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리 코레일 추진… 철도 영광 되찾기 원년으로”

“글로리 코레일 추진… 철도 영광 되찾기 원년으로”

■ 허준영 코레일 사장

  • 승인 2010-04-07 14:06
  • 신문게재 2010-04-08 9면
  • 대담=오주영.정리=배문숙 기자대담=오주영.정리=배문숙 기자
70년대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와 함께 새마을 운동이 있었다면 2010년에는 ‘철도를 열망하는 녹색 생활’이라는‘글로리 코레일’운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자동차의 보급으로 밀렸던 철도의 영광을 되찾자고 녹색교통수단인 철도의 가치에 주목하자는 ‘글로리 코레일’운동의 착안자는 허준영(58ㆍㆍ사진) 코레일 사장이다.

허 사장은 지난달 19일자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취임 1년동안 그의 행보는 공기업 CEO 가운데 가장 분주했다.

지난해 최대 장기간 철도파업을 ‘법과 원칙’으로 대응해 ‘허준영 모델’,‘미스터 원칙’이라는 수식어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주중에는 빠른 업무를 소화하고 주말에는 현장 직원들을 찾아 애로사항을 듣고 경영진의 마음을 전달하는 등 내부 소통에도 게을리하지 않는 선진 공기업 CEO이기도 하다.

또 최근 3년간 상승세를 타던 영업적자와 인건비 비중이 공사전환 이후 지난해 처음 감소세로 반전시키는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발 상행선 KTX막차시간 연장, 자동개집표기 철거, 고객의 소리관련 임원 회의 개최 등을 통해 국민을 먼저 섬긴다는 원칙을 실천하고 있기도 하다. 또 국내 4대 기업과 물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세계 1등 국민철도 비전’발표, 적극적인 해외사업 추진 등 철도의 신성장 동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취임 2년차를 막 접어든 허사장은 올해 철도 개통 111주년을 맞아 철도의 영광을 되살리는 원년으로 삼고 ‘녹색철도’, ‘국민철도’, ‘대륙철도’를 향해 직원들과 힘찬 기적소리를 내고 운행 중이다. 그를 만나 취임 1년을 돌아보고 취임 2년차에 운행 일지를 들어봤다.<편집자 주>


-지난해 '세계 1등 국민철도' 비전에 이어 올해는 취임 1주년을 맞아 'GLORY KORAIL'을 내놓았다. 'GLORY KORAIL'이란 어떤 운동인가.

▲'글로리 코레일'에서 글로리는 'Green Life Of Railway Yearning'의 이니셜을 딴 것으로 '철도를 열망하는 녹색생활'을 의미한다. 기차를 타는 것은 녹색생활의 실천이라는 녹색철도 운동(GLORY KORAIL movement)이기 때문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12개 코레일 지역본부에서 지역민과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글로리 코레일 운동이 일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러한 범국민적으로 녹색철도 운동을 펼쳐 과거 교통으로서의 '철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식개혁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리 코레일 무브먼트를 펼쳐서 철도를 발전하는 방향으로 개혁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 세계적으로 경제위기와 기후변화 대안으로 녹색교통수단인 철도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철도는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를 맞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드시 과거 철도의 영광을 되찾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취임 1년을 되돌아 볼 때,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반면 미흡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취임이후 '세계1등 국민철도'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철도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개인적으로는 잠자면서까지 철도를 생각할 정도로 철도에 몰입한 1년이었다. 내부적으로는 조직개편과 인력운영의 효율화, 공항철도 인수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사력을 다했다.

수익창출을 위해 비용구조를 개선하고 신사업을 개발하는 등 철도선진화의 외형을 구축했다. 대외적으로는 경부선 KTX 막차 출발시각을 연장하고 개집표기를 철거하는 등 고객 중심 경영을 적극 펼쳤다. 이러한 노력으로, 최근 3년간 상승세를 타던 영업적자와 인건비 비중이 공사전환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제위기로 열차운행수입이 5.8%나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였다고 본다.

반면 지난해 아쉬웠던 점은 대한민국 물류수송을 거의 마비사태에까지 이르게 하고 국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친 지난해 11월 철도노조의 8일간의 장기파업였다. 철도의 주인은 사장인 나도 아니고 철도노조도 아니다. 철도의 주인은 국민으로 국민이 위탁한 철도경영을 잘 해야 하고 잘못된 것은 즉시 바로잡겠다는 문제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난 1일자로 KTX가 개통 6주년을 맞았다. KTX 개통 6주년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지난 2004년 4월 1일, '지상의 비행기' KTX가 운행을 시작, 시속 300㎞의 생활·문화혁명을 일으켰다. 지난 6년 동안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으면서 대중교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신풍속도를 만들어냈다. 전국 어디든 출퇴근이 가능해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놓았고 KTX 역세권개발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국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KTX 총 이용객은 2억 1101만명이고, 이는 국민 한 사람이 평균 4.2회를 이용한 셈이다. 총 운행거리는 1억 2215만㎞이고, 이는 지구둘레를 3054바퀴를 돈 것과 맞먹는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무려 15억 그루의 소나무가 1년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줄인 효과가 있다. 또 KTX의 운행 초기 브랜드 가치는 84위였으며 지난해는 49위, 올해는 27위 등 지난 6년간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에 꾸준히 선정되는 등 '브랜드 스타'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우리 기술로 만든 KTX-산천이 현재 운행 중이다. KTX-산천 운행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 해달라.

▲지난 3월부터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KTX-산천이 운행을 시작했다. 한국형 고속열차시대를 열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이며 이제 고속열차를 수출할 수 있는 세계 4번째 나라가 되었다는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KTX와 KTX-산천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명실상부한 최고의 국민 브랜드,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해나갈 것이다. KTX-산천은 편의시설, 설비, 안정성 등 모든 성능에서 기존 KTX와 차원이 다른, 첨단 기술이 결집된 새로운 차원의 명품고속열차다. 한국철도는 이제 고속열차 제작 기술보유국으로서 브라질 등 해외철도 수주전에서 유력한 경쟁후보가 되고 있어 해외 철도사업 수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해 11월 최장기 철도노조 파업을 '백기 투항'으로 이끌어 내면서 '허준영 모델', '미스터 원칙' 등의 수식어가 따라 다니고 있다. 현재 철도노조와는 관계를 어떻게 풀고 있는지, 또 앞으로 조직 내 화합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갈 것인지 설명해달라.

▲현재 내부 분위기는 좋은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 올해 우리 철도는 할 일이 많다. 어떠한 경우에도 법과 원칙은 반드시 지키겠지만 건전한 노조활동은 적극 보장하면서 합리적인 조직이 되도록 할 것이다.

철도노조의 강성집행부는 또다시 4월 정치파업을 공공연하게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 철도가 더 이상 일부 노조 강성 집행부에 의한 이념적 노동운동의 주무대가 돼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건강한 노경관계를 위해 지금도 대화를 계속하고 있고 지난 4월 6일에는 본교섭에 직접 나섰다. 어떻게든 대화로 푸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취임 직후 '오는 2012년까지 매출액 5조 1000억원, 영업 흑자 1100억원 실현' 등을 내세워 공기업 선진화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또 올해 적자 규모를 지난해 50%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는데 현재 어느 정도 적자 규모를 줄이고 있는가. 또 철도 선진화의 진행과정은 잘 되고 있는지 이야기해달라.

▲공사전환 이후 용산역세권 개발로 당기 순이익을 실현했으나 지속적으로 운영적자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철도선진화의 핵심은 적자폭을 줄이는 경영효율화와 노와 사가 다함께 사는 노경관계 선진화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공사 출범 이후 최초로 영업적자와 인건비 비중이 감소세로 반전됐다(인건비 감소 2008년 57.8%2009년 54.7%, 2012년 40.5%로 감축 예정). 경기침체와 신종플루, 파업 등 악조건 속에서도 강력한 비용절감으로 영업적자 규모를 7400억에서 6000억원대로 줄였다. 올해말까지 3000억원으로 감축할 예정으로 오는 2012년 흑자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 최대 정원 감축인 5115명(총 정원의 15.9%)도 차질없이 추진중이다. KTX 수송확대, 물류수송분담률을 대폭 향상, 강력한 인력감축으로 현재 세계9위의 노동생산성을 2012년까지 세계2위(2200만/인톤km)로 올려놓을 계획이다.


-공항철도가 서울역까지 연결되면 지방에서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비행기를 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코레일이 실패한 민자사업인 공항철도를 인수할 당시 반발세력도 만만치 않았는데 공항철도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비법을 가지고 있는가.

▲공항철도는 민자사업일 때 정부에서 MRG를 90% 줬는데, 그럴 경우 향후 30년 동안 정부재정부담이 14조에 이른다. 코레일이 MRG 58%를 조건으로 인수를 했기 때문에, 향후 30년 동안 정부 재정 부담을 7조가 된다. 정부재정에서 7조를 줄이는 국가적인 효과가 있다.

코레일은 철도운영전문기관임으로 111년 철도의 운영 노하우를 발휘하면 민자에서 실패한 것을 공사에서 성공시킨 첫 사례로 만들 것이다. 올해 말이면 2단계 구간인 김포공항~서울역 구간이 연결된다.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50분이면 갈 수 있어 인천국제공항 가는 길이 한층 빠르고 편리해질 전망이다. 또 서울역에 도심공항터미널을 운영, 출국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외에 면세점, 항공사 입점도 추진중이어서 철도수송뿐 아니라 토털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다.

오는 2013년이면, 대전은 물론 광주, 목포, 부산에서 KTX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기차와 비행기의 환승시스템이 가능해지고 인천허브공항과 철도가 직결되는 것이다.


-올해로 철도가 111주년을 맞았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사업은 무엇인가.

▲올해를 철도공사 경영 정상화의 분수령으로 삼아 강도 높은 선진화와 새로운 노경관계 정립에 경영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온국민의 관심사인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과 조기 안정화도 현안 과제다. 무엇보다 과거 철도의 영광을 되찾자는 부흥운동의 원년으로 삼고자한다. 철도 111주년, 취임 1년을 기점으로, 직원들에게 비전을 주고 희망을 주고싶다. 앞에서 언급한 녹색생활 실천운동인 '글로리 코레일' 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지기를 바란다. 또 현장경영을 중시할 것이다. 지난해도 현장을 자주 방문했지만 올들어 주말마다 현장을 방문중이다. 철도 현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철도발전을 위한 경영진의 마음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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