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고 치안 목표… 주민에 공감 받는 경찰로 거듭날 것”

“한국최고 치안 목표… 주민에 공감 받는 경찰로 거듭날 것”

■ 김기용 충남경찰청장

  • 승인 2010-10-20 14:11
  • 신문게재 2010-10-21 9면
  • 대담=박종명.정리=강제일.사진=김상구 기자대담=박종명.정리=강제일.사진=김상구 기자
김기용 충남경찰청장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취임 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임에도 김 청장은 일선 치안현장을 발로 직접 뛰며 ‘부지런한 지휘관’의 모습을 각인시키고 있다. 또 주민과 소통을 통한 협력치안, 그의 말대로 ‘공감 치안’을 역설하면서 딱딱하기만 경찰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김 청장을 만나 충남청장으로 부임한 소감과 앞으로 충남청 주요 현안, 치안 정책 방향 등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김 청장은 경찰이다. 더구나 그의 계급은 우리나라에서 30명이 채 안 되는 치안감이다.

고위직 공무원이라면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인터뷰를 위해 김 청장의 집무실 문턱을 넘는 순간 “이렇게 찾아줘서 고맙다”며 먼저 다가와 손을 내미는 모습에서 편안함이 묻어났다.

보통 키와 듬성듬성 있는 하얀 머리칼도 이같은 이미지를 대변하는 듯했다. 김 청장은 취임 시부터 강조해 왔던 '공감 치안' 얘기부터 꺼냈다.

그는 “경찰은 경직된 조직이다 보니까 분위기에 압도돼서 지휘부 뜻대로 치안정책이 흘러가는 경향이 있다”며 “나의 지휘 철학은 주민과의 소통과 화합을 통해 진정 주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경찰의 참모습에 대해 그는 “봉사하고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모습, 부조리를 척결하고 편안한 사회를 만드는 데 힘쓰는 경찰”이라는 말로 요약했다. 경찰 조직 내 성과주의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듯 평소 가졌던 생각을 쏟아냈다.

김 청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잘하는 사람은 보상받고 못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받는 게 당연하다”며 “다만, 얼마나 공정하게 기준을 만드느냐와 만들어진 규정이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성과주의는 실적이 승진 등과 연계되기 때문에 직원들이 힘들어하는 데 그렇다고 성과가 목표가 되어선 안 되고 치안 안정으로 가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성과주의에 대해 나름대로의 개념을 정리했다. 김 청장은 “내 인생의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고 업무에는 무실역행(務實力行)”이라며 “공감치안, 일류치안 충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충남경찰청장으로 부임했는데 이에 대한 소감과 충남에 대한 첫인상을 밝힌다면?

▲찬란한 백제 혼이 살아 숨 쉬는 역사와 충절의 고장이면서 21세기 중핵도시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충남지역의 치안을 책임지게 돼 영광이지만 무거운 책임감이 앞선다. 충남은 급속한 성장과 함께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사회적 이슈를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충남 서북부 지역의 팽창과 사통팔달의 도로망을 갖추면서 치안수요도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치안상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경찰 편의주의적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 조직운영의 중심축을 '국민우선', '현장존중'에 두고 실질적인 치안활동을 펼쳐나가겠다.

-충남은 전형적인 도농 복합지역으로 지역별로 차별화된 치안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충남은 대도시와 농촌, 도농 복합도시가 혼재돼 있다 보니 각각의 지역 특성에 맞게 치안활동도 차별화 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 중인 천안ㆍ아산의 경우 지난해 112 신고 건수가 충남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44.8%, 5대 범죄 발생률은 46.6%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근무 관행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의 원리에 따라 합리적이고 탄력적으로 제도와 자원을 운용할 방침이다.

또 지역사회와의 소통치안·협력치안을 강화하는 한편 첨단 IT기술을 치안현장에 지속적으로 접목시켜 체감치안을 높여나갈 것이다. 이와 함께 농촌지역 빈집털이와 농·축산물 절도예방을 위해 1마을 1CCTV 달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도청 신도시에 입주예정인 신청사 건립 추진상황을 설명해 달라.

▲신청사는 충남도청 신도시(내포) 개발지구 내 행정타운 부지 3만 9630㎡, 건물 1만 9834㎡으로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로 신축된다. 예산규모는 토지매입비 226억 9900만원, 설계비 14억 7200만원, 공사비 312억원 등 모두 566억 9600만원이 소요된다.

지난해 5월에 설계용역 계약 체결, 2012년 말 준공을 목표로 추진했으나 부지면적 조정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조정 등으로 실시설계가 지연되고 있다. 친환경 및 에너지 효율화 방안 등 정부지침에 따라 공사비가 10% 정도(약 30억원) 상승해 추가 공사비와 관련해 기재부와 총사업비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당초 계획했던 2012년 말 청사준공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성과주의에 대한 의견과 향후 운영 방안은?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성과주의의 목적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한만큼 보상받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 출발점은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성과지표가 아니라 각 경찰서마다 지역 실정과 근무여건에 맞는 객관적인 지표를 만들고 그 지표는 체감치안과 주민 만족도를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끼리 자화자찬하고 평가를 위한 지표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얼마만큼 실질적인 체감치안 만족도를 제공하느냐가 그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성과주의는 무차별적인 단속을 통한 무분별한 실적경쟁이 아니라 현장 실정에 맞도록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해 나가면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제대로 평가 받는 제도이어야 한다.

성과에 대한 모든 평가는 현장 중심으로 챙기고 노력한 만큼 인사와 포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하반기 G20 개최에 따른 충남청 지원 계획과 이에 따른 치안공백 해소책은 무엇인가?

▲G20정상회의는 전 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알릴 수 있는 국가차원의 중요행사로 이제 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 회의 유치부터 성공적 마무리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준비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경찰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인원이 행사에 동원되다보니 민생치안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경찰도 일시적 격일제 근무전환을 포함한 탄력적 인력운용 대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다. 여기에 자율방범대, 모범운전자회 등 지역사회단체와 유기적으로 맺어진 협력치안 네트워크를 가동한다면 민생치안 공백은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경찰이 존재하는 만큼 이번 행사로 다소 고생이 되더라도 한 치의 빈틈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재임기간 중 이루고 싶은 목표와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우선 현재 68%정도인 주민 치안만족도를 80% 이상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경찰은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며 국가와 국민이 바로 경찰의 존재목적이자 비전이기 때문이다.

또 열 명의 피의자를 놓치더라도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고 돈 없고 '빽' 없어서 눈물 흘리는 주민이 없는 공정한 경찰, 우리가 잘했다고 나서서 생색내지 않아도 주민들이 먼저 나서서 박수쳐주는 경찰, 주민들이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할 수 있는 대한민국 최고 수준의 치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직원들 스스로 내가 경찰 전체를 대표한다는 사명감 아래 당당하고 떳떳해야 법 집행기관으로서의 권위가 바로서고 주민들에게 존경 받을 수 있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다가 생긴 잘못에 대해서는 과감히 불문에 붙이는 등 청장이 바람막이가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경찰관의 본분과 명예를 저버린 행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치안은 선진 일류국가로 가는 무형의 사회간접자본이자 우리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할 영원한 숙제다. 충남경찰은 공명정대한 자세로 법을 집행하고 소통을 통해 널리 화합함으로써 주민에게 공감 받는 국민의 경찰로 거듭 날 것이다.

충남경찰에 대한 주민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사랑이 변함없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충남경찰은 주민과 함께하는 '쌍방향 치안, 속 시원한 '소통치안'을 위해 틈나는 대로 현장으로 달려가 쓴 소리, 단 소리 구분 없이 열심히 들을 것을 약속드린다.

※ 김기용 청장은 누구?
-생년월일: 1957. 8. 13
-고향: 충북 제천
-학력
▲1986. 02.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졸업(경영)
▲1989. 07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정책학)
-임용
▲1992. 07. 18 경정 임용(행정고시 30기)
▲2000. 07. 01 총경 임용
▲2008. 03. 13 경무관 임용
-경력
▲2004. 07. 09 서울청 중앙청사경비대 종합청사경비대장
▲ 2005. 07. 15 서울청 용산경찰서장
▲2006. 03. 06 경찰청 정보 3과장
▲2008. 03. 13 충북청 차장
▲2009. 03. 14 경찰청 운영지원(외교안보연구원 교육)
▲2010. 01. 06 서울청 보안부장
▲2010. 09. 09 충남지방경찰청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