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 거주하는 일본유학생들이 14일 대전대학교의 한 강의실에서 침울한 표정으로 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이후 계속되는 재해소식을 담은 뉴스소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오른쪽 부터 오카다 유메카, 히라오 미키, 기시가미 에리카, 타지리 아야, 코니시 시오리./이민희 기자 photomin@ |
“도테 모 다이헨나 고토니낫타…. (큰일이 났다), 무네가 이타이….(가슴이 아프다)”
14일 오후 대전대 강의실에서 만난 오카다 유메카(23)씨는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자신의 심정을 이같이 표현했다.
오카다씨는 이 소식을 보도한 본보 등 지역신문을 펼쳐보면서 시종 무거운 표정을 지우지 못했다. 그는 홋카이도 북해상과대학에서 교환학생 자격으로 지난 8일 대전대에 왔다.
지진 발생 이튿날 오카다씨는 일본에 있는 친구와 휴대폰 통화를 하면서 믿기 힘든 비극을 전해들었다.
그녀는 “일본에서는 늘 있는 지진이라 처음에는 별일 아니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시시각각 전해지는 뉴스를 보면서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차라리 재앙이라고 생각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또 “대지진 이후 가족과 연락이 끊어졌다가 어제 통화를 했다”며 “홋카이도는 별다른 피해가 없고 모두 무사하다니 다행이다”라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카다씨와 같은 날 현해탄을 건넌 기시가미 에리카(23)씨도 “한국에 온 지 얼마 뒤 조국에 이런 일이 생겨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엄청난 바닷물에 도시 전체가 휩쓸리는 모습을 보면서 목 놓아 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때 나 자신이 타국에 있어 고통을 함께할 수 없어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가슴을 쳤다.
삿포로 출신 히라오 미키(23)씨도 “TV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고국의 현실을 보고 있다”며 “아직도 일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마모토가 고향인 타지리 아야(22)씨는 “도쿄에 동갑내기 친구와 인터넷 전화를 통화했는데 시내 편의점마다 물, 인스턴트 식품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줄을 잇고 있다”며 “그나마 자기 차례가 와도 원하는 물건을 구할 수가 없다”며 안타까운 조국의 현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있는 구마모토는 화산이 많아 이번 지진 여파로 화산이 또다시 폭발할지 많이 걱정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본 구마모토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한 코니시 시오리(22)씨는 각 국이 조국에 온정의 손길을 보내줄 것을 부탁했다.
코니시씨는 “한국은 일본과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이번에 한국인들이 조국을 돕는다면 일본인들은 그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또렷한 한국어로 “도와주세요”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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