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2년 동안 역사문화연구원을 이끌어 갈 텐데 소감은?
▲지난 2008년 연구원 3대 원장으로 선임됐다. 그동안 중책을 맡아 충남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정리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왔다. 민선 5기들어 원장에 연임된 것은 충남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충남은 다양한 역사적 기록이 존재하지만 크게 백제 역사와 조선시대 기호학파 등의 출현 등으로 대표될 수 있다. 다행히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역사 콘텐츠가 발굴, 창조되고 있지만 간혹 자기 주장으로만 그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2년 동안은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연구 등을 적절하게 통합, 배분하는 CEO로서의 역할을 할 계획이다.
-재임 기간 동안 경영평가 우수기관으로 2차례나 선정될만큼 기관 운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연구원 운영에 가장 중점을 두었던 점은.
▲무엇보다 우리 도는 2012년 도청이전과 세종시 건설이라는 큰 목표가 있었다. 이 때문에 도청 이전지와 세종시 등의 발굴용역을 통한 자주재원을 확충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경영안정 및 재정관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도 출연기관 최초로 복식회계프로그램을 적극 도입,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예산절감 목표관리제를 적용하면서 경상비를 대폭 절감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성과관리시스템을 도입 직원들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했다.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원들이 열과 성을 다해 동참해주면서 결과적으로 도 경영평가에서 연속 2년 우수기관 선정이라는 영예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재임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올해는 2010세계대백제전과 충남 민속문화의 해 등 중요한 행사가 많았다. 이 가운데 대백제전 기간 동안 진행한 국제학술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동안 백제 역사를 중심으로 한 국제학술대회는 일본과 중국이 중심이었지만 대백제전 중 열린 학술대회는 이외에도 미국과 이집트 등 모두 37개국이 참여했다. 다양한 국가의 역사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백제 역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미국 웨슬리 대학의 베스트 교수는 삼국사기의 내용은 물론 백제와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높았다. 각국에 백제 역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또 올해 진행한 충남민속문화의 해를 통해서 충남의 민속문화를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기지시 줄다리기와 내포지방 부보상 등 도내 대표적인 민속문화 자료를 정리하고 전시하면서 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
-그동안 끊임없는 노력으로 산재돼 있던 백제역사는 어느 정도 정리된 듯 하다. 앞으로 백제역사를 알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백제는 우리나라 고대 문화의 중심국가로서 중국과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의 고대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우리의 자랑스런 역사다. 하지만 왕성한 국제교류를 통해 고대 삼국 중 가장 찬란한 문화를 이룩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충분히 밝혀지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1400여년이라는 장구한 세월의 탓도 있었겠지만 백제역사와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한 탓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스럽게도 그동안 역사문화연구원이 백제사대계를 발간하는 등 주도적으로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펼쳐왔다. 앞으로는 기존 연구 성과를 토대로 백제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예컨대 우리가 늘 교류왕국 백제라고 하는데 왜 교류왕국인지 국내의 것만 가지고는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본내 백제계 유물 유적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시킬 예정이다. 이는 다시 국내연구자들에게 많은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백제문화콘텐츠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백제연구의 활성화를 위해서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일반인들이 아주 친근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도 병행하겠다.
-대백제전과 함께 백제문화단지도 개장했다. 백제 역사문화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는 소재가 될 수 있지만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의견도 있는데.
▲백제문화단지 건립 초기부터 이같은 우려는 있었다.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왕궁 등의 시설은 잘 지어졌다고 본다. 하지만 자칫 운영에 소홀할 경우 영화나 드라마 촬영세트장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앞으로 힘들게 마련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문제로 남는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건물 안에 집어넣을 내용 즉, 콘텐츠다. 예를 들면, 왕궁 안에는 능사가 있다. 능사 안에 계파를 초월해 실제 승려들이 거주하도록 하면서 불자들의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또 불교 문화 행사 등을 상설화 해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항상 제공해야 한다. 더불어 공주는 올해 개장한 한옥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대백제전 무대로 활용되기도 했던 예술마당과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충남의 독립운동사를 정리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충남은 예로부터 의와 예를 중요시하는 고장이다. 충남인의 마음속에 뿌리박혀 있는 이러한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일제시대때 조국과 민족을 위해 분연하게 일어나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 전국 16개 시·도 중 독립운동사가 발간된 지역은 9개 지역으로 충남은 아직까지 독립운동사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타 어느 지역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독립운동가들이 많았는데 이런 연구성과들이 전무하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다. 내년에 발간할 충남의 독립운동사에서는 다양하게 전개된 충남지역의 독립운동과 운동에 참여했던 대표적인 인물과 관련해 인물사 및 관련 유적, 유물 등에 대해 정리하고자 한다. 규모는 권당 40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총 2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를 각 시·군의 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문화단체 연구단체 학교 등에 배포해 교육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더불어 충남지역의 독립운동사에 대한 스토리텔링 자료로 개발해 역사와 문화의 원천자료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충남도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연구원 발전 전략이 있다면.
▲우리 연구원은 도민들의 역사문화 향유 욕구 및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비록 사설 기관의 난립에 따른 도전과 건설경기의 침체에서 오는 경제적인 위기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 발굴 기록화 등 체계적인 역사문화를 정립 계승하겠다. 또 도정 정책 지원기능을 충실히 하고 역사문화 콘텐츠를 적극 개발하겠다. 재정 확충 및 연구역량 강화로 조직을 안정화 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이를 위해 4가지 사항에 역점을 두고 각종 사업을 펼쳐나가겠다. 첫째로는 연구원의 기능 및 인력 재조정 등 조직 재설계를 통해 연구원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책사업 시발굴, 학술발굴 등 매장문화재 발굴을 통한 재정수입을 창출해 연구원의 경제적 안정화를 도모하겠다.
또 우리문화 유산 찾기 운동, 찾아가는 박물관 운영 등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프로그램 운영하고 유물의 과학적 체계적 보존처리 등 역사문화 자원의 체계적 관리 및 사회교육 체험을 확대하겠다. 마지막으로 충남의 독립운동사 발간, 백제문화제 국제학술회의 개최, 내포문화 심포지엄 개최 등 충남의 역사문화를 재조명하는 데노력하겠다. 이를 통해 민선 5기 '역사와 문화가 흐르는 충남도정'을 건설하는데 이바지 하고 더 나아가 도민을 위한 충남의 역사문화 중추기관으로 거듭나도록 열과 성의를 다하겠다.
□ 변평섭 원장은
▲1940년 충북 영동 출생
▲학력
-대전사범대학졸업, 충남대학교 영문과 졸업, 대전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공주대학교 명예문학박사.
▲경력
-대전일보사 사회부장, 논설위원, 편집국장 역임. 중도일보사 주필, 편집국장, 사장 역임. ‘2010 충남민속문화의 해’ 추진위원장.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이사.
▲저서
-실록 충남반세기(1983), 보통사람을 두려워하시오(1987), 신발을 벗으시오(1994), 각하 탱고를 추실까요?(2005)
/대담=박기성 부국장, 정리=이시우 기자, 사진=이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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