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저는 갑으로부터 주택의 반지하방을 임차해 거주하던 중 두 차례에 걸쳐 창문을 통해 도둑이 들어온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갑은 1차 도난사고 시 방범창을 해주었을 뿐, 위 도난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은 전혀 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위 반지하방은 주택가 도로에 인접해 있으며 담장도 낮을 뿐만 아니라 대문도 없는 경우이므로 임차인인 제가 임대인 갑에 대해 위 도난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는지요.
[답변]
임대인의 의무에 관해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목적물을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 그것이 임차인이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해 정해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한다라고 했습니다(대법원 1994.12.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 또 통상의 임대차관계에 있어서 임대인의 임차인에 대한 의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순히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을 제공해 임차인으로 하여금 이를 사용·수익하게 함에 그치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임차인의 안전을 배려해 주거나 도난을 방지하는 등의 보호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임대목적물을 제공해 그 의무를 이행한 경우 임대목적물은 임차인의 지배아래 놓이게 돼 그 이후에는 임차인의 관리 하에 임대목적물의 사용·수익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체결 당시 임차목적물이 대로변 3층 건물의 반지하에 위치한 관계로 주위의 담장이 낮고 별도의 대문도 없으며 방범창이 설치되지 아니하고 차면시설이 불량했던 사정을 잘 알면서도 이를 임차했고, 나아가 임대인은 임차목적물에서 발생한 1차 도난사건 직후 임대목적물에 방범창을 설치해 줬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임대인은 임차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임대인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임차인에 대한 안전배려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했습니다(대법원 1999. 7. 9. 선고 99다10004 판결). 따라서 위 사안은 임대인이 1차 도난사고 직후 방범창을 설치해 준 사실이 있다면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이행했다고 볼 수 있는 것으로 귀하가 임대인에게 도난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대전지부·☎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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