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LG전 2연승으로 탈 꼴찌를 노리던 한화이글스가 기아타이거즈의 16연패를 끊어주는 제물이 되고 말았다.
한화는 지난 9일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기아와의 원정경기에서 2-4로 역전패했다.
한화는 이날 3회초 최진행의 2루타로 2점을 먼저 뽑아내며 승기를 잡았지만 3회말 한 점을 내준데 이어 4회말 두 점, 6회말 한 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한화 타자들은 이날 10승 투수 양현종(선발) 등 기아의 투수진으로부터 6개의 안타를 뽑아내는데 그쳤고, 한화는 유원상(선발)과 양훈, 김재현, 송창식, 허유강, 양승진이 11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한화의 타선은 최진행의 2타점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득점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수비 역시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다음날인 10일 경기에서 한화는 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3회까지 무려 9점을 내준 한화는 살아난 기아의 타선에 맥을 추지 못하고 결국 3-12로 대패하고 말았다. 한화는 이날 기아에 2루타 6개, 3루타 1개 등 장단 18안타를 허용했다. 연패탈출로 살아난 기아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패 탈출의 희생양이 돼준 것도 모자라 대패까지 당하면서 한화는 기세 측면에서 최악의 결과를 맞았다. 올 시즌 한화는 기아에 3승 11패라는 명확한 열세가 됐고, LG전 2연승으로 꿈꾸던 탈꼴찌의 희망도 무등산 언저리에 놓고 와야만 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8일 LG전에서 당초 기아전 선발 일정이었던 류현진 카드를 꺼내든 것이 기아에는 약이 된 셈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결과를 놓고 친정팀의 연패를 끊어주기 위한 한대화 감독의 배려(?)라는 억측도 내놓고 있지만 탈꼴찌의 문턱에 서 있는 한대화 감독이 그럴만한 여유가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번주 부터다. 당장 13일부터 최강팀 SK와 인천 원정경기를 가져야 한다. 한화의 올 시즌 SK전 성적은 3승 6패로 열세다.
그나마 7위 넥센이 3연패로 멀리 달아나지 않고 있어 꼴찌탈출의 희망은 있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자칫 기아의 연패 바이러스가 한화로 옮겨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강순욱 기자 ksw@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