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원전 폭발 인근지역에 파견됐다 귀국한 장재권 박사가 2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일본 현지에서 파악한 내용에 대한 기자단 브리핑을 하고 있다./이민희 기자 photomin@ |
“국내의 과도한 방사성 불안감이 현지 구조대원들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았습니다.”
일본 원전 폭발 인근 지역에 파견됐다 귀국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방재총괄실 장재권 박사는 24일 기자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 박사는 지난 18일 일본으로 건너가 지진 피해지역인 센다이(仙台) 인근에서 구조활동을 벌인 구조대원 100여명의 인체 외부 방사성 오염도 조사, 방사성과 관련된 설명 등 활동을 벌인 뒤 23일 구조대원들과 함께 귀국했다. 그는 “현지 상황은 기름, 생수 등 생필품 구입이 힘든 상황으로 들었다”며 “기름의 경우, 영주권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현지에서 구조대원들에 대한 방사성 오염도 측정 결과 이상이 있는 대원은 없었고 3~4명의 장갑에서 120cpm(count per minute) 안팎의 오염도가 나왔다”며 “이는 국내 발전소에서 특별한 처리 없이 반출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구조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일 당시의 방사선량률은 시간당 0.2μSv(마이크로시버트) 정도로 국제선 항공기 탑승시 선량률(6μSv)의 약 30분의 1에 해당한다”며 “CT나 조영술을 할 때 받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방사선량률이므로 너무 도를 넘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가족들이 '일본서 입었던 옷들을 모두 버리라'고 할 정도로 불안해 한다는데 나는 옷을 세탁기에 넣고 돌렸다”며 “일본에서도 구조대원들이 막연하게나마 갖고 있는 방사선 피폭 등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기 위해 현지 방사선량률 수준과 일상생활에서 받는 수준을 비교해가며 설명하고 개별 질의응답을 해줬다”고 말했다.
장 박사는 “원전폭발 인근 지역 파견보다는 지난 2000년 2월 울산지역에서 비파괴검사기를 취급하던 작업자가 방사선물질에 노출되는 피폭사고 현장이 더 기억에 남는다”며 “일반 국민들이 방사성에 대한 막연한 위험 가능성을 과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 재난현장에 다녀온 것이 큰 경험이라 생각하고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구조대원들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줘 보람을 느낀다”며 웃었다./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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