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고향을 떠나 특별한 추억이나 아름다운 기억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하지만 충남이 나의 출생지이자 원적이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잊어본 적은 없다. 서울에서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길을 걷다 '충남'이라는 상호를 보면 설?고 충남 출신 사람들을 만나면 친근하고 편안했다. 충남이 선인들로부터 내려온 삶의 근원적 터전이라는 인식이 내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고향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무척 고맙고 기쁘게 생각한다.
-정무부지사 취임 후 한달이 지났는데.
▲지사보다 출발이 다소 늦어 짧은 시간에 업무를 파악해야 해 어려웠다. 청와대에서 5년동안 공직생활을 했지만 보좌 역할만 했다. 하지만 지금 자리는 보좌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종합 행정을 살피고 의사결정까지 해야하다보니 업무 폭이 넓어 준비 과정이 오래 걸렸다. 한달 동안은 오전 8시쯤 출근해서 일정을 소화하고 업무를 파악하느라 밤 11~12시에 퇴근해야 했다. 업무 파악을 하면서 많은 현안들이 있고 이의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조금 더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혜와 성심을 모아 헤쳐 나갈 생각이다.
-안희정 지사와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 친분을 맺게 된 계기와 평소 인간 안희정에 대해 느낀 점은.
▲안희정 지사와는 90년대 초 모임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됐다. 당시 국내는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국제적으로는 소련이 붕괴되면서 문명사적 변화가 이뤄지던 때다. 자연스럽게 사회발전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이념이나 도그마에 대해 폭넓게 생각하고 대화해보자는 모임이 조성됐다. 이 모임에서 안 지사를 만나게 됐다. 이후 내가 기자시절, 기자와 정치인으로서 인연을 계속 이어가면서 정치인 안희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안희정 지사는 지도자로서의 자질과 훌륭한 지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어려울 때 희생할 줄 알고 막힌 길을 열어줄 줄 아는 사람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안 지사는 이 두 가지를 해온 사람이라고 본다. 또 안 지사는 여러사람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겸손함과 큰 선택의 순간에 당당하게 선택하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386세대 정치인 가운데 가장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신뢰하고 함께 일하게 됐다.
-민선 4기 시절 정무부지사는 경제 살리기에 집중했다. 민선 5기 정무부지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민선4기 후반기에는 경제전문가를 정무부지사로 인선해 투자유치와 기업유치 등 경제 분야에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민선5기 새로운 충남을 건설하고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 나가기 위해서는 도정의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식에 있어 정무적인 뒷받침 등 폭 넓은 역할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
정당 관련 업무 등 기본 정무적인 분야는 물론 의회 활동 및 언론인과의 협력·지원과 소통, 도정홍보 업무와 함께 4대강(금강)사업 및 행복도시 추진에 관한 사항을 다루게 될 것이다. 청와대에서의 경험을 살려 도정 시스템을 도정의 형편과 상황에 맞게 최적안을 만들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역할에 충실하겠다.
-민선 5기의 핵심을 대화와 소통으로 압축해 이야기한다. 대화와 소통이 의미하는 것은.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해 내자는 것이다.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대결과 투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이야기한다. 이념, 정체성 등 상호 존중 속에서 민주적인 타협을 위한 소통이 필요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나 4대강(금강)살리기 사업의 경우 진정한 대화와 소통의 부재 속에서 대결과 반목이 발생한 것 아닌가.
원칙과 신뢰에 기반을 둔 대화와 소통이 도정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보고 주요도정 추진과정에서 도민과의 격의 없는 대화를 진행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위한 민·관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고 주민 참여예산제 및 감사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다.
-안희정지사 공약사항으로 지역 언론 발전 기금 조성을 내걸었는데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나.
▲지역 언론 발전 기금 조성사업은 지난 2004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지역신문 발전지원 특별법'에 근거를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지역신문의 건전한 발전기반을 조성해 다원화 된 우리 사회의 여론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궁극적으로는 민주주의의 실현 및 지역사회의 균형발전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달 중 토론회 및 의견수렴 등을 통해 지원대상 및 규모, 기금운영 방법 등을 정하고 '지역신문발전 지원조례'를 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12월에는 '충청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를 구성해 2011년부터 지역언론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실시, 지역 언론의 건전한 발전과 육성을 도모할 방침이다.
-4대강 사업을 놓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최근 재검토 위원회도 설립되면서 본격 행보에 나섰지만 정부도 사업 강행의지가 만만치 않은데.
▲우선 금강살리기 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의 설립 취지부터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재검토 특위는 4대강(금강)사업 전체를 무조건 반대하기 위해 출범한 것이 아니다. 도민의 우려의 목소리가 많으니 민주적 절차에 따라 환경도 살리면서 강도 살려나가는, 더 좋은 금강 살리기 정책이 있는지 살펴보자는데 있다.
도민들도 금강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되살리면서 아름답게 잘 가꾸자는 생각에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본다. 이는 정부와 국민 모두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선 도민들로부터 이야기도 듣고 전문가 조사도 해 논란이 된 사업들에 대한 검증 과정을 거치자는 것이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사업을 계속할 경우 특위에서 대안을 마련해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은데.
▲재검토 특위가 실효성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 공감한다. 시기성의 문제로 정부의 수용정도 등 한계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주민의견을 통합하고 객관적인 검증을 통해 모범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고 실효성 있는 일이라 확신한다. 대통령도 '지역의견을 모아 개진하면 충분히 듣겠다'고 말씀한 바 있다. 또 충분하지는 않지만 특위와 전문가 포럼 출범 자체만으로도 지역의 민의가 어디에 있는가를 중앙정부에 전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도 판단하고 있다. 특위 활동이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라도 특위 활동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고 한다. 면밀히 검토해 정확하고 책임 있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민선 5기에는 도청 이전이라는 지역 현안이 자리 잡고 있다. 성공적인 도청 이전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도청이전이나 공공기관 이전, SOC사업 등은 단순히 자치단체의 사업이 아니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한 정부 사업이다. 따라서 사업의 타당성과 꼭 해야만 하는 논리를 개발하고 국회의원 등과 힘을 합하면 국비 확보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도청이전신도시의 경우 모두 2조 88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중 시행사인 충남개발공사와 LH가 70% 정도인 1조 9800억원을 투입하고 도비 6600억원을 포함한 국·도비 등 공공재원이 8900억원 필요하다.
청사 신축비, 학교, 주민편익시설 등 전체 사업비를 국비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와 정치권을 상대로 국비확보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경주할 계획이다. 특히 도비는 재원여건을 감안해 신도시 조성이 완료되는 2020년까지 사업별로 시급성을 감안, 착공시기 등을 조정한 후 추진할 예정이다.
-민선5기 슬로건이 '행복한 변화, 새로운 충남'이다. 변화가 필요한 부분과 새롭게 이뤄내야 할 충남의 과제는 무엇인가.
▲행복한 변화는 민선 5기 충남의 정책과 전략이 반영된 단어다. 과거에는 부국강병이나 강한 나라가 한 국가의 중요한 가치였다. 하지만 이같은 가치도 인간의 삶에서 행복의 한 요소이기 때문에 공감을 얻었던 것이다. 이제는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이 중요한 시기가 됐다. 사회에너지가 발전해도 삶을 보다 행복하게 해주는 교육이나 일자리, 노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국민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개인이 한 평생 살면서 얼마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이같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지방정부의 역할을 해보겠다는 뜻이 슬로건에 담겨있다.
이를 이뤄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점이 대화와 소통이다. 도정의 모든 정책입안과 결정과정에 도민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이를 토대로 도정이 움직여 나가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행복도시의 차질없는 추진, 4대강(금강)사업의 재검토,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교육과 복지, 일자리 창출,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 등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에 대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추진을 위해 소통의 방법을 고민하면서 안희정 도지사의 도정운영이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나가겠다.
□ 김종민 부지사는
▲충남 논산 출생(1964년 05월 12일)
▲학력사항
-장훈고등학교 졸(1982)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 학사(1992)
▲경력사항
-내일신문 기자(1993)
-시사저널 정치부 기자(1999)
-대통령 정무기획 행정관ㆍ국정홍보 행정관ㆍ홍보기획 행정관(2003)
-대통령 상근부대변인, 대통령 대변인(2004)
-대통령 국정홍보비서관(2005∼20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