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우리나라도 뇌질환 치료, 뇌척수 장애극복, 뇌 이해기반의 인지능력 향상 등 3대 뇌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한국뇌연구원’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정부는 오는 2013년 한국뇌연구원(가칭) 개원을 목표로 2020년까지 3000억원 이상의 예산과 첨단기술을 집중해 국내외에서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석학들을 영입, 세계 최고 수준의 뇌연구기관을 만든다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한국뇌연구원 공모사업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등이 신청, 유치경쟁에 들어간 상태이다.
정부는 입지선정을 빠르면 5월께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 맞물려 6월말이나 7월초에나 결정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보는 뇌의 중요성부터 한국뇌연구원 미래가치 등을 살펴보고자 4차례에 걸쳐 뇌연구원 설립 과정, 의미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 사례 1=구글이 검색 분야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창업자들의 남다른 학문 배경에 주목한다.
구글 창업주인 '래리 페이지'는 스탠퍼드대 대학원에서 인공지능부문의 세계 전문가인 지도교수 '테리 위그노어드' 박사 밑에서 인지과학에 대한 '통찰력'의 중요성을 인식, 꾸준히 뇌과학의 성과를 비즈니스 모델에 반영해 검색 기업의 절대 강자인 '구글'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뇌과학에 정통한 인터넷 기업은 비단 구글뿐만이 아니다.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 페이스북, 야후,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압도적인 경쟁우위를 자랑하는 인터넷 기업 전략의 핵심에는 바로 이러한 '뇌과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들 인터넷 기업들은 대부분 스탠퍼드, 하버드, MIT 출신의 두뇌 전문가를 고용하고 있는 것이다.
#사례 2='작은 우주'라 불리는 뇌는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미지의 한 영역으로 뇌 연구는 국가의 운명을 한순간에 바꾸어 놓을 수도 있는 중요한 산업 분야입니다.”
지난해 3월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의 국립 뇌 연구기관인 리켄(RIKEN)뇌과학연구소 다나카 게이지(58) 소장은 뇌연구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뇌연구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인성 뇌질환이 크게 늘어나고 뇌과학과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과의 융합연구를 통해 신약개발, 영상기기 등 엄청난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은 이미 1990년대에 뇌과학 분야의 기술선점을 위한 투자를 크게 늘리는 등 경쟁을 펼치고 있다.
▲뇌연구 이래서 중요하다=평균 수명이 높아지면서 뇌로 인한 질병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치매)병이나 뇌졸중 등은 뇌 사진을 이용해 예측할 수 있다.
뇌공학적인 측면에서도 제조업이 소멸하게 되고 기계화 자동화 센서 로봇 등이 대체되면서 로봇의 두뇌를 인간과 비슷한 지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사람의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류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차세대 혁명이 된다.
뇌를 연구해 사람과 비슷한 지능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고령화 사회에서 야기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모든 사회적 문제의 귀결은 결국 뇌를 연구하는 것.
뇌로부터 해결해야 하는 대응법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때문에 현재 뇌 연구가 붐을 이루고 있다.
▲다양한 영역에서 뇌연구 활발=오늘날 뇌가 미치는 영향 연구는 뇌운동 증가, 활용, 제어 등 모든 면에서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
수많은 제약 회사는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약제와 물질을 만들고 있다. 상처받은 정신세계를 정상 모드로 복원하고, 정신병이나 큰 충격을 받은 환자들에게 재활, 유용한 여러 가지 새로운 기능을 갖춰주는 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많은 선진국들이 국가 차원의 범죄 예방 정책의 일환으로 뇌과학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사이코패스에 대한 뇌 연구도 이 같은 맥락으로 활발히 진행되는 상황이다. 정치, 교육, 마케팅 등 인간의 심리가 중요한 영역에서 뇌과학 도입에 적극적이다. 기업들은 뇌과학의 연구성과를 다방면에 활용하여 경영성과 제고에 연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소비자의 뇌 활동을 직접 분석해 심리를 파악하고, 이를 마케팅에 반영하는 '뇌과학 활용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뇌는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영역='누가 그곳을 뛰어넘을 것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최첨단 과학기술 시대에 마지막 남은 영역으로 '뇌'를 꼽고 있다. 마지막 남은 영역이긴 하지만 인간의 몸 속 작은 우주라고 불리는 뇌는 그 자체로 아주 복잡하다.
하지만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흥미로운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뇌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데 원천적인 소재가 되는 분야다. 1400g(남자의 뇌 무게) 가량의 자그마한 뇌가 인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뇌의 중요성은 뇌가 기능을 잃게 됐을 때 개체가 어떠한 상황에 처하는지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뇌 연구의 궁극적 목표는 '뇌의 모든 기능을 가능케하는 뇌의 작용 기전이 무엇인가'를 밝혀내야 한다.
쭈글쭈글한 뇌를 한 번에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시도는 자체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미지의 영역으로 표현되는 것과 같이 한 단계 올라서면 그 다음 단계가 끊임없이 펼쳐져 있는 영역이 바로 뇌다. 결승점이 보이지 않는 연구이기에 현재 과학자들은 이제라도 많은 투자를 펼쳐 이전 보다 뇌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뇌에 대한 연구는 곧 인간이 왜 생각을 하고, 왜 자신을 성찰하는지를 알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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