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미터원기와 질량원기가 만들어지면서 프랑스는 1799년, 미터법을 파리 주변 지역에서부터 강제 시행했다. 그리고 1801년 당시 프랑스 최고 지도자이자 곧 황제가 될 나폴레옹이 과학자들의 노력의 결실을 수용하면서 프랑스 전역에 미터법 사용을 강제로 의무화시켰다.
하지만 이미 사용하고 있는 도량형 단위를 갑자기 바꾸어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어서 국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게 된다. 처음에는 미터법에 열렬한 지지를 보내던 나폴레옹도 러시아 침공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권력이 약화되자 미터법을 철회하고 예전의 낡은 도량형 제도를 쓰게 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겪은 후인 1840년, 미터법 제정에 돌입한 지 50여년 만에 프랑스는 국내와 식민지에서 미터법 사용을 의무화했다. 이는 그사이 국제적으로 일어난 많은 변화 덕분이었다. 프랑스는 무역 대상과 제국의 영토를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넓혀 나가면서 통일된 도량형을 사용하면 소통과 무역에 유익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1872년 세계 28개국의 '미터국제위윈회' 위원들은 프랑스 파리에 모여 세계의 여러 도량형을 비교해 보고 그 가운데 미터법이 실용적이고 학술적으로도 편리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리고 1875년 5월 20일, 17개국이 미터협약(Meter Convention)을 체결하면서 미터법은 명실상부한 국제 단위체계로 발전하게 되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