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기(61·사진) 제13대 대전시 정무부시장이 지난 7일 취임식과 함께 본격적인 업무활동을 시작했다. 이 정무부시장은 주요 업무인 의회, 정당, 지역언론, 시민사회단체 등과 관계를 조율해 정무직 역할에 충실할 것을 밝혔다. 특히 시장과 직원 간의 가교역할을 비롯해 직원들이 개인역량 발휘를 위해 직장 분위기 조성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이 정무부시장은 삶의 덕목으로 겸손함과 아랫사람에 대한 존중을 꼽았다. 신임 이 정무부시장으로부터 정무직으로서의 포부와 활동분야, 지역현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민선 5기 두 번째 정무부시장을 맡게 됐다. 소감을 말해달라.
-지역여론 청취를 위해 각계 인사와 자주 접촉해야 할 텐데, 취임 후 사람은 많이 만나고 있나.
▲취임하자마자 언론을 비롯해 각 사회단체와 기관단체를 방문해 왔다.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허심탄회하게 시정 발전의 조언을 구했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대전발전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이는 곧 대전시에 대한 기대이며 열망이기도 하다. 소통은 만남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역시 사람이 희망이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을 만나 귀를 기울일 생각이다. 취임한 지 얼마되지 않아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 그룹이었다. 앞으로는 소외계층이나 지역의 소상공인 등 실제 대전을 이끄는 구성원을 만나는데 중점을 두려 한다. 시정의 목표는 대전 시민 가운데서도 소외된 계층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고, 비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재임기간 가장 역점을 둬 활동하고 싶은 것은.
▲정무부시장은 시장을 보좌하고 의회 관계를 비롯해 각종 이해집단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정무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자리다. 내부적으로는 각 부서 간의 이견 및 업무조정 역할, 시장과 공무원간 가교역할을 하게 되는 직위다. 특히 전 공무원들이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과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노력할 생각이다. 바야흐로 대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여건과 환경이 도도한 시대적 흐름으로 다가오고 있다. 150만 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새로운 역사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협치의 소통행정에 가교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아울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사수를 충청인의 단결된 힘으로 지켜낼 수 있도록 정당, 의회, 언론, 시민단체 등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는데 앞장 서겠다.
-대전·충남지역에서 경찰 공직자로 평생을 근무해 왔다. 대전시에서 근무가 남다를 텐데.
▲대전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와 대학 등 학창생활을 대전에서 보냈다. 30여년의 경찰생활도 대부분 대전에서 해 왔다. 대전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알면 느낀다. 잘 아는 만큼 고향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도 크다. 두려움에 앞서 막중한 책임감이 앞서는 이유다. 30여년에 걸친 오랜 경찰생활과 2년여 언론 경험을 토대로 나름으로는 많은 인적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자부한다. 축적한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전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 공직이라는 각오로 고향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
-대전 출신 정무부시장의 취임에 대해 경찰 등 다른 기관에서도 기대감이 큰 것 같다. 앞으로의 포부는.
▲기대감에 부담도 있지만 제가 작은 희망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지역에서만 공직생활을 하고도 지역의 정무부시장이 되었다는 것에 대해 많은 곳에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각 기관 간 소통과 화합을 통해 대전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겸손한 자세로 먼저 다가서겠다. 함께 희망을 키워나가겠다.
-정무부시장의 주요 역할인 언론과 시민단체 등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언론, 의회, 정당과 시민단체와의 관계설정 등 정무적 보좌 기능이 내 주요업무이다. 시정을 펼치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언론이 시정에 대해 올바르게 보도함으로써 시민의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시정을 정확히 홍보하고, 전달될 수 있게 언론과 대전시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관계를 모색할 방침이다. 의회 관계의 경우 집행부의 결정과 이해 관계에 있는 의회가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게 중간의 가교, 소통의 역할을 하겠다. 정당과의 관계 역시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당 등에 시의 정책을 정확히 전달하고자 한다. 시민단체와의 유기적 소통도 중요하다. 시민단체들과 수시로 소통을 통해 시민이 바라는 시정을 살필 계획이다.
-대전시만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 지.
▲민선 5기가 출범하면서 제시한 비전이 '대한민국의 신중심도시'다. 세종시가 추진되면 행정권력은 세종시로 이동하게 돼 있다. 행정권력이 이동할 경우 정부의 무게 중심이 어느 정도 충청권으로 이동한다. 그 과정에서 세종시의 배후도시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 상황에서 대전시와 충남·북이 서로 따로 움직일 경우 세종시가 행정도시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세종시를 대전시, 충남ㆍ북이 상생발전하는 에너지로 폭발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그 역할의 중심에 대전이 서야 한다. 대전은 또 사통팔달 국토의 중심이자,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수 있는 과학도시로의 자원도 갖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충청권 사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할 것이다. 반면 약점으로는 타 도시에 비해 땅값이 너무 비싸다는 점이다.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려 해도 대규모 기업이 입지하기가 어렵다. 시가 전략적으로 대규모 기업을 유인할 수 있는 정책적 결단이 필요하다. 신세계 유니온스퀘어,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웅진에너지 등 민선5기 들어 대기업 유치가 성과를 보이는 점은 대단히 희망적인 신호탄이라고 본다. 약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처방전을 통해 강점으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대전시가 당면한 현안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염홍철 시장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 궁금하다. 염 시장에 대한 존경심이 각별한 것 같은데.
▲오랜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관간 접촉을 통해 공적, 사적인 인연을 이어왔다. 한국교통방송 대전본부장을 지내고 있던 2009년 8월에 염 시장님으로부터 선거준비를 도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자질이 안된다며 거절했었다. 이후 염 시장님이 또 찾아왔고, 그 때 대전발전에 대한 비전과 열정에 공감해 지난해 6·2 지방선거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인연'을 뒤집어 보면 '연인'이다. 염 시장님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선거캠프에 들어갈 때도 자리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고, 정무부시장을 할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질 못했다. 여러모로 부족한데 민선5기 두 번째 정무부시장으로 불러 주셨다. 시정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국정경험 등 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시장을 보좌하면서 대전발전의 밀알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주량(酒量)이 세다고 들었다.
▲술을 먹을 때 겁내본 일은 없었다. 그러나 반드시 상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집에서 혼자 먹지는 않는다. 상대방의 잔이 비면 따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먹는 양이 늘어난 것 같다. 교통방송에 있을 때 일부 언론에 폭탄주를 잘 마시는 지역인사로도 뽑혔었다.
-평상시 '겸손'을 강조하고 있는데.
▲사람은 살아가면서 항상 겸손해야 하고 성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배웠다. 어릴 적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 중에 '누가 때리면 맞아야 한다. 맞은 사람은 발을 뻗고 잘 수 있어도, 때린 사람은 다리 뻗고 잘 수 없다'며 겸손함을 강조하셨다. 계급이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말을 놓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끝으로 직원과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정무부시장에 부임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실국의 업무보고를 받는 일이다.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실·국장 등 대전시 공무원들의 능력과 전문성이 탁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역량을 갖춰도 대전시민들이 그것을 신뢰, 협조해 주지 않는다면 한낱 물거품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께서도 대전시를 신뢰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면 민선 5기에서 상당한 비약적 발전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시민과 전문가, 많은 사람들의 자문을 받아 염홍철 시장께서 주요 현안들을 합리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건의해 보다 발전된 대전을 만들어 나가도록 힘쓰겠다.
/대담 =김덕기 시청팀장 /정리=박태구·사진=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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