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비만을 비습(肥濕지방과 수분) 혹은 담음(痰飮 기혈의 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생기는 노폐물)의 과잉축적, 어혈(瘀血), 장부(臟腑)의 기허(氣虛), 체질 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린 불균형으로 보고 있다. 이를 세분화하면 기허·양허비만(氣虛·陽虛肥滿), 혈허비만(血虛肥滿), 간울비만(肝鬱肥滿), 비허비만(脾虛肥滿), 식적비만(食積肥滿) 등으로 분류해 개개인의 상태와 변증에 맞는 치료법을 사용한다.
▲ 허동석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비만센터 교수 |
이런 경우에는 기력을 보강하는 약제(補氣之劑)로 인삼, 녹각, 황기 등과 함께 육계, 건강, 정향 등의 양기를 도와주는 약제(溫陽之劑)를 활용하면 지구력과 면역력이 향상되며, 장기간 절식을 하면서 운동을 병행해도 쉽게 피곤해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혈액이 부족해생기는 유형(血虛肥滿)=영양의 공급과 분해가 저하되면서 생기는 비만으로 종종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기는 손발이 시리고 냉한 증상(手足闕症)과 부종(浮腫)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음액과 혈액을 보충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약제(補陰, 補血, 行血)인 녹용, 구기자, 당귀, 천궁, 홍화, 소목 등을 활용한다. 물론 운동이나 냉온욕, 경락마사지 등을 보조적으로 활용하면 기혈의 순환이 잘되어 부종은 줄어들게 된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유형(肝鬱肥滿)=일상 및 사회 생활에서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심리적인 자극을 받게 되면 간이 자극(肝鬱)을 받게 되는데 한의학에서는 간의 기운이 너무 성하게 되면 비장을 자극해 식욕이 증가되어 폭식이나 과식을 하게 되는 스트레스성 폭식을 유발하게 된다. 간의 울체를 풀어주는 인진, 진피 등의 약재를 활용함과 동시에 스스로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제일 좋아하는 여가 생활을 가지는 것이 꼭 필요하다.
▲비위의 기능이 충만해 생기는 유형(脾實·食積肥滿)=소화기관이 튼튼해 굶거나 폭식을 해도 좀처럼 비·위장의 기능이 손상 받지 않는 유형으로 바른 식습관과 운동요법으로도 체중을 줄이기는 쉽다. 또한 살을 많이 빼도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바로 체중이 증가될 수 있는 체질이므로 음식 조절을 특히 주의해야 하고 반드시 운동으로 지방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비위의 기능이 저하돼 생기는 유형(脾虛肥滿)=비위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 속해 소화 및 흡수 장애를 동반하고 있어 실제 먹는 양은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에 속하며, 치료 효과도 다른 비만 유형에 비해 느리다. 이때에는 사인, 산사, 후박, 진피 등의 소화 기능을 촉진 시키는 약제를 활용하고, 붓기에 따라 체중의 변화가 심하게 변하는 수분 정체(水濕停滯)의 경우에는 복령, 택사, 차전자 등으로 수분을 제거하는 약제를 활용한다. 하루하루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할 때 비로소 무겁고 울퉁불퉁하게 느꼈던 내 몸이 가볍고 건강하게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비만은 단순한 개인의 외모상의 문제로 인식해 지켜보기만 할 것이 아닌 바뀔 수 있고 바꾸어야만 하는 질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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