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서 빼면 체지방 안빠져 덜 먹고 더 움직이는게 최고

굶어서 빼면 체지방 안빠져 덜 먹고 더 움직이는게 최고

[한방칼럼]명절후 다이어트

  • 승인 2010-10-06 14:19
  • 신문게재 2010-10-07 10면
  • 허동석 대전대대전한방병원 비만센터 교수허동석 대전대대전한방병원 비만센터 교수
추석 이후 늘어난 뱃살에 다이어트에 다시 돌입하려고 뭔가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찾고 있지는 않은가. 살을 빼는 데는 식이 요법, 운동 요법, 행동 요법, 약물 요법, 수술 요법 등의 다양한 방법이 있다. 가장 많이 하는 것은 식이 요법과 운동 요법으로 지난주에는 운동만으로 살을 빼는 것은 쉽지 않음을 다루었다.

그럼 결국은 덜 먹어서 빼는 식이 요법이 중요한데 어느 정도 덜 먹는 게 좋을까? 건강에 지장 없이 하루에 300kcal정도 즉, 밥 한 공기 분량을 줄이는 것이 적당하다. 하루에 300kcal씩 빼면 한 달에 9000kcal정도니까 1~1.5kg의 살이 빠진다는 건데 그럴 바에는 며칠 굶어서 확! 많이! 단숨에! 빼는 게 낫지 않을까?

단순히 굶게 되면 가장 먼저 소비되는 것은 탄수화물이며 이후 단백질, 지방 순으로 소모된다. 당신이 굶기를 시작했다면 첫날에는 혈액 속의 포도당이 소모되고, 떨어진 혈당을 다시 높이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글루코스 형태로 혈액으로 내보내 소모하게 된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바닥난 이후에는 근육 속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사용한다. 이때에는 글리코겐은 자기의 3배량의 수분을 함유해 글리코겐이 소모될 때마다 수분도 빠져나가므로 체중이 팍팍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굶어서 하늘은 노랗고 움직일 때마다 어지럽지만 체중계에 뚝뚝 떨어지는 숫자를 보며 이를 꽉 물고 견뎌낸다.

그러나 이때 빠지는 것은 체지방이 아닌 대부분 체수분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체내에 탄수화물이 모두 소모된 이후 근육 속에 글리코겐을 소모하면서 근육 양은 점점 줄게 된다.

즉, 체지방보다는 제지방(탄수화물, 수분, 무기질, 단백질 등)이 빠져나가면서 기초 대사량이 감소된다. 우리가 빼려는 것은 체지방이지 제지방이 아니다. 오히려 단식으로 영양결핍, 탈모, 노화,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어 머리카락이 휭해지고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인사말을 들을지도 모르고, 다가오는 겨울 뼛속까지 시리다는 말을 실감할지도 모른다. 또한 평생 굶을 수는 없기에 단식 후 음식을 먹게 되면 굶주렸던 우리 몸은 이때다 싶어 저장하려는 기능이 강화되어 음식물을 지방으로 저장하려 한다. 먹는 족족 몸 구석구석에 쌓아두어 즉,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만약 다이어트를 위해 굶겠다면 1박 2일 또는 2박 3일의 단기간 단식은 괜찮다. 그러나 이때는 체중감량 즉, 체지방 감량의 목적이 아닌 식습관을 바꾸기 위한 첫 단계로 단기간의 단식 이후에는 '밥량'이 줄어들어 이전의 절반만을 먹어도 예전처럼 포만감을 유지하게 되어 식사량을 자연스레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체지방 감량을 위한 그 이상의 단식은 좋지 않다.

건강한 다이어트는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며 신체의 생리적인 기능 장애 없이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10% 덜 먹고 10% 더 움직이면서 섭취 칼로리는 줄이고 소모 칼로리는 늘린다면 한 달에 약 1~2kg을 뺄 수 있다.

롤 모델을 다이어트에 성공한 연예인으로 삼지마라. 당신은 1주일간 굶을 수도 없고 몇 개월 동안 4시간 이상 운동할 시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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