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영 문화교육팀 |
최근 대전예총 회장선거를 놓고 법정공방까지 간데 이어 대전문인협회도 신임회장을 둘러싼 문단 간 파벌싸움을 하는 등 갈수록 가관이다. 서로 과열경쟁을 막자고 다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그런 의지는 며칠 가지 못하고 선거후유증에 몸살을 앓으면서 혼탁 바로 그 자체다.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이 때 상대방을 비하하는 발언과 어떻게 하면 기득권을 챙길 수 있을까 볼썽사나운 싸움에 여념이 없는 모습에서 뜻있는 지역문화계 인사들은 벌써 할 말을 잊었다.
하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예술단체의 장자리가 문화계 인사들 사이에선 오래전부터 감투로 여겨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구성된 예술단체의 세력다툼은 시민들에게 적잖은 실망감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곤란하다.
오직 수장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일련의 모습은 실망 그 자체다.
문화인다워야 할 사람들이 치졸하게 감투를 쓰기를 위해 또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서로를 헐뜯는다면 더 이상 문화예술인이란 이름은 그렇지 않은가.
한때 우리 지역은 문화의 불모지란 오명을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작금의 형태에서 지역 문화예술 발전은 먼 나라이야기일뿐이다.
서로가 서로를 끌어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앞날을 기대할 수 있을까.
감투에 얽힌 구전설화가 새삼 떠오른다.
감투가 좋은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겠지만, 머리에 맞지 않은 감투를 쓰게 되면 언젠가는 탈이 나기 마련이다.
자신의 머리보다 큰 감투를 억지로 쓰고 있으면 눈을 가려서 보지 못하게 되고, 귀를 막아서 남의 말을 안 듣게 된다.
현재 진행형인 지역 문화예술계 감투싸움이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진정으로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싸움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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