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서민의 금으로 통하던 은이 이제는 금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런던금시장연합회 기준으로 지난해부터 금값이 30.9% 상승한 데 비해 은값은 116% 급등했으며 이달 들어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서는 은값이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은값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중요한 산업용 자재로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은 열과 전기 전달력이 금속 중에서 가장 높고 공기나 수분과 쉽게 반응하지 않는 안정성 때문에 산업용으로 각광 받고 있습니다.
특히 은의 유연성은 금 다음으로 뛰어납니다. 얇은 은판인 은박의 경우 0.2mm의 두께까지 얇게 펼 수 있으며 금속 중에서 최고의 전기 전도체이기도 합니다.
열과 전기를 잘 전달하다보니 전체 공급량의 70% 이상이 산업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배터리에서부터 반도체, 태양광 패널에 정수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은은, 살균작용도 뛰어납니다. 은과 5분 이상 접촉해서 살 수 있는 세균은 거의 없어서 약 650종류의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곰팡이를 제거하는데다 인체에 무독성이고 부작용이 전혀 없습니다.
오래전부터 한의약에서 은단을 복용하고 옛 분들이 은수저를 쓰셨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합니다.
하지만 은제품은 다른 귀금속에 비해 유달리 색상이 잘 변하는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오랜 기간 보존하실 때는 레몬즙을 천에 묻혀 닦아주거나, 지퍼가 달린 비닐 백에 넣어서 최대한 공기와 닿는 것을 피해야 변색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은제품은 공기 중의 황(S) 성분과 닿으면 검게 변하는 만큼 온천과 같이 유황성분이 있는 곳에 갈 때는 착용하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은은 관리가 까다로운 만큼이나 정제방법도 아주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고대에서는 금보다도 귀하게 취급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은 제련법이 발달했는데 당시 뛰어난 기술로, 중국과 일본에 비해 순도가 훨씬 높은 은을 제련해낼 수 있었다고 전해집니다./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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