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들랑브르와 메생이 프랑스 자오선을 따라 잰 거리를 바탕으로 만든 미터원기가 바로 1 미터라고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1 미터는 여전히 이 같은 근거에서 정의된 길이일까? 그렇지 않다. ‘1 미터는 바로 이거야’라는 미터의 정의가 새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미터협약 이전에 이미 미터법을 수용한 나라들은 자국의 미터원기가 얼마나 정확한지 프랑스에 검사를 요청해야 했다. 덕분에 프랑스는 강대국 노릇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미터원기 자체가 마모되고 손상되는 일들이 벌어졌다. 1837년에는 바이에른의 한 과학자가 원기의 끝 부분에 생채기가 난 것을 발견했다.
1864년에는 현미경 검사를 통해 한 면에 흠집이 난 사실도 발견했다. 게다가 화학자들은 순수하다고 여겼던 백금 자체가 이리듐이란 금속과 섞여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즉 온도에 따른 미터원기의 팽창률이 순수한 백금일 때보다 복잡해진다는 의미였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미터원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새로운 원기는 90 %의 백금과 10 %의 이리듐의 합금으로 당시 미터법을 사용하는 나라의 수만큼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 가운데 하나를 대표 원기로 삼았다.
그 결과 1889년 열린 제1차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새로운 국제미터원기가 공표되었다. 이때부터 국제미터원기의 길이가 미터의 정의가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정의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건 아니다. 현재는 이보다 훨씬 복잡한 다음과 같은 정의로 바뀌었다. “미터는 빛이 진공에서 299 792 458분의 1초 동안 진행한 경로의 길이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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