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까마귀의 둘레산길 돌아보기-제1구간 보문산길 첫번째 이야기
:한밭도서관에서 구완터널까지
보문산과 식장산, 구봉산과 멀리 계룡산까지. 늘 함께 하는 산이기에 무심하게 지나칩니다만 어머니의 품속처럼 늘 변함없이 우리들을 품어주는 산입니다.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우리 삶의 배경이 되어주는 산들을 새봄에 다시 한번 속속들이 짚어보고 싶어서 새로 기획한 코너입니다. 매주 금요일에 찾아뵙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133km에 이르는 대전둘레산길은 갑천,유등천,대전천이 시가지를 가르며 북쪽 비단강으로 흘러드는 대전분지를 가운데 두고 높고 낮은 봉우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능선길인데 이 둘레산길을 걸으면 왼편으로는 대전 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보고 오른편으로는 멀리 지리산, 속리산의 주능선과 작은 금강산으로 불리는 대둔산도 보인다. 가까이는 다도해를 연상 시키는 넓고 푸른 대청호와 충청의 령산인 계룡산도 손에 잡힐듯 가까이 조망되는데 한밭벌을 한바퀴 도는 대전둘레산길에는 삼국시대의 수많은 산성이 있어 1500년전 백제,신라의 땅따먹기 흔적을 볼수있는 산성트레킹 길이기도 합니다.
제1구간 보문산길:한밭도서관에서 구완터널까지
중구 문화동의 한밭도서관 네거리에서 시작되는 제1구간 보문산길은 청년의 광장까지 자동차로 접근할수 있지만 아스팔트 길이 싫은 대다수의 대전시민은 우측의 안내도 옆으로 난 능선길로 산행을 시작한다.
송림속을 걸으며 결코 힘들지 않은 능선을 걷다보면 30분이 안되어 발길은 과례정에 닿고 사정공원에서 올라온 보문산 산책로를 따라 좌측으로 2백미터쯤 나가면 천년고찰 고촉사로 오르는 차도 블럭길이 종합 안내도 우측으로 가파르게 나있다. 끝머리의 가파른 계단을 걸어올라 대웅전을 지나면 나한전이 바위속에 자리잡고 있고 그 옆으로 촛대처럼 우뚝솟은 바위앞에 대적광전이 발길을 잡는다.
한참을 숨돌리며 경내를 살펴 봤다면 시루봉 오르는 만만치 않은 철도침목 계단길도 힘들지 않을테고 보문산성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올라서면 한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이마의 땀을 식혀주는 산길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 길이다.시루봉 팔각정을 오르는 계단 바로 밑에서 왼쪽으로 우회로가 뻗어있지만 가파른 계단을 올라선 시루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탁월하니 서북쪽 저멀리 충청의 명산 계룡산 마루금이 조망되고 동북으로는 보문산성 장대루가 손에 잡힐듯 보인다.
동물원과 식물원이 어우러진 대전 오-월드 가는길은 까치고개를 거쳐 서쪽으로 내려가고 대전둘레산길은 시루봉 정상의 보문루 남쪽 능선을 타고 헬기장을 지나 거의 평지와 다름없이 이사동전망대로 이어진다. 특별한 시설이 있는것도 아니고 소박한 벤치 몇개가 놓여있는 이사동전망대는 충남 제일봉 서대산과 대전 제일봉 식장산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멋진 경관을 보여주니 탁트인 조망을 즐기는 시민들로 언제나 붐비는 곳이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뻗어내린 능선은 범골(虎洞)로 내려가고 둘레산길은 우측 능선을 타고 이어지는데 100여 미터를 나가다가 이정표 앞에서 가파른 비탈을 타고 내려서야 한다. 능선 끝머리에서 멋진 조망을 즐기며 숨 돌린뒤 이정표의 안내대로 급경사를 내려서 너덜바위 구간과 짧은 평지길을 지나서 다시 시작되는 내리막길 우측에는 일명 연애바위라 불리는 전망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에 올라 서면 청자가마터가 있는 구완동 어청골과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위로 저 멀리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대둔산이 손짓하고 나아가야 할 오도산 너머로 제3구간 만인산 정기봉 능선이 하늘과 맞닿아 있다.
어청골 내려가는 길이 갈라지는 첫번째 철탑을 지나 조금 나가면 왼편으로 식장산이 시원하게 보이는 묘지가 발아래로 나타 나는데 이사동으로 내려가는 가장 빠른길이 이곳에서 갈라 진다. 두번째 철탑을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왼편으로 사유지의 녹슨 철조망이 나타나고 곧바로 구완동 어청골과 이사동 아랫모래(하사)를 이어주며 소달구지가 넘나 들던 원앙고개가 반겨준다.성황당 돌무더기를 뒤로 하고 안전로프가 메어진 가파른 철조망 옆길을 올라서면 탁트인 묘지에서 오도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의 요란한 차소리가 들릴즈음 힘껏 밀면 굴러 떨어질것 같은 흔들바위가 나타나고 바로 이어서 조망이 탁월한 전망바위가 왼편 벼랑위에 자리잡고 있다.
바위 위에 올라서면 경남 통영을 향해 내 달리는 중부고속도로가 갈라지는 산내분기점 위로 비파산성이 조망되고 식장산으로 이어지는 대전둘레산길 4구간 마루금이 훤히 다 보인다.구완동과 이사동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지나 얕은 봉우리를 넘어서면 또 하나의 고개마루가 나타나니 구완동 완전골과 이사동 윗모래(상사)를 넘나들던 구완고개다. 땅밑에는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의 구완터널이 지나가고 눈앞에 오똑 솟은 오도산 오르는 길은 가파르기만 한데....
주변의 볼거리와 먹거리
보문산 시루봉과 보문산성을 이어주는 능선길 잣나무 숲에서 시내쪽 한적골로 내려오면 운 좋은날 아주 보기드문 공연이 펼쳐지는 야외 음악당이 있고 좌측 골짜기 화장실 옆으로 조금 올라선 능선에는 40여년전에 세워 녹슬은 통일기원 평화탑도 볼만하다. 야외음악당에서 조금 내려간 네거리 좌측으로는 송학사와 망향탑을 지나 청년의 광장,사정공원,대전 오-월드로 산책로가 이어지고 우측으로 나가면 대전시가지가 한눈에 조망되는 전망대(보운대)가 있다.곧 바른 길로 내려가면 세계 최대의 담수어 수족관인 아쿠아 월드가 충무시설이었던 한적골 천연동굴 속에 자리잡고 있으며 그 아래로 펼쳐지는 식당가에는 도토리묵 무침과 보리밥을 파는 맛집이 즐비하다.
다음 이야기는 제1구간 (보문산길) 두번째-오도산 넘어 금동고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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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주진(李注鎭)씨는...
돌까마귀라는 닉네임으로 인터넷 카페 '대전둘레산길잇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전 주변이 산을 오르며 사람들과 그 기쁨을 나누고 싶다는 이씨의 좌우명은 내가 가진것 모든것을 내게 손해가 없다면 모두에게 나눠주자. 현재 ▲대전충남생명의숲 대전둘레산길잇기위원회 운영위원 ▲대청호반산길따라 안내대장 ▲대전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 ▲대전광역시 푸른도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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