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자연으로 가는 길… 역사·문화 오롯이 배어있네

인간이 자연으로 가는 길… 역사·문화 오롯이 배어있네

녹색사업단

  • 승인 2010-06-13 13:27
  • 신문게재 2010-06-14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역사적으로 숲길은 신체적 자유와 함께 내면의 자유를 찾도록 하는 핵심 매개체이다.

▲ 산림청은 올해 새로운 산행문화의 활성화. 산림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포문화 숲길'과 '양구 펀치볼 둘레길'을 조성한다. 사진은 서산 가야산의 내포문화 숲길.
▲ 산림청은 올해 새로운 산행문화의 활성화. 산림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포문화 숲길'과 '양구 펀치볼 둘레길'을 조성한다. 사진은 서산 가야산의 내포문화 숲길.
숲길 걷기는 신체적으로 그야말로 가장 자연스러우면서 자유를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숲길 걷기는 자연 생태계와의 교감에서 자유를 만난다. 숲 생태계는 땅과 물과 햇빛과 바람을 기본으로 동식물이 상호간 상생과 상극을 교차과정 속에서 경쟁하듯 상호의존하고 있다.

산림청은 새로운 산행문화의 활성화, 산림생태계 훼손의 최소화·국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숲길’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는 지리산숲길(71㎞), 트레일형인 울진의 금강소나무숲길(21㎞)이 대표적인 숲길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올해 안으로 내포문화숲길와 DMZ트레일(양구 펀치볼둘레길) 등이 산림생태·문화적 특성이 뛰어난 국유림을 중심으로 시범조성될 예정이다.

숲길 조성사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조성하기 위해 숲길 관련 이해당사자(산악·시민단체, 학계, 지역주민 등)간 협의체를 구성,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사업추진이 될 예정이다.

숲길은 생태와 풍광이 뛰어나면서 역사와 문화가 있어 자연과 문화를 같이 교감할 수 있다. 우리의 숲과 나무와 하나 되는 마음으로 쾌적하고 온전한 자유를 만나 맘껏 누릴 수 있는 ‘내포문화숲길’과 ‘양구 펀치볼 둘레길’을 소개한다.<편집자 주>


△ 백제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서산 가야산 자락의 '내포문화 숲길'이 다음달 말 일반에 첫선을 보인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억6000여만원을 들여 서산시 운산면 가야산 자락의 용현자연휴양림내에 9.64㎞의 '내포문화 숲길'을 내고있다.

▲ 서산 가야산 자락의 내포문화 숲길
▲ 서산 가야산 자락의 내포문화 숲길
이는 242㎞에 이르는 전체 내포문화 숲길 가운데 국유림 구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오는 7월까지 탐방로 설계와 시설물 공사 등을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다.

용현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시작되는 이 내포문화 숲길은 수리암과 백암사터 등을 지나 가야사에 이르는 코스로 수리암터 해설판을 비롯해 숲길 중간중간에 옹달샘, 명상의 쉼터 등이 조성된다. 또 수리암서 백암사터에 이르는 백암사 옛길도 자연 친화적으로 복원된다.

백암사(白庵寺)는 고려시대 거찰이었던 보원사에 소속된 암자인데 이 근방에 절이 99개가 있다가 백암사가 100번째로 세워지자 모든 암자가 불타 없어졌다는 전설이 남아있다.

산림청은 시범 조성되는 첫 내포문화 숲길을 통해 산림휴양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백제 불교문화를 쉽게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역사·문화 체험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내년부터 서산, 홍성, 예산, 당진 등에 나머지 232㎞의 내포문화 숲길이 연차적으로 조성되면 이들 숲길과 연계해 내포지역 고유의 역사와 풍습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림청은 충남도와 함께 이들 지역에 60억원을 투입해 2012년까지 원효 깨달음의 길, 백제의 노을길, 동학농민군 혁명의 길 등을 낼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숲길 노선으로 정했다”라며 “친자연적인 공법으로 꼭 필요한 시설물만을 설치해 계곡과 능선의 아름다움을 원형 그대로 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개'라는 의미를 지닌 '내포(內浦)'는 지리적으로는 바닷물이 육지 깊숙이 들어온 가야산 앞뒤의 10개 고을(서산, 예산, 당진, 홍주, 해미 등)을 지칭하며 예로부터 내륙 깊숙이 발달한 하천을 이용해 상거래와 문화의 전파가 왕성했다.

※추진사항

▲2009. 2.~11. 산림문화체험숲길 기본계획 수립(산림청) ▲2009. 9. 18. 내포문화숲길협력위원회 구성 ▲2009. 10. 16. 내포문화숲길조성 협약체결- 중부지방산림청장, 서산시장, 당진군수, 예산군수, 홍성군수, 수덕사 주지 ▲2009. 9.~ 현재 협력위원회 및 실무자협의회 6회 개최 ▲2010. 1. 11. 내포문화숲길 법인발기인 총회 개최 ▲2010. 4. 1. 내포문화숲길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 발주 ▲2010. 4. 29 내포문화숲길 조성사업 실시설계 용역 완료 ▲2010. 5. 6 내포문화숲길 조성사업 발주

△ 6ㆍ25 전쟁의 상흔을 생태자원으로 ‘양구 펀치볼 둘레길’=6.25 한국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강원도 양구의 일명 ‘펀치볼’에 둘레길이 조성돼 생태 및 안보관광 자원으로 활용된다.

한때 민통선에 포함되기도 했던 펀치볼은 한국전쟁 때의 격전지로 외국 종군기자들이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모습이 마치 ‘화채 그릇(Punch Bowl)’을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 강원도 양구의 펀치볼 둘레길
▲ 강원도 양구의 펀치볼 둘레길
산림청은 국내 최북단 DMZ와 연접한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해안분지(亥安盆地:일명 펀치 볼)에 올해 3억9000여만원을 들여 60여㎞의 ‘DMZ 펀치볼 둘레길’을 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4월까지 노선 선정, 역사.문화 자원조사 등을 마치고 내달부터 실시설계를 거쳐 둘레길 시공에 들어간다.

둘레길은 1.2∼2m 너비에 기존에 나있는 옛길을 최대한 살리면서 군 작전도로 등을 추가로 활용할 계획으로, 전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는 전망대와 쉼터 등도 설치된다.

또 둘레길 주변의 군 작전 전술도로와 참호(벙커), 순찰 교통호 등을 청소년들을 위한 ‘안보체험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국방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

출발지점에는 ‘방문자안내센터’를 설치해 숲길의 현황과 유래 등을 설명하고 최소한의 안전수칙 등을 안내키로 했다.

펀치볼 둘레길이 완공되면 1990년 남침 땅굴로는 가장 늦게 양구에서 발견된 ‘제4땅굴’과 비무장지대 남방 한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을지전망대’ 등과 연계한 새로운 안보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산림청이 양구군 해안면에 건립중인 ‘DMZ자생식물원’과 민통선내 청정계곡인 ‘두타연’, 남한 유일의 고층습원인 인제군 대암산 ‘용늪’ 등과 어우러진 생태학습장으로도 활용이 예상된다.

산림청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9월부터 펀치볼 둘레길 조성을 마치고 일반에 개방할 계획”이라며 “펀치볼 둘레길을 중심으로 백두대간 종단 트레일과 DMZ 횡단 트레일을 교차해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진상황

▲확정된 둘레길 노선 주변의 역사·문화자원조사 완료(4월)
▲주민 설명회(4.6)시 수렴된 의견 반영하여 실시설계 중
▲군부대의 작전성 검토 등 협의 추진(5월말까지)
▲실시설계 완료 후 조성사업 시공·완료(6월~8월)
▲운영 협의회 구성·운영 및 개통, 대국민 언론 홍보(9월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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