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밸상 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 10월 2일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에서 만난 클라라(Clara H. Gumpert) 박사과정 교육담당 학장(Dean of Doctoral Education)과 사비나(Sabina Bossi) 언론 담당자는 이같이 한국 과학자들에게 조언했다.
카롤린스카 연구소는 스웨덴의 기업가이자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를 이어받아 매년 노벨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해오고 있다.
클라라 학장은 “노벨상은 정부가 정책적으로 수상하길 원한다고 해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한국의 과학자들도 노벨상을 원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재미있게 연구를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사비나(Sabina Bossi) 언론 담당자와 클라라(Clara H. Gumpert) 박사과정 교육담당 학장(Dean of Doctoral Education) |
-노벨의학상 선정 과정은 어떻게 되나.
▲노벨의학상 선정위원회에서 여러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아 복수의 후보를 선정한 뒤 투표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투표에는 50명의 카롤린스카 교수가 참여하게 된다.
-수상자를 결정할 때 어떤 요소들을 중요하게 보나.
▲발견의 진실성과 중요성,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지, 얼마나 인류의 삶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한국에서도 노벨의학상을 수상할 수 있을까.
▲지금은 예견하기 어렵고 내가 할 얘기도 아닌 것 같다. 다만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인 수상자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과거에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과학 시설과 기반 등에서 아시아보다 우수했지만 이제는 아시아 국가들도 서구에 못지않다. 한국의 의학 수준은 잘 모르지만 일반 과학은 한국이 아시아 다른 나라보다 우수한 편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훌륭한 과학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것 같다.
-노벨의학상 수상을 원하는 한국 의과학자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재미있게 연구를 즐기면 된다. 시험공부를 하는 것과는 다르다. 너무 진지하게 하면 지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절대 정치인들이 (과학자들에게)노벨상을 받아오라고 지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엔진이나 건전지 같은 경우 정부가 더 좋은 물건을 만들겠다고 정책적으로 결정하면 그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러나 노벨상은 정부의 결정이나 의지대로 되지 않는다.또한 한국 연구는 갇혀있는 경우가 많다. 세계와 소통하는 열린 연구를 하는 것이 노벨상을 타는 것에 유리하다./스웨덴 소톡홀름=배문숙기자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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