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노사 실무교섭이 계속 공전되자 지난 7일 오전부터 '작업 규정 지키기'라는 이름의 준법 파업에 들어갔다. 또 이날 서울역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졌다.
노조는 협상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오는 12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철도노조가 '총파업'을 들고 나온 이유는 사측이 단체협약 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철도 노조 한 관계자는 “120여개 협상 대상 단체협약 가운데 90여가지를 양보했는데도 근무형태 변경·근속승진 삭제 등 나머지 주요 사안까지 사측 안을 수용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단체협약이 만료되면 교섭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파업 외에는 대응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사측의 입장은 강경하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은 지난달 23일 사내 담화문을 통해 “노조가 파업을 강행하면 정부에 민영화 조기 추진 등을 건의하겠다”는 내용으로 노조를 압박한 바 있다.
코레일측은 “파업에 따른 외부의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며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의 노조 파업 때도 정부의 힘을 등에 업은 강경한 대응으로 노조의 파업 철회를 이끌어낸 바 있는 사측은 “이번에는 노조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최근 근로시간면제 제도를 둘러싸고 노동계와 정부가 갈등을 빚고 있는 시점이어서 자칫 철도노조의 파업이 노동계 정치투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코레일의 부담도 적지 않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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