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갑이 병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병은 누수가 바닥에 매설된 수도배관의 이상으로 생긴 것이며, 그러한 하자를 발견한 즉시 을에게 수리를 요청했으나 을이 수리를 지연해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병은 갑의 손해를 배상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 경우 갑은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는지요.
A.공작물 등의 점유자, 소유자의 책임에 관하여 민법 제758조 제1항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 때문에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는 공작물점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그러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아니한 때는 그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법 제623조는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부담하는 임대목적물의 파손 정도에 관해 판례는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기면 그것이 임차인이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해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 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한다고 했습니다.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34708 판결, 2000. 3. 23. 선고 98두18053 판결)
그리고 하급심 판례는 공작물의 설치, 보존의 하자로 인해 일차적으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 점유자가 손해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은 때는 소유자만이 책임을 집니다.
이 사건에서 발생한 누수는 바닥에 매설된 수도배관의 이상으로 생겨 임차인이 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 아닙니다.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상 수선의무에 따라 그 수리책임을 부담해야 정도 임대목적물의 파손에 해당합니다.
임차인이 누수사실을 알게 된 즉시 임대인에게 수리를 요청했고, 임차인은 바닥 내부의 숨은 하자 때문인 손해발생을 미리 예견해 방지하기는 불가능했던 만큼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서울지법 2001. 6. 27. 선고 2000나81285 판결)
따라서 위 사안에서 갑은 소유자 겸 임대인인 을을 상대로 가재도구의 손상 등 때문인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대한법률구조공단 대전지부(무료법률상담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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