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원전 시스템 비교 |
그러나 국내 원전은 폭발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과 달리 상대적으로 폭발 우려가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전이 발생해 원자로 냉각장치 가동이 멈춰도 자연냉각으로 72시간 동안 온도 상승을 막고 격납 건물 안에 수소가 모이는 것도 방지해 수소 폭발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 원전은 후쿠시마 제1원전과 원자로 형태가 다르다. 후쿠시마 원전은 '비등형 원자로' 방식이다. 원자로에서 직접 물을 끓여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터빈을 돌린 수증기는 다시 물로 바뀌어 원자로로 들어가야 원자로를 식힐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전기 공급이 차단되면 물이 순환하지 않는다. 그 결과 원자로의 내부 온도가 올라가고 물이 끓어 생긴 증기가 핵연료봉을 물 밖으로 노출시키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김균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미래원자로연구실장은 “증기발생기가 있으면 이곳에서 물이 차가워져 원자로의 냉각수가 저절로 순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증기발생기에서 물이 수증기로 바뀌면 열에너지가 방출되며 남은 물이 차가워진다. 찬물은 밀도가 높아져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냉각수가 순환하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원전 전문가는 “국내 원전 시험 가동에서 모든 전력을 차단했는데도 두 시간 동안 냉각수가 순환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증기가 돼 빠져나가는 양만큼 물을 계속 보충해 주면 자연 냉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압형 원자로에는 기본적으로 72시간 동안 물을 저장해 원자로에 공급할 수 있는 물탱크가 연결된다.
그는 “물탱크의 물이 줄어들어도 다시 보충하면 계속 냉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원전은 원자로 밖으로 누출된 수소가 격납 건물 안에서 폭발할 정도로 모이기 전에 제거하는 안전장치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을 통해 입수한 '중대사고 관리 프로그램'에 따르면 원자로에서 수소가 빠져나와 격납 건물 내부의 수소 농도가 5%를 넘으면 조금씩 태워 물로 바꾸는 '수소점화기'가 가동된다. 수소 농도를 낮추면 폭발 위험도 낮아진다.
중대사고 관리 프로그램은 원자로 온도나 압력 상승 등 7개 긴급 상황에서 각각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이 중에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타난 이상 상황에 대한 조치 방법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원전의 안전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원자로 내부의 온도를 측정한다. 만약 핵연료봉 위쪽 공간의 온도가 섭씨 648.9도를 넘어서면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원자로 냉각수의 수위를 측정해 기준치의 63% 아래로 내려가면 냉각기의 역할을 하는 증기발생기에 물을 공급하게 된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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