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컨트롤 타워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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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정책·예산 총괄… 효율적 관리 초점 공무원 중심 조직·부처간 나눠먹기 지적도

  • 승인 2011-03-27 13:19
  • 신문게재 2011-03-28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국과위 오늘 출범

28일 대통령 직속 상설 행정위원회로 출범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현정부 초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 폐지 이후 흩어진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을 총괄한다는 기대를 안고 있다.

그러나 당초 민간 전문인 영입보다는 중앙부처 인사적체 해소용으로 변질, 현 지식경제부와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 기초기술연구회 조직 해체없이 또 다른 공무원 중심의 '또 하나의 관청'으로서 부처간 나눠먹기식 배분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또 국과위와 기획재정부 간 역할을 재정립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 등 성과 평가 및 성과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의 국회 통과가 힘들 경우, 국과위 조기 정착과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가 R&D 예산 75% 배분·조정=국과위는 전체 국가 R&D 사업 예산 가운데 75% 이상 배분·조정한다.

지난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시행령에 따르면 국과위가 다룰 국가연구개발사업은 '인문·국방 부문을 제외한 연구개발 사업 가운데 5년 이상 중장기 대형, 미래성장동력 창출, 기초과학, (부처 간) 유사·중복 사업' 등이다.

연구 부문의 경우, 올해 총 정부 R&D 예산(14조9000억원) 내 비중이 46%에 이른다. 신성장 동력 관련 예산 비중도 15% 이상으로 두 부문만 합쳐도 국과위 관할 범위가 60% 이상인 셈이다.

▲예산 편성권 100% 발휘 가능할까=국과위가 기획재정부와 실제 운용 과정에서 막대한 예산 조정·배분권을 충돌없이 100% 발휘될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과학기술기본법 제12조는 '기획재정부장관은 정부 재정규모 조정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원회의 검토·심의 결과를 반영해 다음 연도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과위의 결정을 거의 의무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전체 재정 규모 등을 고려한 R&D 예산 관련 조율이 필요할 때는 예외라는 의미다.

또 시행령 제21조는 국과위가 국가연구개발사업 목표 달성을 위한 중점 투자분야 조정 내역 기술분야별 투자규모와 기술분야 내 사업별 투자 우선순위 및 적정투자규모 조정 내역 유사·중복사업 조정 내역 등을 검토·심의한 뒤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장관은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련 예산 편성 결과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위원회는 필요한 경우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는 조항을 뒀다.

결국, 기획재정부 고유 권한인 예산 편성권은 그대로 두고, 위원회와 기획재정부가 협의해 전체 국가 R&D 예산을 편성할라는 의미다.

▲또 하나의 공무원 조직=당초 국과위는 직원 절반은 민간에서 나머지는 공무원 영입을 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설립 취지는 이미 상당 부분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2명인 상임위원과 국과위 실행조직인 사무처 수장 자리는 각각 기획재정부·교육과학부·지식경제부 등 3개 부처 출신 인사가 나눠가졌다.

김 위원장도 이명박 정부 초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과위 요직에는 '순수한' 민간 과학기술인은 한 명도 없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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