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공을 하나씩 든 아이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뻗으며 류현진을 불러댄다. 육중한 체구의 류현진은 헤드마이크를 낀 채로 아이들 사이를 활보하며 자세를 봐주느라 정신이 없다.
“자 손가락 세 개를 이렇게 걸친 뒤 엄지와 검지를 이렇게 둥글게 만드는 거야. 그렇지! 그 상태로.”
류현진의 손길이 지나간 자리에는 만족스러운 동심이 활짝 피었고, 류현진은 100명의 아이들이 체인지업 그립을 제대로 잡은 뒤에야 체인지업을 직접 던져 보였다.
▲ 27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2010년 시즌 한화이글스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류현진 투수가 어린이들에게 체인지업 던지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손인중 기자 dlswnd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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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의 괴물 투수 류현진이 27일 한밭종합운동장 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2010 한화이글스 겨울 어린이 투구교실에서 '류현진표 체인지업'을 가르쳐주는 모습이다.
이어 마련된 타격교실에서는 4번 타자 최진행이 티볼(안전구)을 놓고 기본적인 타격자세를 설명한 뒤 시범을 보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눈이야 눈. 공을 끝까지 봐야 한다는 얘기지. 자세를 낮춘 뒤 배트를 가볍게 들고는 팔을 몸에 붙인 상태로 휘둘러야해. 자 이제 치는 것 보여줄게.”
몸이 덜 풀린 최진행이 2~3차례 볼을 제대로 쳐내지 못하자 아이들은 폭소를 터뜨렸고, 머쓱해진 최진행은 “형이 어제 잠을 못잤다”며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류현진이 티볼을 크게 쳐내자 아이들은 오히려 류현진에게 환호를 보냈고, 최진행은 이를 만회하려는 듯 체육관 천장으로 큰 타구를 날려보였다. 아이들은 홈런이라도 친 듯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이날 야구교실에서 아이들은 류현진과 최진행 외에도 정영기 2군 감독을 비롯해 조경택, 김민재, 강성우 코치와 안승민, 이상훈, 김재우, 이태양 선수들로부터 야구 기본기를 배웠으며, 한화이글스 전속 치어리더들로부터 이글스 응원곡에 맞춰 응원동작들을 배우기도 했다.
이밖에도 아이들은 류현진, 최진행의 사인회와 기념촬영 시간을 가진 뒤 각자 집으로 귀가했다.
야구교실 참가를 위해 경기도 용인시에서 엄마와 함께 온 현승호(8) 군은 “류현진 선수를 제일 좋아하는데 직접 봐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그동안 아빠랑 야구를 즐겼는데 야구선수들에게 배우니까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이날 교육에 참가한 조경택 코치는 “야구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접수 10분 만에 100명 접수가 마감됐다고 들었다”며 “야구 붐이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만큼 아이들이 야구를 재미있게 즐기고 또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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