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곧 기회… 국민신뢰 회복 재도약 다짐”

“위기는 곧 기회… 국민신뢰 회복 재도약 다짐”

■ 윤석만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

  • 승인 2010-07-07 14:27
  • 신문게재 2010-07-08 9면
  • 대담=최재헌.정리=이종섭.사진=김상구 기자대담=최재헌.정리=이종섭.사진=김상구 기자
지난 지방선거에서 참혹한 성적을 거둔 한나라당 대전시당이 선거 이후 새로운 시당위원장을 선임하고, 체제 정비와 변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선거 이후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한나라당 윤석만 신임 대전시당 위원장으로부터 향후 시당 운영 방안 등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어려운 시기 시당위원장을 맡게 됐다. 소감과 함께 각오를 밝혀 달라.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과 함께하는 정당으로서의 길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겠다. 위기가 곧 기회이며, 지금이 시당이 거듭 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주민 속으로 들어가 함께 한다면 신뢰를 회복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시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한나라당 대전시당을 만들어 가겠다.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표심에 담긴 국민적 요구, 특히 충청권 민의는 무엇이었다고 보나?

▲한나라당은 대전에서는 3당이 됐다. 표심은 정권에 대한 견제 차원이 아니라 정권의 오만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주권을 가진 오너이고 정권은 일종의 피고용자라 볼 수 있다. 고용된 자가 오만하면 오너가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충청인은 세종시 문제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정권이 충청인을 이익만 챙기는 집단으로 여기고, 가르치고 타이르거나 그것도 안되면 더 집어주면 된다는 정도로 생각한 것 아닌가 싶은 면도 있다. 충청인이 정권의 오만에 대해 마지막 경고를 보낸 것 같다.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는데, 향후 세종시 건설과 국토균형발전 방향이 어떻게 설정돼야 한다고 보나?

▲세종시 문제는 국회에서 수정안이 부결된 만큼 2005년 제정된 행복도시특별법, 이른바 원안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플러스 알파 문제는 충청인이 원했던 것이 아니다. 원안에도 자족기능이 있다. 원안에 충실하되 조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충해 나가야 하는 것이 법을 집행하는 정부나 정치인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원안에 포함된 행정기관 이전과 함께 자족기능을 구체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성공적 건설을 위해 불가피한 플러스 알파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기존 산업단지 등에 대한 문제와 함께 국토균형발전의 측면에서 논의하면 된다고 본다.

수정안 부결 이후 알파 문제를 가지고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옳지 않고, 정부 역시 플러스 알파 문제를 마치 자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특혜를 주는 것 처럼 인식 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다뤄나가야 한다.

-세종시 문제를 포함해 '충청권 홀대론'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이 충청권 민의를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

▲집권 여당 출신 국회의원이 없다는 것을 더 이상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 충청 민심을 중앙정부나 중앙당에 전달해 반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시당 입장에서도 그것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예산문제에서부터 행정부처 입각, 중앙당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등에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얼마전 시도당 위원장 회의에서도 같은 뜻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당 안팎에서 변화와 개혁을 요구한 목소리가 많은데, 현재 한나라당의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현재 상황으로는 향후 총선 패배는 불 보듯 뻔하고, 정권 재창출도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당은 궁극적으로 선거에 이겨 뜻을 펼치기 위한 정치적 결사체다. 대전시당도 시민의 신뢰를 회복해 다음 선거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존재할 의미가 없다. 변하지 않으면 없어진다는 인식으로 재도약 할 것이다. 현재 각계 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계획하고 있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이번 정당대회를 계기로 새롭게 변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내 계파 갈등을 우려스런 시각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어떻게 보나?

▲당내 계파의 존재를 부인해도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총선은 물론 대선도 어렵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고, 지방선거 이후 이런 우려가 더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의 갈등 고리를 풀고, 화합 하기를 기대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차기 대선에서의 당선 가능성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현재 지지율이 가장 높은 당내 대선 주자는 박근혜 전 대표다. 박 전 대표가 아니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이 서면 자연스럽게 중심이 세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당내에서 박 전 대표가 아니라 다른 후보여도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상황은 복잡해 질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되면 공정한 경선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될 것이다.

-시당 역시 변화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강조하고 있는데,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한나라당 대전시당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빼고, 많은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정당이라면 현안과 관련된 정당의 의견을 주민에게 떳떳이 밝히고 민심을 살펴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2006년 지방선거 이후 승리감에 도취됐고, 한나라당 일색인 자치단체 및 지방의회에 대한 의존적 관계로 정당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민의를 수렴할 수 있는 시스템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조직, 주민을 위한 정책을 생산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기능, 집권 여당의 이점을 살릴 수 있는 네트워크 등을 갖춘 한나라당 대전시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본다.

-방법론적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우선 지역의 주요 현안이나 정책에 대해 시당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주민 의견을 청취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현안을 파악하고 당의 의견과 입장을 정리할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하고, 시당 및 당협위원장과 대변인단의 역할을 활성화 하겠다.

조직 역시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의지와 활동력을 가진 조직으로 정비할 생각이다. 여성과 청년 및 대학생 조직을 강화하고, 정치대학원 운영을 내실화해 정치 입문에 뜻을 가진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동시에 투명하게 정치 신인을 등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또한 생활 정치 현장에서 주민들의 생활 민원을 해결하고, 봉사 활동을 활성화하면서 민의 파악에도 주력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당원과 시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은.

▲지난 총선과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채찍질로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 이제 발로 뛰면서 현장에서 시민의 소리에 귀기울이고, 주민의 입장에서 제 목소리를 내겠다. 변화를 위해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모두 죽는다는 각오로 뛰겠다. 당원들도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기 바란다.

※윤석만 위원장은?

 1957년 대전에서 태어나 원동초등학교와 대전중ㆍ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룰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3년 제25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광주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대전과 인천지검 특수부장,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거친 뒤 법복을 벗고 정계에 입문, 2008년 총선에 출마했으며, 현재는 한나라당 동구당협위원장과 함께하는법률사무소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 ‘최초 조폭 전담 검사’ 윤석만이 말하는 그때 그시절.
 
 검사 출신인 윤석만 한나라당 대전시당 위원장은 초임 검사 시절, 당시로써는 전국 최초이자 유일의 ‘조폭 전담 검사’가 된 사연을 털어놨다.

 사연인 즉, 1986년 윤 위원장이 광주지검으로 초임 발령을 받았을 당시, 이른바 ‘서진룸살롱’사건으로 광주와 목포ㆍ전주 등 일대가 발칵 뒤집혀 있었다는 것. 당시 이미 광주지검에 자리잡고 있던 검사들은 대부분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었기 때문에, 젊고 지역 연고를 갖지 않은 사람을 찾던 끝에 조폭 전담 검사 역할을 맡게 된 것이 바로 부임한지 채 6개월이 되지 않은 윤석만 위원장 이었다는 것이다.

 이후로 윤 위원장에게는 ‘조폭 전담’ 딱지가 따라 붙어 젊은 시절을 줄곧 강력통으로 보내야 했다. 윤 위원장은 부장검사가 되면서야 비로서 특수부로 자리를 옮길 수 있게 됐고, 잇따라 서울과 대전ㆍ인천 등 3개 지검의 특수부장을 지냈다.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일이었다는 게 윤 위원장의 설명이다.

 윤 위원장은 “당시는 정부가 호남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면서 인사를 뒤짚어 놓던 때라 특수부장 보직을 두 번 이상 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며 “특수부장을 연달아 3번 하면서 칼을 너무 휘두르다 보니 검사 생활이 짧아 진 것 같기도 하다”고 회고했다.

 윤 위원장은 또 “과거 검사시절 정치인 수사를 하면서 불법 정치자금으로 판단되는 정황을 잡았지만 낙선한 후 원외에 있는 사람이라 수사를 접었던 적이 있었는데, 정치판에 와보니 그 사람들이 중진의원이 돼 있더라”며 지난 얘기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오랜 검사 생활이 몸에 배이다보니 정치인으로 변신하면서 겪는 어려움도 피력했다. 윤 위원장은 “검사 시절에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도 자제해 왔다”며 “막상 정치권에 들어와 보니 그런 습관이 정치인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검사들이 연루된 각종 리스트 파문을 보며 그래도 당시 처신과 소신이 옳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대담=최재헌 정치팀장. 정리=이종섭ㆍ사진=김상구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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