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춘당 근린공원
대전시티투어 역사문화코스는 대전역을 출발해 동춘당 근린공원과 우암 사적공원을 가장 먼저 찾는다.
1905년 터를 잡은 대전역을 출발한 시티투어 버스는 400여년의 시간을 거슬러 1600년대 학자의 생활모습을 짐작케 하는 고택에 닿는다.
대덕구 송촌동 계족산 자락에 자리한 동춘당 근린공원은 양반의 도시 대전에서 강직한 선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동춘당 송준길(1606~1672)이 낙향해 자신의 호를 따 이름을 지은 곳으로, 학문을 닦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자그만 팔작지붕의 기와에 정면 3칸, 측면 2칸의 아담하면서 단아한 동춘당과 동춘당 송준길의 후손들이 거주하는 동춘당 고택, 그리고 신위를 모신 별모와 가묘를 볼 수 있다.
동춘당은 한여름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대청마루와 겨울에 사용할 수 있는 온돌방이 한 지붕 아래 조화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여기 걸린 현판은 우암 송시열의 글씨여서 더욱 눈길을 끈다. 같은 시대에 살았고 친척 사이라는 점에서 송시열과 송준길은 이곳에서 함께 국사도 논하고 후학도 양성했다.
동춘당 근린공원은 어른 어깨 높이만한 담이 이어져 아담한 고샅을 만들었고 예스런 멋을 더하고 있다. 공원 안쪽에 자리한 송용억 가옥은 동춘당 송준길의 둘째 손자 송병하가 분가하면서 거주하기 시작해 현재 11대손까지 사는 오래된 집이다. 'ㄱ'자형 평면에 주춧돌을 놓고 네모기둥을 세워 간결하게 꾸민 안채가 있다.
예전의 동춘당과 동춘당 고택 뒤편으로 계족산이 훤히 보였다지만, 지금은 아파트에 둘러싸여 그때와 경관은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동춘당은 옛 가옥의 모습뿐만 아니라 도심 속 공원의 기능도 함께 하고 있다. 너른 잔디밭에 옛 지형의 옛길과 경작지 등을 복원해 선비의 옛 생활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또 이곳에 있는 대전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은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호 웃다리농악과 16종의 기·예능 보유자들이 전통을 잇도록 전수생들에게 전수교육을 하는 장소다. 무대공연이 수시로 열리고 무형문화재에 대한 전문가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우암사적공원
우암 사적공원을 출발한 시티투어는 다시 우암 송시열(1607~1689) 이 학문을 닦던 곳을 복원한 사적공원에 도착한다.
동구 가양동에는 송시열이 말년에 제자를 가르치고 학문에 정진하던 남간정사, 건축미가 뛰어난 기국정, 송시열 문집인 송자대전판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문화재가 보전된 의미 깊은 곳이다. 또 공원 곳곳에 연못과 잔디 등이 잘 단장돼 도심 속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단청이 화려한 입구를 지나 공원 안에는 기와를 얹은 옛 건물과 푸른 잔디 그리고 뒤에 보이는 계족산까지 한눈에 들어와 편안함을 더한다.
서원 안에는 모든 괴로움을 참아야 한다는 뜻의 인함각(忍含閣), 모든 일은 명확하게 하고 마음을 맑게 하라는 뜻의 명숙각(明淑閣)처럼 공부하는 사당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연못과 이를 내려다보는 덕포루가 조화를 이루며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근사한 풍경을 뽐낸다. 이어 만나게 되는 남간정사(유형문화재 제4호)는 그 건물 모양새며, 나무와 냇물이 조화를 이루는 게 감탄을 자아낸다.
1683년 지어진 남간정사는 2층 누각식 건물로 암반 위에 세워졌으며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이다. 계곡의 물이 건물 대청밑을 흐르도록 설계했다. 이곳에서 송시열은 전국 유림 제자들에게 학문을 강론했고 북벌책을 연구했다. 장경각에는 송자대전목판이 보관되어 있다. 송시열 의 문집과 연보 등을 만든 것으로 총 1만 1023개의 목판이 보관돼 있다. 장경각 밖에서만 볼 수 있다.
▲뿌리공원
시티투어는 다시 대전시내를 통과해 보문산자락 끝에 있는 한적한 뿌리공원에 닿는다. 유등천 상류의 맑은물을 앞에 끼고 산자락에 안기듯 자리한 뿌리공원은 맑게 흐르는 하천과 잔디밭, 각종 성씨 조형물이 조화를 이루며 장관을 이룬다. 대도시 속에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관람객들의 감탄사를 자아낸다.
뿌리공원은 한번 찾으면, 다시 오고싶은 아쉬움을 남기는 곳이다.
주차장에서 뿌리공원에 들어가기 전 건너는 만성교는 우리나라의 모든 성씨가 한곳에 모인다는 의미처럼 성씨 조형물을 만나는 입구가 됐다.
뿌리공원에는 야트막한 언덕에 잔디를 가꾸고 성씨의 유래를 담은 조형물이 136개 세워져 있어 누구나 이곳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밀양 박씨는 둥근 박에서 깨어 나오는 형상의 조형물을 세웠으며 은진 송씨는 생명감 넘치는 불꽃을 형상화했다.
이곳에서 자신의 성씨 조형물을 찾아보고 거기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보는 것도 뿌리를 생각하는 기회가 된다. 또 유등천 상류의 맑은 물과 푸름을 자랑하는 보문산 자락은 잔디밭에 앉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 이곳 유등천에서 타는 오리유람선은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 데이트코스가 됐다.
전국 최초의 한국족보박물관도 뿌리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이다. 매년 4월에는 뿌리공원에서 '효문화뿌리축제'가 선보인다. 전국의 각 성씨가 모이고 이에 맞춰 전통놀이를 체험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보문산공원과 대전 오월드
대전시티투어 역사문화코스에는 레저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보문산 관광단지와 오월드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동물원과 놀이동산, 플라워랜드가 한 곳에 있는 오월드는 계절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관광명소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형 사파리는 인기다.
보문산관광단지는 1시간여의 짧은 등산으로 대전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보문산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고 곳곳에 체육시설도 있어 여유 있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올 가을에는 보문산에 동굴형 수족관 아쿠아월드가 개장을 앞두고 있어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 질 전망이다.
※ TIP 꼭 알아 두세요
시티투어 '역사문화코스는 오전 9시, 10시 40분, 오후 1시, 2시 40분, 4시 20분 등 하루 5번 운행된다. 코스는 대전역~동춘당근린공원~우암사적공원~문창시장~보문산~오월드~뿌리공원~대전역이다.
시티투어 '역사문화코스'역시 자신이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고 대전역에서 승차하면 된다. 티켓은 버스 안에서 끊을 수 있다. 어른 2000원, 청소년 1000원, 어린이 500원이다. 승차권은 하루 동안 유효하다. 관광지에서 버스를 내려 둘러본 후 다음 시간에 맞춰 시티투어에 승차해 또 다른 관광지로 이동할 수 있다.
대전시티투어는 배차 간격이 2~3시간에 다소 길어 모든 관광지를 하루에 둘러보기 어렵다. 자신이 관광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둘러볼 관광지 2~3 곳을 정하고 시티투어를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다.
시티투어 버스에 문화관광해설사가 항상 탑승해 대전의 역사와 주요 관광지의 둘러볼 수 있는 곳을 설명하므로 시티투어로 이동하는 동안 관광지의 사전정보를 얻을 수 있다.
동춘당 근린공원과 우암사적공원에서도 문화관광해설사가 직접 문화재 해설을 진행하는 만큼 현장에서 해설을 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0~30명의 단체 이용은 모두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특히, 역사문화코스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지역의 오랜 고택과 자연경관을 관람할 수 있어 사진기를 준비하고 미리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놀이시설과 동물원 등이 있는 오월드의 입장료는 시티투어 이용료와 별도로 내야 한다.
동춘당에서는 매년 9월 동춘당 문화제가 열리며 우암사적공원에서는 10월 문화제, 뿌리공원에서는 매년 4월 효문화뿌리축제가 개최된다. 시설이용 관련 자세한 문의는 시티투어 안내소(☎042)253-0005)나 대전시청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월요일과 명절 연휴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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