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킬로그램원기에 조금이라도 먼지가 묻거나 손상되면 질량 변화가 생긴다. 그러니 외출은 최대한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 그동안 국제킬로그램원기가 3중으로 밀폐된 유리관 바깥으로 나온 건 총 4차례로 약 40년 만에 한 번 꼴이었다. 가장 최근의 외출은 1988년이었다. 그런데 이 때 과학자들은 원기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발견했다.
원기와 복사본들 간에 질량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이 때 확인된 것은 최대 100 마이크로그램이었다. 이 정도는 설탕 결정의 절반 수준의 질량으로, 질량을 재는데 그리 큰 문제를 줄 만큼은 아니다. 참고로 50 마이크로그램은 손가락이 남기는 지문의 질량 수준이다. 그러나 미세한 질량 차이이긴 해도 털끝만 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측정과학자들에겐 묵과할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아쉽게도 현재 과학자들은 왜 이런 차이가 생겨났는지 분명하게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원기와 복사본 간의 질량이 변했는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올해 제24차 국제도량형총회가 열린다. 과학자들은 이 자리에서 1킬로그램에 대해 새로운 정의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 분야의 과학자들은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경합을 벌이며 연구 중이다. 대표적인 차세대 질량 표준 후보에는 플랑크 상수를 바탕으로 한 '와트밸런스'와 아보가드로 상수를 이용한 '아보가드로 프로젝트' 2가지가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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