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부터 페스탈로치와 같은 사회사업가를 꿈꿔왔다는 그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복지 현안으로 꼽으며,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하면 국가의 미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또 15대와 16대에 이어 18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세번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위원장은 “복지 수요 증가에 따라 이제는 국가가 경제 성장과 복지 혜택의 확대를 적절히 조화시켜 나가야 할 시점에 와 있다”며 “복지 문제는 정치적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와 자치단체의 여건을 맞게 정책을 수립하고 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8대 국회 하반기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재선 위원장으로부터 각종 복지 현안과 당면한 지역 현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국내 보건의료 및 복지 분야의 정책 등을 총괄하고 있다. 짧은 기간이지만 그간의 성과를 꼽아보신다면?
▲ 이재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
그러나 복지에 대한 인식이 점차로 확대돼 왔고, 이제는 복지 수요를 적절히 해소시키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돼 있다.
특히 최근들어 복지의 관념이 폭넓게 확대되고 있는 실정인데, 국가는 적절하게 복지 혜택을 늘리면서 국가 발전을 이루는 동시적 의무이자 과제를 해결해야 시점이다.
더불어 그 동안 위원장으로서 상임위 안에서 이견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끄는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다. 동료 의원들과 대화해보면 각자의 입장이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고, 위원장으로서 편향적으로 얘기할 수 없는 입장이 있다.
또 이번에 23년 간 묶여 있는 의료분쟁조법안을 통과 시켰고, 여러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18대 총선 당시 공약했던 지방소비세법 통과만 해도 대전의 경우 연간 약 800억의 수입이 확대도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방 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지역 발전에 필요한 법들을 조금씩 바꿔 가면서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최근 특별히 관심 갖고 계신 보건복지 현안이 있다면?
▲물론 많은 현안이 있지만, 국가를 융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시급하다. 이미 우리도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노인 복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보면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어떻게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노인들에게는 일자리가 곧 복지고, 저출산 문제와 연결돼 노인들이 최소 70세 이상까지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또한 사회ㆍ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 한 채 사기도 어려운 서민들 입장에서는 자녀 교육비를 대는 것 자체가 큰 어려움이다.
결국 이것이 저출산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는 국가적으로 큰 아젠다 일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국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복지 논쟁도 한창이다. 이른바 ‘무상복지’ 논란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고 있나?
▲상임위원장으로서 특정한 견해나 의견이 맞다라는 것을 전제한다면 위원회를 이끌어 갈 수 없다. 무상복지냐 선택적복지냐 하는 논의 모두 일리가 있는 말이다.
개인적 의견은 밝히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 다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국가 예산 등을 보면서 일정한 조정 역할을 할 필요가 있는 입장에 있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국가 예산이나 자치단체의 형편에 따라 당장에 어떤 것을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 국가가 일률적으로 규정하기 보다 자치단체 등의 환경에 맞게 복지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복지 논쟁이 무상급식 논란에서 촉발된 측면도 있는데, 현재 대전시가 추진하고 있는 무상급식 정책 방향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은 어떻게 보나?
▲말씀드렸 듯 무상급식도 자치단체의 형편에 맞게 하는 것이다. 대전시에 재정이 없다면 아무리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다.
또 단체장의 철학에 따라 이견이 표출되고, 대전도 단일하게 의견이 모아지지 않고 있는데 일단 시행해 가면서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ㆍ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금 선험적으로 옳다 그르다 정치적 논쟁을 벌일 일이 아니다. 기왕 시행이 되는 만큼 극단적인 찬반논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계속 증가한다면 좋지만, 재정 형편이 그렇지만은 못한 상황이다. 만약 2~3년 정도 하다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선출직 단체장은 임기를 마치고 나가면 그만일 수도 있다.
그러나 미래를 보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 때문에 중앙정부가 이러라 저러라 할 것이 아니고, 자치단체가 면밀하게 추진하면서 문제점을 개선ㆍ보완해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민선 5기 대전시가 의료관광산업 육성을 주요한 화두로 내세우고 있기도 한데,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위원장께서 하실 역할이 적지 않을 것 같다.
▲의료관관산업 육성을 위해 시장께서 열심히 뛰고 계신 것으로 안다. 당연히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최근 뷰티산업진흥법을 발의했는데 이것도 의료관광 활성화와 연계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단 중국인들의 관광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동남아 쪽에서는 우리나라의 화장이나 미용 기술 쪽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런 여건을 감안해 미용과 의료 등을 연계한 상품을 특화시키고 긍정적 사고로 추진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역에서는 과학벨트 입지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배경이 무엇이며,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나?
▲기초과학이 튼튼해야 나라의 미래가 번성하는 것이다. 특히 기업은 기초과학에 투자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가 이 부분을 책임져야 한다.
국가적으로 보면 박정희 대통령 시절 대덕에 연구단지를 만들었고, 그 성과들이 이제야 하나씩 결실을 보고 있다. 현재 상용화되는 많은 기술이 대덕연구단지에서 뻗어나간 것이다. 그런데 만약 이제 막 열매가 맺으려고 하는 것을 반으로 쪼개 놓는다면 어떻게 되겠나. 과학기술은 한 분야 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없다.
과학자들이 함께 연구하고 집적화돼야 상용화 할 수 있는 기술도 나오는 것이다. 이런 기반을 갖춘 연구단지가 바로 대전에 있다. ‘비즈니스벨트’라는 것은 말을 만든 것에 불과하고, 그 중심은 과학이며, 그 집적화된 단지가 우리지역에 있는 것이다.
연구단지의 연구 성과들이 열매를 맺을 때 조금만 더 거름을 주고, 세종시와 오송ㆍ오창에 조금 새로운 분야를 더 넣으면 되는데, 지금 이것을 다른 곳에 보낸다면 성과가 나기까지 또 30~40년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은 토목공사를 하듯이 여기 저기 짓는다고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다.
과학벨트 충청권 입지는 지역 이기주의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것이다. 대통령께서 충청도 사람은 점잖으니 괜찮겠지라는 잘못된 발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 1년 정도 후면 18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19대 총선이 실시된다.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영남과 호남이 권력을 갖고 충청권을 소외시키면서 지역 편중 현상을 심화시켰고, 지금의 과학벨트 문제 처럼 있는 것 마저도 뺏어가려 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충청권도 자생적으로 뭉쳐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정당이라는 것이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내가 당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나. 양당 구도로 가는 듯 하다 또 정당이 만들어지는 이유가 바로 그런데 있는 것이다.
정치 공학적으로 보면 정치인들이야 양당 구도 하에서 정치적으로 보다 큰 성장을 도모하고 싶은 욕심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보면 작아도 지역 이해를 대변하고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정당을 갖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 민심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라도 될 수 있는것이 지역 정당 아닌가. 그런면에서 보면 15대 국회 때만해도 지역 정당이 50석 이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자유선진당이 원내교섭단체도 안되다 보니 두 배 이상으로 일을 하고 있는데도 잘 부각되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다.
거대 정당과 10대 1로 싸우려면 그만큼 힘이 들지 않겠나. 그런 부분을 조금 더 이해하고 인정해 줬으면하는 바람이다.
-국민중심연합 등 타 정당과의 합당 내지 연대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소위 말해 누구에게나 대장 노릇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은 다 가지고 있다. 모두가 그런 소아적 생각을 버리고 충청의 이익을 위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정치란 자신을 버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자신만 생각하는 정치인, 자신만 알아달라고 하는 정치인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누구에게나 다 흠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서로 덮을 것은 덮으면서 지역을 위해 보다 크게 끌어앉고 갔으면 한다. 지역에서 존경 받는 분들이 국가와 충청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백의종군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꿈이나 정치적 포부가 있다면 무엇인지 밝혀달라.
▲어려서 어려움을 겪으며 페스탈로치 같은 인물이 되겠다는 꿈을 품었다. 정치에 입문한 것도 그와 무관치는 않은데, 정치를 하다보면 때로는 그런 꿈이 옅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르게는 정치를 하면서 후원금도 받고 세비도 받았는데 언젠가는 그 꿈을 실현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갖기도 한다. 페스탈로치 같은 사람은 못될 지라도 어려서 품었던 꿈을 꼭 이뤄보고 싶다.
정치적인 포부야 내가 무엇을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지 않나. 또 지역에서 3선까지 하는 영광을 누린 만큼 이제는 내 몸이 내몸이 아니고, 아무리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지역민이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것이라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국회에 들어왔으니 국회 안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가보고 싶은 것도 솔직한 심정이고 꿈이다. 깨끗하고 솔직하게 정치를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래 생각한다.
●이재선 위원장은?
1956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대전 대신고와 한남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경영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남대 객원교수와 대신고 및 한남대 총동문회장, 대전시사회복지협의회장, 대전시생활체육협의회장 등을 지냈고, 15대 총선에서 당선돼 정치권에 입문했다.
16대 국회에서는 국회 윤리특위위원장을 지냈고, 17대 총선에서 낙선 한 뒤 18대 국회에 재입성, 자유선진당 최고위원과 대전시장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 18대 국회에서 ‘노인복지법 일부개정안’과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안’ 등 29건의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대담=최재헌 정치팀장. 정리=이종섭ㆍ사진=이민희 기자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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