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짱 낀 대전' 원자력 마저 내주나

'팔짱 낀 대전' 원자력 마저 내주나

● 지자체 원자력 클러스터 '물밑경쟁'

  • 승인 2011-01-30 13:16
  • 신문게재 2011-01-31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원전수출 이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원자력을 놓고 각 지자체들이 관련 산업클러스터 조성을 놓고 물밑작업이 치열하다.

지난해 대전시는 대덕특구 2, 3단계 개발사업 중 둔곡지구(198만㎡)에 원자력 실증화단지 조성과 원자력산업 기술사업화 센터 및 인력양성센터 설립 등을 통해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 원자력 관련기관의 부지확충 수요를 위한 산업용지 공급 계획을 발표했다.

원자력연구원 등 원자력 연구기관 10개, 원자력 기업 20개 등 우수한 원자력 기관 및 기업 집적 등을 원자력클러스터 조성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해 5월 18일 지역 신성장동력 및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9개 원자력 관련 기관과 원자력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력 기관들은 ▲원자력 관련 기관과 기업의 부지확충 및 원자력산업 육성방향 설정 ▲원자력산업 육성을 위한 공동연구과제 발굴 및 각종 지원 ▲정부의 원자력 관련 국책사업 유치를 위한 공동협력 ▲원자력 연구인력 및 산업인력 양성 ▲원자력에 대한 시민 이해도 증진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경북에서 '원자력산업 클러스터 조성'연구용역 최종 보고서 발표 등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발표된 보고서에는 ▲포항시는 원자력 전문대학원, 에너지 부품 산업단지 ▲경주시는 원자력 산업진흥원, 원자력 수출 산업단지, 원자력 기술표준원, 국제 원자력 기능인력 교육원, 원자력병원 ▲영덕군은 원자력 테마파크, 원자력 안전문화센터, 원자력 연관 산업단지 ▲울진군은 제2원자력연구원, SMART 원자로 실증플랜트, 원자력 수소 실증단지, 원자력 마이스터고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원자력산업 클러스터 추진 계획을 구체화하고 분야별 사업들을 중·단기 과제로 분류하고, 시군을 비롯한 산·학·연·관 협력을 통해 세부사업계획을 수립, 추진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국비 확보를 비롯해 원자력발전지역개발세를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경북도는 제2원자력연구원, 스마트시범원자로 유치를 위한 연구용역 및 국제원자력인력교육원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 추진, 원자력발전소 추가 유치에 나섰다.

인력양성분야도 지난해 10월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도내 3개 대학과 원자력 학과(전공) 개설 및 운영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포스텍이 교육과학기술부 WCU사업에 선정돼 대학원 과정으로 첨단원자력공학부를 신설했으며, 국제원자력인력교육원 설립을 위한 시범사업과 원자력 마이스터고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원자력산업 클러스터에는 2028년까지 총사업비 12조 7760억원(국비 10조7792억원, 지방비 1조18억원, 민자 9950억원)이 투입, 추진체계·과학기술·산업생산·인력양성·원자력친환경문화조성 분야 시설들이 들어서게 된다.

반면, 대전시는 지난 5월 이후 '원자력산업 육성방안 세미나' 개최밖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지난해 4월부터 대전발전연구원에 맡겨 '대전 원자력산업 육성계획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지만 경북도의 발빠른 행보에는 뒤지고 있다는 평이다.

또 대전시가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한 원자력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지역 대학과의 상호 협력 체제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원자력발전소 설계와 운영에 필요한 전문인력(단순노무직 제외) 2만4000명을 신규 충원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전국에 서울대, KAIST, 경희대, 조선대, 제주대 등 6개 밖에 원자력학과가 신설돼 있다.

대전에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비롯한 10여개 원자력 연구기관과 한전원자력연료 등 20여개의 관련 기업이 있지만 관련 학과가 KAIST 한 곳밖에 없다.

원자력연 한 관계자는 “림프현상이 강하던 원자력관련 시설이 원전 수출 이후 각 지자체에서 유치 경쟁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기존 원자력관련 인프라 시설 집적을 내세우던 대전시가 방관하다가 향후 사업들을 다 뺏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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