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악몽 이제 그만… 불씨 샐틈 없이 막는다

산불 악몽 이제 그만… 불씨 샐틈 없이 막는다

2002년 청양 · 예산 3095㏊ 잿더미로 산림·재산피해 94억 달해 도내 '최악'

  • 승인 2010-07-29 14:03
  • 신문게재 2010-07-30 10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지난 2002년 4월 14일 청양·예산에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다. 청양에서 발화된 이 산불은 바람을 타고 예산으로 번져 양 지역의 산림을 태운 뒤 이튿날이 돼서야 진화됐다. 당시 산불로 청양군 비봉·운곡면(1211㏊)과 예산군 광시·신양면(1884㏊) 등 4개 면, 29개 마을 3095㏊가 잿더미로 변했다.

재산피해도 커 산림피해만 61억원에 달했고 주택 37동을 포함해 건물 79동이 불에 타고 가축 970여 마리가 죽어 33억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이 산불은 충남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최악으로 기록되고 있다. 충남도와 청양, 예산은 이후 산림복구에 전력을 다했다.

피해 지역에 대한 정밀 조사 후 피해 면적 가운데 1129㏊(36%)는 자연복원으로 치유되도록 하고 나머지 1966㏊(64%)에 대해서는 2003년부터 4년 동안 100억원을 들여 소나무 등 20개 수종 336만 그루를 식재하는 등 인공복원 작업을 완료했다.

복원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당시 피해 흔적은 대부분 사라졌다. 당시 식재한 나무들이 꾸준히 생장했고 매실, 밤나무, 산수유 등 유실수 등은 새로운 농가소득원이 됐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한 지 8년이 지났지만 당시의 악몽은 주민과 자연 군데군데 남아있다. 나무를 심는 것 못지 않게 보호하고 가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산불 예방 및 산림 보호를 위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도는 충청체신청과 산불방지 협약을 체결하고, 이동량이 많은 우편집배원을 '산불감시ㆍ신고도우미'로 위촉, 산불 발생시 현장 조치와 상황 전파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 마을 이장들을 활용해 1마을 1감시원을 배치했고 산림과 연접한 경작자들을 중심으로 113개조 875명의 인화물질 제거반을 편성해 논밭두렁 2991㏊의 인화물질을 제거해 산불 발생 요인을 제거했다. 이밖에도 소각금지 경고판 설치 등 산불취약지 관리, 감시원 이륜차 산불보호경보장치 설치, 등산로 등 산불취약지 무인방송기기 설치, 산불 진화차량 구입 및 배치 등 산불방지를 위해 현장감 있는 시책들을 발굴,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산불 발생이 많은 봄철, 충남지역 산불은 전년에 비해 15% 수준에 머물면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다.

도가 산불 집중 방지 기간으로 정한 지난 2월1일부터 5월10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2건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3건에 비해 9건(84.62%)이 줄어든 것이다. 산불 발생률이 무려 15.38% 수준으로 큰 폭 떨어져 제주를 제외하면 전국 광역도 중 산불이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피해 면적도 2009년에는 3.6㏊였으나 올해는 0.2㏊로 18배 줄었다. 이는 지난 1974년 산불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적은 것이다.

도는 또 산림 병해충 예방을 위해서도 산림환경연구소에 나무병원을 설치하고 산림, 가로수, 마을주변, 정자목, 공원 등 생활주변 나무에 대한 병해충 발생 예찰조사 및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나무를 가꾸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데 애써 가꾼 산림에 화재나 병해충이 발생하면 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며 “심는 것 못지않게 나무를 잘 가꾸는 일도 소중한 만큼 산림이 화재나 병해충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예방활동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우 기자 jabd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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