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중심의 공기업 될 것"

"대전과 함께 성장하는 사람중심의 공기업 될 것"

■ 김칠환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

  • 승인 2010-12-15 18:01
  • 신문게재 2010-12-16 9면
  • 대담=오주영.정리=박전규.사진=손인중 기자대담=오주영.정리=박전규.사진=손인중 기자
지난달 서울에 있던 한국가스기술공사 본사가 대전으로 이전해 업무를 개시했다. 1993년 설립된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천연가스 전문기술 공기업으로, 모두 1400여명의 임직원들이 본사 및 전국의 11개 지사 등에서 근무하고 있다.

공사의 이번 이전은 김칠환 사장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대전시 및 대전시교육청, 유성구청 등 지역 기관의 협조로 이뤄졌다.

한국가스기술공사 김칠환 사장을 만나 대전으로 이전하게 된 계기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지난달 29일 한국가스기술공사 본사가 유성구 봉산동으로 이전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어떤 기관인지 말해달라.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는 한국가스기술공사는 1993년 설립된 천연가스 전문기술 공기업이다. 1400여명의 임직원이 재직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본사 외에 11개 지사와 1개 정비사무소, 해외에는 중국과 나이지리아, 멕시코, 싱가포르 등에 현장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도시가스가 각 가정과 발전소로 보급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수입한 LNG, 즉 천연가스를 -162℃로 냉각시킨 액화천연가스를 생산기지에 저장 후 기화시켜 주배관망을 통해 전국 각 도시가스사로 공급하는 과정을 거친다.

공사는 인천, 평택, 통영의 3개 생산기지 전체 설비와 2850여Km에 달하는 공급 주배관망 등 국가기간망에 대한 유지보수와, 고부가가치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을 통해 천연가스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에 이바지하고 있다.


-한국가스기술공사 본사는 그동안 서울(강서구)에 소재하고 있었다. 서울을 떠나 대전으로 이전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공사는 당초 지방이전 공기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직원들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자발적으로 이전을 단행한데는 무엇보다 효율적인 업무 네트워크를 구축해 천연가스의 공급신뢰성 확보라는 공사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겠다는 전체 구성원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전국 11개 지사와의 효과적인 업무수행을 위해서는 서울보다는 중부권에 본사가 입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울에서 김해에 위치한 경남지사까지 410Km였던데 반해, 대전으로 이전 후 11개 전 지사가 200Km대로 가까워져 관리가 용이해졌다.

또 오는 2013년 한국가스공사는 대구로,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충북 진천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중부권을 중심으로 보다 효과적인 전국적 천연가스 안전망이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사 이전과 관련해 많은 직원들의 반대가 있었을텐데, 어떻게 설득했나.

▲수도권 지역의 여러 혜택과 안정적인 생활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서 일부 반대의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이전은 공사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노사가 뜻을 모아 함께 이뤄낸 성과다. 지난해 9월 공사발전을 위한 노사합동워크숍이 있었는데 그때 서로 합의를 했다.

당장의 불편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공사의 미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중부권 입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인 부분에서 노사가 상통했던 것이다.

공사측에서는 직원들의 정주문제 해결을 위해 합숙소를 제공하고, 또 거주지 마련 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배려를 해서 당장의 불편을 감소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전이 교통의 중심지에 교육적 환경이나 여러가지 생활의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또 향후 중부권 중심의 국토발전이 계획되고 있는 만큼,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질 것이다.


-기관 부지 구입과 리모델링 공사 등 이전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텐데. 그 과정과 건물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한다면.

▲지난해 9월 노사합동워크숍에서 본사 이전에 대한 노사합의가 이뤄진 후 다방면으로 이전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정서는 대전지역까지는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처음에는 시 외곽 그린벨트 지역도 알아보고 동분서주했는데, 마침 이곳 보덕초의 폐교예정 결정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이사회에서 사옥이전계획(안)이 의결되고 본격적인 이전업무를 시작했는데 2월 대전시 및 시교육청과 대전이전 업무협력을 체결하고, 3월에는 유성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자체의 협력과 지원 아래 진행됐다. 이후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159억원에 보덕초 토지, 건물을 낙찰받고 8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지난 11월 29일 성공적으로 이전을 완료했다.

이 건물은 대지 1만5618.6㎡에 본관동, 중앙동, 복지동의 3개 건물로 구성돼 있는데, 깔끔하게 리모델링과 조경을 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쾌적한 사무공간 조성뿐 아니라, 지역 친화적인 이미지를 위해 건물을 둘러싼 담을 철거하고 얕은 펜스와 나무들을 심었다.


-공사 본사의 이전으로 대전시에 미치는 경제적, 사회적 효과는 어떤 것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올해 1월 대전발전연구원에서는 ‘한국가스기술공사 대전유치에 따른 지역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이라는 자료를 통해 공사의 대전 입지에 따른 지역경제적 총파급효과를 2481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공사의 대전입지에 따른 관내 관련기관과의 협력네트워크 증대와 지역혁신 역량 증대 등 비계량적인 유발효과 역시 크게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공사는 일반 사기업과 달리 공적 역무를 수행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수익창출보다는 천연가스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공공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는 것이다. 공기업은 그 나름대로의 기업문화와 사명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국민의 기업이라는 자부심이다.

공사의 대전 입지가 경제적인 유발효과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대전에 많은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전이 혁신도시 선정에서 제외되면서 공기업 유치는 더 이상 어렵다. 이러한 때에 천연가스 기술 공기업인 한국가스기술공사가 대전에 입지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많은 의미가 있다.


-대전에 연고가 있고, 지난 15대 국회에서는 대전시 동구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의 이전 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현대기업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한다. 공사는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갈 것인가에 많은 고민을 하고, 활발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대전시청 및 유성구청과 함께 사회공헌활동을 구상 중에 있다.

임직원들에게는‘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평소에도 기금과 물품 후원 등 형식적인 활동보다는 직접 나서 참여하고 행동하는 스킨십 활동에 주력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사회 내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지원하고, 각종 메세나 활동을 통해 대전시의 사회문화 발전에도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

이외에도 내년부터 공사 인재 채용시에 지역 할당제를 실시해 약 30%를 지역 대학 졸업자를 선발하는 등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이 우리 공사에서 마음껏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당초 초등학교가 있던 자리에 공기업이 들어왔다. 지역 주민들의 정서는 어떤지 또, 앞으로 지역주민들과의 유대관계를 위해 어떤 방안을 갖고 있는지.

▲건물 주변에 마을 연합회, 청년회, 부녀회 등에서 공사 이전을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마을 주민들의 정서를 보여주는 것이다. 폐교 후 보덕초등학교 부지의 사용방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때 공사의 이전에 큰 힘을 실어준 사람들이 바로 지역 주민이었다.

지역 주민들의 환대와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공사는 사옥 일부를 공원으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또 일부를 주민친화시설로 만들어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들이 시설을 이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전에 앞서 이미 여러 형태로 인근 송강복지관, 구즉주민자치센터 등과 연계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속적으로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해 나갈 것이다.


-그동안 한국가스기술공사의 많은 변화를 이끌어 왔다. 남다른 경영철학이 있다면.

▲기업이 최고의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를 달성하는 데는 기업만의 최적화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스템은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며, 기업을 움직이는 모든 에너지는 사람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평소‘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감동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맹자는‘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라는 말로 인화(人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1세기 현대경영의 화두는 어떻게 하면 구성원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소통과 화합의 방식을 찾고 실행하는가에 있다고 본다. 조직원 스스로 노력하고 도전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고, 자기 업무에 책임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조직원들이 혁신과 도전을 생활화하는 새로운 공기업 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다.

또 공정하고 투명한 정도경영, 안전과 환경을 중시하는 현장경영을 실천해 한국가스기술공사가 세계일류의 에너지 기술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담=오주영 기업유통팀장, 정리=박전규 기자, 사진=손인중 기자

◇김칠환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은?

▲1951년 대전 출생

▲학력
충남고 졸업(1971)
충남대 철학과 졸업(1978, 충남대 총학생회장 역임)
한남대 지역개발대학원 수료
고려대 경영정보대학원 수료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경력
제15대 국회위원(1996~2000, 자민련, 대전 동갑)
국회 통상산업위원회 위원
자민련 원내부총무
한일의원연맹 21C위원
국회 IMF환란특별위원회 위원
세븐하이테크 대표이사(1984)
한나라당 대전 동지구당위원장(2000)
16대 대선 한나라당 대전본부장(2002)

▲저서 및 논문
국내 벤처기업 활성화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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