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특구 '세계 혁신 클러스터' 시동

대덕특구 '세계 혁신 클러스터' 시동

  • 승인 2011-02-06 13:10
  • 신문게재 2011-02-07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덕특구는 지난해 대구ㆍ광주 연구개발특구 추가 지정으로 위상추락이라는 우려감 속에도 매출 2000억원 돌파 벤처 기업 3곳을 비롯해 우수기술 이전 건수 70건, 기술이전료 60억원, 우수기술 발굴 300건 등의 성과를 올릴 것으로 나타났다.
대덕특구는 올해‘위기가 기회’라는 마음가짐으로 세계적 혁신클러스터로의 시동을 걸고 있다. 올해 주목받는 지원 시스템과 기술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2000클럽' 달성 벤처기업 3곳=6일 대덕특구지원본부와 벤처기업들에 따르면 골프 시뮬레이터 제조업체인 골프존은 지난해 올해 목표액이었던 2010억원 매출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09년 매출은 1400억원.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은 골프존은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의 3분의 2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일본과 홍콩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면서 세계 30여개국에 제품을 진출시켰다. 지난해 말 신제품 '리얼' 2000대 설치신청이 시작 25분만에 마감되기도 했다.

반도체 설계전문업체인 실리콘웍스의 올해 매출실적은 2500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800억원 매출에 이어 고공 행진중인 실리콘웍스는 디스플레이용 시스템반도체 토털솔루션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IT기업인 이엘케이의 올해 매출도 2400억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엘케이는 지난해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1억달러 수출탑을 받기도 했는데 조만간 스마트폰 핵심부품 생산을 위해 강원도 동해에 공장을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대덕특구지원본부 관계자는 “기술력으로 무장한 대덕특구 벤처기업들이 금융위기 속에서도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며 “이같은 분위기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술 금융 일괄 지원=지난달 26일 별도의 담보 없이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사업화 추진이 가능한 기술금융 일괄지원 시스템이 구축됐다. 기술개발과 창업, 생산설비 등에 소요되는 자금을 단계별로 지원하며 맞춤형 자금지원이 가능한 금융기관들을 활용하여 기술사업화 업무를 수행한다.

또 기술금융센터는 기술금융 상설 커뮤니티 운영을 통한 기술금융 컨설팅 실시 매주 1회 발굴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 M&A 등 기술컨설팅 실시 우수 기술·기업에 대한 단계별 금융기관 간 코파이낸싱 기획·시행 교육 및 세미나 개최로 기술금융 활성화 분위기 조성 등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대덕특구 토털디자인지원사업=중소벤처기업들의 경쟁력 있는 제품에 디자인을 지원해주는 대덕특구본부 토털디자인지원사업은 지난 2007년 시작됐으며 토털디자인지원사업의 혜택을 입은 기업의 수는 40개. 수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2010년에 6종 완제품이 나왔다.

㈜원테크놀로지의 탈모 치료기 '오아제'<사진>는 심플한 헬멧 모양을 선보이고 있다. ㈜화이트스파의 쿠션 욕조 브랜드 '소프트스톤'은 종이배와 꽃잎 모양의 욕조를, 무선통신 전문기업인 ㈜에어포인트는 돛단배 또는 사각 접시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의 하이패스 단말기를 출시했다. ㈜퍼티스트가 내놓은 퍼팅 연습기 '플레이 퍼티스트'는 우드의 라인을 응용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씨에이치씨랩(CHC LAB)은 세련된 모양의 실험실용 시스템 가구를, 종합 보안 서비스업체 ㈜달스코리아는 거부감을 줄인 디자인의 보안용 감시카메라를 공개했다.

토탈디자인지원사업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당면 과제 중 하나가 디자인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수한 기술에도 불구하고 상품화 개발이 미흡한 벤처기업을 발굴해 기술활용과 디자인 개발 및 마케팅에 이르는 종합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제품의 기획, 디자인, 생산, 마케팅 전과정을 통합 지원한다. 토탈디자인지원사업의 심의 기준은 크게 독자성(Originality)과 상업화(Business)의 두 가지.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1년 6개월 이내에 제품 출시가 가능한 업체들이 지원 대상으로 선발, 컨설팅 지원이 이뤄졌고, 2010년 6개의 제품이 완성된 데 이어 순차적으로 나머지 결과물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디자인지원사업으로 출시된 제품들은 지난해 12월까지 24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시장 진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3년 이내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대덕특구본부 측의 설명이다.

▲연구소기업 육성사업=연구소 기업은 연구기관의 첨단기술과 민간의 자본, 경영 노하우 등을 결합해 기술사업화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

대덕특구 내 20개 연구소기업이 지난 2009년 올린 매출액 규모는 260억5000만원에 달한다. 전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한 실적이다. 연구소기업은 공공 연구기관, 대학 등이 '자신이 보유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특구 안에 설립한 기업'을 말한다.

연구특구본부는 이들 연구소기업에 설립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은 물론 세제(법인세·소득세 등 국세 3년 면제 후 2년간 50% 감면) 지원 혜택을 주고 있다.

특히 특구본부는 공공연구기관의 보유 기술에 대한 기술가치·타당성평가에 필요한 비용을 대주는 등 연구소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지난해 12월 현재 총 28건에 6억6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올해에도 10개 과제 3억원의 사업비를 쓸 예정이다. 올해 대덕특구 내 지정된 매크로그래프 등 7개 연구소기업을 선정해 기업당 2년간 15억원 이내에서 상용화 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세계 최초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ETRI는 지난달 26일 초당 전송속도가 최고 600메가비트(Mbps)에 이르는 4세대(LTE-Advanced) 이동통신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론적으로는 영화 한 편을 단 9.3초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주력 통신시스템인 3.5세대 통신망(HSPA)에 비해서도 40배 이상 빠른 속도다. 물론 사용자가 많은 실제 상황에서는 전송속도가 이보다는 많이 떨어진다. 이번 기술 개발의 산업적 의미는 지금 막 태동한 4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실제 2014년쯤 LTE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세계 통신장비 시장은 2000년대 중반 3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때처럼 또 한 차례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ETRI는 2015년 이후 7년간 국내 단말기·장비업체의 누적 매출액이 363조원에 이르고, ETRI의 특허료 수입도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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