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노하우 대덕특구 출연연 '과학나눔' 속속 동참

30년 노하우 대덕특구 출연연 '과학나눔' 속속 동참

<국가 미래 창의적 과학인재 양성에 달렸다>

  • 승인 2010-10-03 13:09
  • 신문게재 2010-10-04 12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100만명을 먹여살릴 1명의 창의적 인재를 구하기 위한 노력이 뜨겁다.

NHN은 '창의'의 개념을 '이용자 불편을 읽어내는 크리에이티비티로 정의하고, 이에 맞춘 인사 채용을 실시한다. 디자인 부문의 경우 UXDP(User Experience Design Practicum) 워크숍을 통해 11일간 디자이너 공동체, 팀워크의 중요성, 웹과 브랜드 등의 주제를 놓고 현직 디자이너와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창의적 인재 여부를 검증받게 된다.

정부도 그동안 '모방형 인적자본'을 지향해왔다면 이제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창조적 인재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던져진 새로운 시대적 화두는 바로 창의인재 양성이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는 과학적 창의성을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창의인재가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창의성을 소수만의 선천적인 능력으로 오해하는 입시위주 학교교육에서는 현재 창의·인성 교육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다. 창의·인성 교육은 주로 유·초등 교육에 집중된 만큼 대학생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창의관련 프로그램은 학부생연구프로그램(URP:Undergraduate Resea rch Program)와 HP(Honors Prog ram) 정도다.

URP 지원사업은 일정 수준의 연구수행 능력을 갖춘 이공계 학부생들에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학생 스스로 6개월~1년간 연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2008년부터 15개 과제로 시작돼 작년 104개가 진행됐으며 올해는 150개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한 과제당 6개월 과정은 1000만원, 1년과제는 2000만원씩 지원된다.

우수한 역량을 가진 공과대학,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에게 심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HP프로그램은 올해 3월부터 한양대학교가 본격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보유한 연구·생산시설, 교육 프로그램 등을 학생들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적극 활용하는 과학교육 기부 운동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덕특구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최근 들어 교육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30년간 축적된 연구역량과 연구 인프라, 우수한 연구인력 등 연구원의 물적·인적자산을 매개로 교육기부에 속속 동참하며 과학나눔 실천에 힘쓰고 있다.

▲교육기부 통해 신과학대중화 활동=과학기술계 출연연 중에서 교육기부의 첫 스타트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끊었다.

지질자원연은 지난 8월 6일 출연연 최초로 연구원이 보유한 지식재산을 교사들에게 제공하는 교육기부식을 갖고 교육기부 활동을 선언했다. 지질자원연이 마련한 프로그램은 초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크리에이티브 지오 캠프(Creative Geo Camp)-지질과학자와 함께 하는 테마여행'. 이 캠프는 전국 초중등 과학교사 72명이 2박3일간 지질여행을 테마로 체험 중심의 지구과학내용을 배우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매년 여름방학을 이용, 청소년과 교원들을 대상으로 항공우주 현장체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항공우주과학 캠프를 연다.

캠프는 우주발사장인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와 국립 청소년체험센터에서 다양한 우주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지난 4월 한국과학창의재단과 교육기부협약을 체결한 국가핵융합연구소는 '퓨전 스쿨(Fusion School)'을 통한 교육기부 활동에 나서고 있다. 퓨전 스쿨은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핵융합 및 플라즈마를 체험하고 배울 수 있게 한 것으로, 퓨전스쿨 심화과정이 대표적인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퓨전스쿨 심화과정은 일반고 학생에게 이공계 진출을 촉진하고 과학문화 확산을 심어주기 위한 것으로 올해 학교장 추천을 받은 16명의 대전지역 고교생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핵융합연 과학자의 특별강연과 과학체험 활동을 수행하고 핵융합 관련 산학연 현장학습 및 해외 연구기관 방문기회를 갖는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2008년부터 여름방학을 맞아 출연연과 대학 등이 참여해 진행하고 있는 과학체험 프로그램인 '주니어 닥터'를 간판 교육기부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주니어 닥터는 전국 초중고교생이 대덕특구 내 연구기관의 연구성과와 연구분야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과학대중화 사업이다. 기초연은 주니어 닥터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과 호응이 높아지자 발전·확산시켜 나가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여름방학마다 전국 과학교사들을 대상으로 줄기세포ㆍ바이오나노 등 첨단생명공학 분야 이해 증진을 위한 'KRIBB 바이오스쿨'을 진행한다.

생명연 측은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제고시켜 교육현장에 적용함으로써 학생들의 과학교육과 미래의 꿈을 키워주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화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는 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연구원들이 직접 홍보대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현장감 넘치는 강연과 연구현장을 소개하고 견학결과를 홈페이지에 올려 많은 호응을 얻어 매년 1000명 이상씩 방문인원이 증가하고 있다. 화학연 측은 하반기에는 중등교사 연수프로그램을 추진해 참여교사가 실험실에서 연구원과 함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토론함으로써 첨단화학기술을 교육현장에 적극 연계시킨다는 복안이다.

▲개도국 대상 교육훈련 전수로 나눔실천=출연연들은 최근 개도국의 과학기술 분야 전문인력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글로벌 교육기부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2년 원내에 개도국 원자력 요원의 교육훈련을 전담하는 '국제원자력교육훈련센터(INTEC)'를 개관, 지난해까지 248개국 1750명의 원자력 관련 인력에 대한 교육훈련을 마치는 등 글로벌 원자력인력 양성소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역시 개도국을 중심으로 37개국 360여명에 대한 교육훈련을 통해 우리나라 원자력 교육훈련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규제기술을 바탕으로 안전규제 관련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는 '국제원자력안전학교'를 통해 과학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동남아를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국가 등 원자력 도입을 했거나 도입을 희망하는 34개국 28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개설하는 등 다양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한국전에 참전한 8개 개도국의 국가표준기관을 대상으로 해당국의 측정표준 확립 및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협력사업으로 과학나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과 공교육이 만나 시너지를 이루면 이공계 분야 창의적 인재 양성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향후 초·중등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해 과학교육 기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각층에서 부는 교육기부나눔 운동=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 전·현직 기관장과 연구원, 교수, 과학계 관료들로 구성된 '대덕과우회(회장 강민호 KAIST 교수·ICC 부총장)'는 올해부터 과우봉사단의 활동과 체계를 정비하면서 봉사단체로서의 변신을 본격 선언했다. '재능 기부'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발맞춰 그동안 정부출연연 등에 몸담으면서 축적한 지식과 노하우를 지역에 기부하겠다는 것이다.

대덕과우회는 지난 1994년부터 친목단체로 운영, 현재 108명이 활동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출신들이 주축이지만 정부출연연은 물론 대학, 정부기관 출신 원로 등 광범위한 '인력 풀(pool)'을 자랑한다.

대덕과우회는 봉사단체로의 변신 선언과 함께 지난 4월 엑스포과학공원 내 첨단과학관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이 자리에는 이상민 의원과 현직 정부출연연 기관장 등이 참석해 대덕과우회의 활동에 힘을 실었다.

대덕과우회의 첫 조직적인 봉사활동은 우리나라의 미래 과학도인 학생들을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했다. 대덕과우회는 최근 대전시·충남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냈다.

공문 요지는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과학 꿈나무들에게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고 싶다는 것.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중·고교생에게 직업체험 기회 등을 제공하기 위한 교육기부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학교에서 창의·인성교육을 강화하고 현장체험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체결됐다.

고등학생을 둔 학부모 김희자(45·만년동)씨는 “대전의 경우, 다른지역에 비해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인력풀이 많다는 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교육기부 운동'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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