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중심연합을 창당한지 석 달 여가 지났다. 지난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혀 달라.
▲보통 사람도 태어나서 100일이 지나야 사람 구실을 한다고 한다. 국민련은 말하자면 100일도 지나기 전 갓난 아기때 지방선거에 임해 심판을 받았다. 제 구실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준비가 부족했다. 의욕에 비해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기초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선거에 임해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래도 충청 정치세력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을 평가해 준 분들이 있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고 있다. 지금은 비록 왜소한 모습이지만, 충청의 힘으로 나라를 바꾸겠다는 결심은 내 평생의 고민이고 신념이다. 그것이 충청인의 은혜를 갚는 길이기도 하다는 다짐을 새롭게 다지는 기회이기도 했다.
-지방선거 결과를 좀 더 구체적으로 진단한다면?
▲굳어 더 평가를 덧붙인다면 충청을 하나로 묶겠다는 초심을 어떻게 지역 주민들에게 각인시킬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요인이었다고 본다. 그 의지와 결과를 연결시켜서 정치인으로서의 자세와 방법을 가다듬는 동시에 보다 많은 노력이 요구되는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주민에게 다가가는 것은 주민들이 그것을 받아 들여 줄때 가능한 것이다. 충청인들의 생각을 내가 제대로 읽지 못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진정성에 대한 외면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진솔한 모습을 다시 보여 주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선거 결과를 단기적으로만 보면 주민들의 평가를 놓고 절망 또는 희망을 얘기하겠지만, 지금까지 내가 걸어 온 길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앞으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충청인에게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지 찾아가겠다.
▲충청을 하나로 묶겠다고 약속한 만큼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속 노력할 생각이며, 하루 이틀에 진로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탁류를 맑게 바꾸는 역할을 하루 이틀에 끝내지 못하더라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샘물 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변함없는 모습으로 한 길을 갈 것이다. 국민들도 늘 깨끗한 샘물처럼 정치를 새롭게 만들고 국민과 함께 하는 따뜻한 심대평의 모습을 바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련의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시각도 있다.
▲심대평의 정체성은 확고하다. 지금껏 충청사랑에 눈 먼 사람으로 평가 받아왔고, 보수지만 진보를 아우를 수 있는 창조적 실용주의를 주창해 나갈 수 있는 확실한 사람으로 인식돼 있다고 본다. 그것이 무엇보다 확실한 정체성이다.
우리 사회는 그 동안 중도와 실용을 매도해 온 경향이 있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 안되는 정치 풍토가 존재 한다. 하지만 늘 중도가 강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화해와 타협이 가능한 사회가 된다. 늘 그걸 바라 왔던 사람이고, 이 나라와 지방의 정치를 살리는 정치를 할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져왔다고 자부한다. 항상 편을 가르는 정치풍토는 사라져야 한다.
-최근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와 일부 여권 인사가 주장하고 있는 보수대연합론에 대한 견해는?
▲보수대연합론은 지난 대선 때 내가 국민련 대선 후보로서 주창한 바 있다. 또 지금 시기적으로 보수대연합 논의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표를 의식한 연합 논의는 환영 받을 수 없다. 보수의 개념에 대한 논의와 신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의 구도속에서 단순히 표를 의식한 연합은 안된다. 선거에 임박할 수록 보수와 진보의 편가르기가 심해질 것이고, 정권 창출을 위한 정계 개편 논의로 나타날 것이다. 그런 정략적 보수 대연합에 대해 국민들이 환영의 박수를 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 중심의 정치세력을 모으는데 함께 해야 한다. 지금 당장 연합이나 연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필요한 경우에는 국민을 위해 연합과 연대, 통합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게 창조적 실용주의의 가치 이념이다.
-최근 총리직 하마평이 또 다시 거론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겠다.
-세종시 수정안이 폐기됐는데, 이후 세종시 추진 방향은 어떻게 설정돼야 한다고 보나?
▲행복도시는 행정만 있고 복합기능은 없어도 되는 도시나, 복합기능만 있고 행정은 없는 도시가 돼선 안된다. 그래서 원안과 수정안이 통합된 안이 세종시를 제대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고, 지금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이제 충청인 자주결정론을 바탕으로 새로운 세종시 발전 통합안을 만들고 추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전문가와 지역 주민, 정치권, 행정가 등이 함께 새로운 통합안을 도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아가 원안과 수정안 논란 속에서 소지역주의로 자기 지역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면 새로운 갈등의 시발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싶다. 과학벨트는 어디에 와야 하고 삼성은 어디에 와야 하고 이런 식의 논란이 충청권을 시발로 영호남이 매달려 유치 논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대단히 우려스런 일이다. 나라도 살고 지방도 사는 큰 틀의 새로운 국민 통합과 화학의 길을 함께 열어가야 한다.
-현 정부가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그간의 국정운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며, 이후 후반기 국정운영과 정국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민주주의 하에서는 결과 뿐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 결과만을 중요시하면 독선으로 흐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종시와 4대강 문제 등을 보면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너무 중요시 한 것은 아닌지 다시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또 현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외형적으로는 경제회복이 높이 평가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통계와 외형상의 성과를 거뒀으면, 이제는 서민이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생활경제와 관련해 내실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국정 운영과 관련해 레임덕 얘기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원칙적으로 인정될 수 없는 것이다. 5년 단임제 하에서 대통령에게 레임덕 이라는 말을 붙이는 것 자체가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고, 국민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대통령은 떠나는 날까지 레임덕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다. 우리와 같이 안보 문제 등이 중요한 나라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앞으로 본인의 정치인생에 있어 꼭 이루고픈 꿈이 있다면?
▲충남지사 시절 나는 항상 '1등 충남'을 외쳤다. 16개 시도 중 14위를 할때나 2위를 할때나 목표는 항상 1등으로 삼고 달성했다. '1등 충남'을 실현하는게 지금도 내게 남은 역할이고, 그 역할을 맡아 할 것이다. 정치적 꿈은 어떤 개인적 성취가 아니라 충청의 힘으로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민듣 사람으로서 젊은 후배들이 앞장서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거기에 힘을 쏟을 것이고, 국민 제일의 정치 아카데미를 만들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 심대평 대표는 누구?
1941년 공주에서 태어나 대전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66년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국무총리실과 청와대 비서실 등에서 근무한 뒤 두 번의 관선 대전시장을 지냈다. 이후 관선 충남지사와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과 대통령 비서실 행정수석비서관을 역임했으며, 3번의 민선 충남지사를 지냈다. 2007년 대전 서구을 보궐선거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고, 현재는 공주ㆍ연기 지역 국회의원과 국민중심연합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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