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인 교수 |
‘한국판 RTP’를 둘러싼 국내의 갑론을박과는 별개로 노스캐롤라이나 RTP 자체는 세계가 주목하는 성공모델이다.
이에 안식년을 맞아 현재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NCSU) 방문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리서치 트라이앵글 파크(RTP)에 관해 연구 중인 최종인 한밭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RTP의 성공 요인, 대덕특구와 연계 방안 등을 이야기 나눠봤다.
최 교수는 ‘RTP 지역 인큐베이터, 혁신과 지역경제개발’, ‘RTP 클러스터: 성공요인과 과제, 기술사업화’, ‘선진국의 클러스터 구축현황과 대덕클러스터 구축방향’ 등 과학기술 클러스터에 관한 연구논문이나 관련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해 왔고, 2003년에 이어 지난해 7월부터 NCSU에 머물며 RTP에 관해 연구해온 전문가.
최 교수는 “세종시의 수정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과는 별개로 RTP와 관련해서 세종시 문제에 접근한다”는 전제 아래 인터뷰에 응했다. <편집자주>
-RTP는 세종시의 벤치마킹 모델 가운데 하나로 검토된 것으로 알고 있다. RTP의 성공요인은 무엇인가.
▲RTP의 성공요인으로 첫째, 세계수준 3개 연구중심대학이 가까이 위치해 우수인재를 배출하고, 이들이 고용될 수 있는 하이테크 기업과 정부기관이 존재한다는데 있다. 즉 인재의 공급과 인재의 수요가 조화를 이룬 것이다. 둘째, 1960년대와 1970년대 정부기관과 대기업의 유치는 향후 새로운 기업들이 오게 되는 중요요인이 됐다. 이렇게 유치된 기관 종업원이 현재 국립환경보건연구원(NIEHS) 약 1000명, 국립환경보호청(EPA) 약 1500명 등이다.
민간기업인 IBM 1만 1000명,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5000여명을 고용할 정도로 성장했다. 여기에 자체 생성된 기관도 많은데 RTI에 3800명이 일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이같은 장점을 보고 속속 들어오고 있다. 그 결과 RTP 종업원의 80%는 다국적기업 소속이다. 셋째, 연구소와 민간기관들이 각종 연구비로 혁신을 가속화 할 수 있었다. 한 예로 3개 대학의 1년 연구비는 총 1조4000억원이며, RTP 종업원에 지급되는 연봉은 3조1000억원에 이른다. 산ㆍ학ㆍ연 협력만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연방정부의 역할이 매우 주요했다.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가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산ㆍ학ㆍ연ㆍ관 네 개 기관간의 긴밀한 협력을 의미하는 ‘쿼드러플 헬릭스’(Quadruple Helix)를 통한 기반조성이 필요하다. 첫째, 공급측면에서 우수대학, 연구기관의 입주와 신설을 통해 세계 수준의 인재양성이 이루어져야 하고, 수요측면에서 이들 인재들이 고용될 수 있는 정부기관과 글로벌수준의 기업이 유지되어야 한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기관과 부처의 존재는 기존기관과 신규입주 기관들에게 중요한 유인요소이며 동시에 계속 존속시키는 동인이 된다. 셋째, 환경측면에서 국내외 창의적 인재와 가족들이 가장 살고 싶은 행복한 도시, 교육받기 좋은 지역, 글로벌 정주여건이 필요하다.
-국제과학 비지니스벨트가 세종시에 입주될 경우 대덕특구와의 차별화 및 연계방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해달라.
▲먼저 차별화로 이미 대덕은 40년가까이 축적된 체화된 지식과 노하우인 암묵지가 존재한다. 형식지와 달리 암묵지는 쉽게 모방하기 어렵다. IT, BT, 화학, 원자력, 국방, 에너지, 지질 등 다양한 연구역량이 오랜기간 존재해 왔기에 이같은 균형있는 다양한 분야의 연구능력은 매우 소중한 자산이며, 이들간의 협력은 큰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덕특구와 벨트는 RTP보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지리적 근접성만으로 연계가 저절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초기에는 대덕특구내 기관들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며, 벨트의 기관들이 정착되어 상호 유사한 수준의 흡수능력을 보유하여 상호보완적일 때 연계와 건전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기초연구로부터 응용개발, 제품화, 시장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두 지역은 상호보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방안이 추후 보완돼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첫째, 세종시는 새로운 대학, 연구소를 이전 또는 신규 설립하여 발전시키기에 더 많은 시간과 자원, 자구노력과 함께 더욱 세심한 지원책이 요구된다. 둘째, 벨트와 관련된 정부차원의 부처와 기관 이전이 필요하다. 이는 향후 정치환경 변화에 대한 대비인 동시에 입주기관들에 대한 지속적 유지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셋째, 국가와 지역에 기반을 둔 리더십의 확보와 지역내 산학연관의 주체들의 적극적 참여방안도 필요하다. 넷째, 벨트내 유입된 기관, 자생적으로 생성된 기관이 글로벌 기관으로 양성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수립된 계획이 어떤 환경변화에도 성공적으로 실천될 수 있도록 제도, 인재확보 및 실천노력이 필요하다./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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