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국책연구소에서 많은 연구를 해왔고, 대학에서 여러가지 보직을 해봤지만 어려운 점이 많다. 대학이 좁은 분야를 깊게 연구하는 곳이라면 이곳 연구원은 시정의 폭넓은 분야를 다루고 연구결과의 정책 적용성도 높아야 한다. 더욱이 늘 쫓기는 현안 연구를 해야 하는데, 연구원의 인력이 적고 예산은 부족하다.
그렇지만 대전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정책을 개발해 시정에 활용할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최근 들어 세종시 문제나 온실가스, 녹색성장 기본계획 수립, 4대강 사업과 연계한 3대하천 살리기 사업, 대전광역권 협력방안 등 지역 현안 문제로 바쁘기도 하지만 즐겁다.
-현재 연구원에서 수행중인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시정 발전을 위해 새롭게 연구에 중점을 둔 분야가 있다면?
▲대전시의 미래상 정립과 중ㆍ장기 발전 전략인 대전비전 2030, 대전경제발전 중장기 계획, 2020 대전권 광역도시계획 등을 연구하고 있다. 또 녹색성장 기본 계획을 수립중에 있으며,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전략, 광역경제권 공동발전방안, 일자리 창출, 복지 등과 관련된 많은 연구를 진행중이다.
대전은 그동안 과학기술도시에서 과학산업도시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지역 및 중앙의 현안 문제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출연 연구원으로서 세종시, 공공기관 유치, 행정구역 개편 등 주요 정책현안에 대해 신속한 대응논리를 개발, 제시하는 서포트 역할을 하고자 한다.
-대전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성장 동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한다고 보나.
▲2010년 이후 세계 경제의 성장 드라이버가 될 산업은 환경과 에너지기술이라고 생각한다. 대전은 대한민국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할 녹색혁신역량 1위 도시다.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녹색기술 연구성과물 기술사업화와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국내외 유수기업 유치를 위한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IT기반 영상진단장비, 치료용 로봇, 나노기반 진단기술 등 의ㆍ공학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이에 녹색산업 분야 신재생 에너지 클러스터 구축과 녹색기술 시범도시 조성, 나노 및 그린허브 조성, 스마트그리드 시범단지 유치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전시는 녹색성장 면에서 타도시에 비해 발빠르게 추진해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대전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 보는 지.
▲대전시는 민선 4기 들어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제적,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다.
무엇보다 대전은 우수한 연구개발 자원을 갖춘 게 강점이다. 한국전력연구원과 원자력연구원, 에너지연구원에서는 청정발전기술은 물론 차세대 원자로, 고온 연료 전지 개발 등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도 집적해 있다.
반면 대전시의 약점이라면 신재생 에너지 구조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또 개인 차량 보유대수와 증가율이 높고, 대규모 택지개발과 주택건설로 인한 녹지 공간 잠식이 진행되는 것도 높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세종시 문제가 정치권은 물론 지역의 뜨거운 이슈다. 대전의 경우 세종시를 둘러싼 손익 계산이 정치, 경제 등 전역에 걸쳐 이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연구원이 추진하고 있는 연구분야나 연구내용이 있나?
▲세종시의 성격이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의 경제도시'로 변함에 따라 연구원에서는 세종시 수정방안의 주요 내용인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 사전기획연구'를 수행중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에 따라 대덕연구개발 특구에 미치는 영향과 대덕특구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연계 사업의 개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위상 고도화를 위한 전략 등에 대한 준비가 핵심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선 녹색산업을 중심으로 세종시와의 연계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 대전은 녹색기술개발 및 신산업 창출의 메카로 자리잡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향후 세종시의 녹색도시 건설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현재 제출된 세종시 녹색산업 구상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민선 4기동안 대전시는 여러가지 국책사업에서 번번이 탈락하는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앞으로 대전시가 국책사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책사업은 사업의 목적에 부합하는 기반조성과 아울러 정치적 영향을 받는다. 지난 정부에서 국가 균형발전의 논리에서 대전은 대덕특구가 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 이번 정부는 효율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대전만의 특성을 잘 살릴수 있는 사업을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대전은 연구 기반이 우수하고 고급인력이 풍부해 외국기업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외국기업, 병원 및 학교를 유치할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면 대전은 KAIST, 생명공학연구원 등의 풍부한 첨단 의료기반 기술의 사업화는 물론, 녹색기술 사업화 단지를 만들어 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면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대전시가 인근 금산과 옥천 등과의 통합을 추진중인 것과 관련, 연구원에선 지난달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했는데,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이라고 보나.
▲현재 금산과 옥천에서는 대전과의 통합을 위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고, 연구원에서도 통합에 대한 기대효과 분석 등을 올해 주요 현안과제로 다루고 있다. 행정 구역이 통합되기 위해서는 지역민의 절대적인 여론의 지지가 있어야 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국회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 행정안전부 등에 지역의 민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양측의 주민 여론이 긍정적이면 행정적인 접촉이 필요하고 양측 의회의 의결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전은 '과학도시', '녹색도시', '창조도시', '교통도시' 등의 다양한 도시이미지를 갖고 있다. 도시 정체성 확보와 이미지 구축을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은?
▲이미 대전은 양반의 고장에서 첨단과학과 창조도시로 그 변신을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결과는 아직 속단할수 없다. 사통팔달 교통망의 허브로, 첨단 기술과 정보네트워크의 중심으로 발전해 나가면서, 대전이 갖고있는 포용성,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대전 이미지, 정체성으로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동구의 0시 축제, 중구의 뿌리축제, 서구의 갑천수상뮤지컬, 유성구 눈꽃축제 등 각 자치구마다 축제를 발굴, 대표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전의 대표 축제가 없다는 자조섞인 비판도 일고 있다. 이들 축제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보나.
▲축제는 지역 주민이 즐기고 참여하는 '지역의 특수성'과 어디서든 오고 싶어 하는 '전국성'을 갖춰야 한다. 이들 축제들은 상당 부분 지속적으로 유지되기에는 한계가 있고, 또 즐길 거리가 약한 부분이 있다. 대표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전만의 독특함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올해 연구원에서는 마을축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8년전부터 실시해 오고 있는 전민축제가 그 모델인데, 전민 축제는 축제의 수준은 낮지만 지역민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호응도가 높다. 올해는 어은동과 유림공원, 테크노 밸리에 전민동과 유사한 지역축제를 만들고, 구도심은 구도심 나름대로의 별도의 축제 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올해는 '2010 대충청 방문의 해'로 대전과 충남, 충북이 서로 지역 알리기에 노력하고 있다. 대전 관광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보는지.
▲시민이 찾을 수 있는 관광 요소를 개발해야 한다. 사실 시민들은 “대전하면 관광이 있나? ”하고 묻지만, 대전만큼 가까이서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많은 곳이 없다. 이를 잘 알리고 즐길수 있는 관광을 개발하고, 보는 관광에서 체류형 관광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광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대청호 올레길'이 그 예인 데 이곳에 황톳길과 자전거 도로를 조성하고 대청호 주변의 친환경 농산물을 대전시 학교 급식에 사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연간 60만명이 방문하는 청남대 방문객을 대전시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청남대와 대전을 잇는 버스 연결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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