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수출 중소기업 대표 A씨는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인해 수출 기업들이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일본 대지진 피해 지역으로 수출한 물량의 대금결제가 안되고 있고, 바이어와 연락두절로 향후 추가적인 피해까지 우려되고 있다”면서 “고유가와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기업들이 자금난에 처한 상황에서 대지진 사태는 날벼락 같은 일”이라고 하소연 했다.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해 지역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4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17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일본 대지진으로 국내 대일 수출입 중소기업 대부분이 피해를 보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일 수출입 중소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일본 대지진 관련 국내 중소기업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의 81.2%(203곳)의 기업이 직ㆍ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피해 기업 중 직접적인 피해는 50.7%, 간접적인 피해는 49.3%로 조사됐다.
이번 대지진으로 인한 피해업체는 생필품목을 제외한 일본 현지의 수요가 감소해 수입업체(24.6%)보다 수출업체(48.3%)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업체의 경우 대금회수 지연, 발주 연기,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가, 수입업체는 원자재 및 부품조달 불안과 주문사항에 대한 수송불안 등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대지진 피해를 보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구제역과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설상가상'인 상태다.
구제역 여파로 식품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올랐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유류가격도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보통 휘발유의 국내 주유소 평균가격은 ℓ당 1950원을 돌파했고, 대전지역의 경우 이미 최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1960원을 넘어섰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일본 대지진으로 국내 대일 수출입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확대되고 있어, 정부의 신속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기호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대지진 피해로 인해 일본은 수습책으로 시중에 막대한 자금을 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엔-달러 환율은 단기간 강세를 보이다, 결국 장기적으로는 엔화의 약세가 예상된다”면서 “엔화가 인하되면 국내 수출 기업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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