인상했습니다.
그나마 국내 담배업체인 KT&G는 “국산 담배 가격 인상계획은 전혀 없다”니 고마울 따름입니다.^^;;
지난해 소득별 가구당 가계수지를 분석해보면 가구당 월평균 담배구입비는 1만3766원으로 전체 소비(115만1306원)의 1.2%에 해당합니다.
저소득층일수록 전체 소비에서 담뱃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상황이어서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총 소비지출 중 담배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2.4배나 됩니다.
그럼에도 수입 담배업체들의 가격인상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담배가격이 신고제로 업체 측의 자율 결정사항이다보니 물가잡기에 나선 정부조차 이렇다할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국내 담배의 역사를 보면 당시의 시대가 보입니다.
정치·사회적 상황까지 당시 시대상을 거울처럼 반영해서, 1945년 최초의 담배 ‘승리’는 광복의 기쁨을 표현한 이름입니다. 필터 없는 막궐련으로 10개비 1갑에 3원이었습니다.
▲ 대한민국 1호 국산 담배 '승리' |
1949년에는 국군 창설 기념으로 '화랑' 담배가 나왔습니다. 1981년까지 32년 9개월 동안 판매된 국내 최장수 담배입니다.
1958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필터 담배인 '아리랑'이 나왔는데 1976년에 단종됐을 때는 150원이었던 것이 1984년에 재생산됐을 때는 500원으로 훌쩍 뜁니다. 당시 자장면 한그릇과 같은 가격이었다고 합니다.
1961년에는, 5·16 이후 국가재건의 의지를 담은 '재건'이라는 담배가 나옵니다. 가격은 12원이었습니다.
1974년에 나온 '거북선'은 200원, 1980년에 등장한 '솔'은 500원이었는데 국내 담배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았습니다. 1986년에는 시장점유율이 절반이 넘는 63.2%를 기록했을 정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발매된 '88라이트'는 600원, 1996년에는 디스가 담뱃값 1,000원 시대를 열어젖혔습니다.
2004년에 500원이 인상된 후 현재 국내 담배값은 2500원 선에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2500원짜리 담배 한 갑에는 1549.5원의 각종 세금과 부담금이 부과됩니다.
참고로 국산담배 중 최저가는 88라이트(Light)입니다. 가격은 1900원.
가장 비싼 담배는 2007년에 한정판으로 나왔던 에세 골든 리프 스페셜 에디션(ESSE Golden Leaf Special Edition)의 경우 1갑에 1만원에 팔려서 국산 담배 중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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